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언양읍성의 남문인 영화루에서 시작합니다. 읍성은 고을의 중심이었습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중심에는 객사와 동헌이 위치합니다. 지금으로 비유하면 광역시의 시청과 관사입니다. 읍성의 교통은 성문과 연결된 길에서 이루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읍성 안에 살고 있으니 자연 물자가 필요합니다. 시장이 열리고 상인 역시 이곳을 찾았습니다. 

 

 

복원된 언양읍성의 남쪽 성벽.

아침에 열리고, 밤이 되면 닫히는 4대문 안은 도둑 걱정할 염려가 없지요. 이것 역시 읍성의 장점입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읍성은 급속하게 사라졌습니다. 굳건하게 쌓인 성벽의 돌들은 가져다 다른 건물을 짓는데 썼지요. 언양읍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천의 제방은 언양읍성의 성벽돌로 쌓았다고 하지요.

 

 

담장에 그려진 김취려 장군.

성벽의 많은 부분이 사라졌지만, 핵심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애초 성벽을 쌓은 것은 마을을 지키고자 한 것이지요. 나중에 마을이 점차 커져 읍성 바깥까지 확장된 것입니다. 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문으로 이어지던 큰길과 마을을 이어주는 작은 길은 이제 아스팔트로 포장되었습니다. 언양읍성 마을 골목길을 따라 걷습니다. 

 

 

담벼락에 그려진 꽃과 캘리그라피.

언양읍성마을의 골목길은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벽화가 나그네를 반겨줍니다. 먼저 옛 언양의 모습을 그린 지도가 보입니다. 언양이 본관인 고려시대 무장인 김취려 장군을 그린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이 마을의 정체성, 역사성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사도 보입니다. 담벼락에 그려진 꽃과 캘리그라피입니다. 

 

 

마을의 사랑방, 작은 도서관.

요즘 공유경제가 시대의 화두입니다. "소유"에 집착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누리는데 초점을 맞춘 트렌드입니다. 작은 도서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을 한편에 작은 공간을 만듭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바로 "책"입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눌 수도 있겠지요. 

 

 

시간이 켜켜히 쌓여 있는 마을.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면 이곳에 기증해서 이웃이 읽을 수 있게 하는 것도 좋겠지요. 언양읍성마을은 켜켜히 쌓인 시간을 확인하는 여정입니다. 아직 남아 있는 조선시대 언양읍성의 성벽과 후대 복원한 성벽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그 옛날 생긴 마을 길 역시 마찬가지지요. 저 아래 흙길 위에 시멘트로 포장되고, 다시 위를 아스팔트로 덮었을 것입니다. 

 

 

담이 곧 갤러리가 된다.

도서관 앞 담에서 잠시 멈춰봅니다. 담 하나에 여러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마치 갤러리를 보는 느낌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울산과 언양, 읍성마을의 역사를 기록한 사진들입니다. 10장에서 20장쯤 되는 사진으로 한 마을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꽤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울산의 다른 마을들도 이런 식의 담장 갤러리를 만들면 어떨까 싶습니다. 

 

 

옛 우물.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의 일이지만, 마을에서 아침에 가장 분주했던 장소는 바로 우물입니다. 집집마다 그날 쓸 물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곤 했습니다. 그냥 기다리긴 심심하니, 줄 앞쪽과 뒷쪽에 선 마을 사람들끼리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지요. 부산스러웠던 우물가도 이제 옛이야기입니다. 

 

 

언양에서 나고 자란 난계 오영수.

옛 언양의 모습은 한 문학가의 작품 속에 남아 전하고 있습니다. 언양에서 나고 자란 난계 오영수의 책 말이지요. 대한제국 시절인 서기 1909년 태어난 오영수는 일제강점기 언양초등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이곳 언양읍성마을과 언양의 산과 들판은 그 시절 그의 놀이터였지요. 짓궂은 아이들의 모험은 이 골목 어디에선가 벌어졌을 것입니다. 

 

 

골목길을 따라 걷는다.

골목길을 따라 걷습니다. 옛 읍성을 지켰던 돌벽을 지나, 현대에 복원한 성벽이 보입니다. 마을의 벽은 온통 벽화로 가득하지요. 고려의 무장인 김취려 장군 부터 근대의 작가 난계 오영수까지,,, 그림은 곧 이 마을의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골목길을 걷습니다.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이어지듯, 끊길 것 같은 골목길도 모퉁이를 돌면 다시 이어집니다.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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