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해 전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여전히 봄은 다가오고 있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은 섭리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매일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심란한 마음이겠지만 학성공원에 피어나는 꽃들 보시면서 작은 위안을 삼았으면 합니다. 요즘 같은 때엔 밖으로 나갈 수가 없으니 더 답답한 마음이 드실 텐데요.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슬기롭게 극복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울산 중구 학성동에는 학성공원이 있습니다. 울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잘 알 만큼 유명하고 친숙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학성공원은 3개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울산왜성, 도산성, 학성! 이렇게 말입니다. 울산왜성은 선조 30년 정유재란 때 왜장 가또 기요마사가 별성으로 쌓은 성곽으로 동년 12월 23일부터 다음 해 1월 4일까지 아군과 명나라 원군의 총공격을 받아 성 밖에서 싸우던 왜군이 패하여 성내에 들어갔지만 식량이 없어 소변을 마시고 말을 잡아먹으면서 성을 지키다가 원군이 와서 함락을 면했습니다. 왜군은 다시 성을 삼루로 개축하고 수비를 강화하였지만 1598년 8월 다시 공격을 받아 성을 불태우고 배를 타고 도망갔다고 기록으로 남겨 있습니다. 울산에는 왜성이 이곳 말고도 서생포 왜성이 있는데 서생포 왜성 보다는 보존 상태가 나쁜 편이지만 역사적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학성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왜성의 흔적 외에도 울산의 역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이런 역사적 의미가 있고 울산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나들이 장소로 유명했던 학성공원이 요즘에 와서는 그저 한적한 공원이 되어 버렸습니다. 울산에 갈만한 곳들이 많아지고 해서 학성공원은 동네 주민들의 산책 장소 정도가 되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 학성공원은 놓치기 아까운 풍경들이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 아셨나요? 봄이면 벚꽃도 장관을 이루지만 봄이 오는 즈음부터 시작해 4월까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 학성공원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생각보다 동백나무들이 많이 심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울산 동백꽃 이야기 안내가 보입니다. 동백꽃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동백도 여러 품종이 있어서 다양한 꽃들을 피운답니다. 그런데 울산 동백꽃은 세계적으로도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지요. 이러한 울산 동백의 원산지인 학성에는 한 그루도 없었다는 사실에는 아픈 역사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임진왜란 시기에 울산학성을 점령한 가토 기요마사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친 울산동백의 일본 이름이 '오색 팔 중산 춘(五色八重散椿)입니다. 도요토미는 이 꽃을 절에 심게 했고 지장원(地藏院)이란 이름의 절은 '동백나무 절'이란 뜻의 춘사(椿寺)로 불릴만큼 울산동백이 일본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게 모두 일본으로 가져가 버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지요. 결국 임진왜란 발발 400주년을 맞은 1992년에 묘목을 다시 들여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학성공원에 동백나무들이 많이 심긴 이유를 이제는 아시겠지요? 이런 역사적 슬픈 이야기를 만나고 난 후에 동백길을 걸으시면 동백꽃들이 새롭게 보이실 겁니다. 

 

본격적인 철을 맞이하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하지만 햇살 따뜻하게 드리운 곳들은 흐드러지게 동백꽃이 핀 것을 볼 수 있고 일부는 바닥에도 제법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백꽃을 2번 피어난다고들 흔히 말합니다. 나무에서 한 번, 땅에서 또 한 번. 꽃송이째로 툭~ 떨어지는 동백꽃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선사하곤 합니다. 

 

 

학성공원 동백꽃길을 따라 걷다 보니 색색의 다양한 동백들을 만나게 됩니다. 만개한 꽃도 있지만 앞으로 피어나려고 수줍게 앙 다문 꽃봉오리들이 훨씬 더 많이 보였습니다. 

 

 

학성공원 정상에 올라가면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울산동백과 소녀라는 안내가 나옵니다. 가토 기요마사가 일본으로 울산 동백을 가져간 후 400여 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을 상징한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답니다. 

 

 

소녀가 들고 있는 꽃이 바로 울산동백입니다. 가져간 울산 동백나무는 고사했고 2세 3세 동백나무가 지장원에서 자라고 있는 것을 3세 나무 3 그루를 되가져 왔다고 합니다. 하나는 울산 시청에 또 하나는 독립기념관에 또 하나는 사천 조명군총에 심었는데 울산 시청에 있는 동백나무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간 다양한 동백들을 봤지만 울산 동백은 정말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도 일반적인 동백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해 학성공원은 무척 한적하였습니다. 조용한 공원에 소리 없이 꽃들은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동백나무 산책로와 군락을 만날 수 있으니 동백꽃 보러 학성공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직은 덜 알려지고 울산 동백의 이야기도 덜 알려진 상태지만 앞으로 명소가 될 것이라 장담합니다. 

 

 

학성공원 위에서 내려다 본 울산 시내의 풍경도 참 멋졌습니다. 태화강의 모습도 보이고 평화로운 도심의 모습이었습니다. 곳곳에 놓인 벤치가 휴식과 여유를 즐기기에 최적화된 모습이고 새롭게 정비된 곳들도 있어 공원 산책이 훨씬 용이해졌습니다. 

 

 

동백꽃은 앞으로 더 예쁘게 피어날 테지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가벼운 마음으로 학성공원에 꽃 나들이 가보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모두에게 힘든 시기지만 함께 힘을 합쳐 스스로 건강을 살피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우리가 됩시다. 

 

 

 

Posted by 우다다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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