20세기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아르투르 슈나벨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K. 331 3악장"에 관해 남긴 말이 있습니다.

"아이가 치기에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에는 너무 어렵다."

[소녀의 기도]나 [엘리제를 위하여]와 같은 피아노 소품과 더불어 어느 정도 피아노에 숙달된 어린이들이 많이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소위 '대가'라는 이름이 붙은 어른 연주자들도 쩔쩔 맨다니 정말 아이러니한 곡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어린 시절, 모차르트가 친숙했던 악기는 쳄발로와 클라비코드였는데요.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현재 피아노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포르테피아노를 알게 되고 이 새로운 악기의 성능이나 특성을 염두에 둔 여러 피아노 곡들을 쓰게 됩니다. 장르도 이전보다 다양해졌는데요. 소나타 이외에 변주곡, 환상곡, 론도, 푸가 등 여러 종류의 소규모 곡들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들 중 가장 중요한 곡은 바로 소나타입니다. 알레그로, 안단테 같은 소곡을 작곡한 모차르트는 이들을 조합해 소나타를 구성해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유럽 여행 중의 일이었는데요. 이후 1775년 뮌헨에 머물며 쓴 연작을 비롯해 만하임, 파리 여행 때의 작품, 빈 시기의 작품은 피아노란 악기의 표현력을 충분히 파악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22세인 1778년 5~7월 사이에 여행지인 파리에서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빈이나 잘츠부르크에서 1783년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터키풍의 론도로 되어있는 마지막 악장 '터키 풍으로 Alla Turca'는 모차르트 모든 피아노 작품 가운데 '터키 행진곡'이라는 제목으로 가장 잘 알려진 곡입니다.

 '터키 행진곡'이라는 타이틀은 3악장의 리듬이 터키 군악대 리듬과 같다고 후대에 붙여진 별명인데요.
본래 '터키 행진곡'은 그가 1811년에 작곡한 극음악 [아테네의 폐허] op.113 라는 작품의 4번째 곡인 오케스트라 작품입니다. 터키의 군악대가 행진곡을 연주하면서 지나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데, 모차르트 역시 3악장에서 당대에 유행했던 터키풍의 취미를 반영했으며 터키 군악대의 음악 양식을 모방했습니다. 당시 터키 군악대의 음악은 유럽에 크게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오스만 터키 제국은 세계 최초로 군악대를 정규병과로 개설한 국가였는데요. 오스만 군대의 군악대를 메흐테르(mehter)라고 부르는데, 메흐테르 군악대는 위풍당당한 모습과 위협적인 음악으로 오스만 터키의 유럽 침공시 유럽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터키 군악대의 음악이 18세기 후반~19세기 초에 걸쳐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유럽에 퍼져 폭넓게 유행하였습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터키 스타일을 모방하는 등 붐이 일어나게 된 것이죠.


3악장 Alla Turca - Allegretto 터키 풍으로 - 조금 빠르게
 모차르트 최고의 인기 선율 중의 하나입니다. 장식음을 아낌없이 이용하고 있으며 A단조와 A장조를 훌륭하게 대비시켰습니다. 마지막 코다 부분은 적절한 때에 소나타를 마무리짓는 느낌을 줍니다. 모차르트 당대에는 특히 이 곡의 3악장을 연주할 때 '터키시 스톱 Turksh stop' 혹은 '터키 병사의 페달 Janissary Pedal'이라고 불리는 특수 페달이 탑재된 피아노를 사용했습니다. 이 특수 페달은 드럼, 종, 심벌즈 등 타악기의 음색 효과를 표현하는 장치였습니다. 3악장의 선율은 베니 굿맨, 보도 워트케의 작품 등 수많은 대중음악에 사용되며 그 대중성을 확고히 했습니다.
Posted by 울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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