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 바쁜 일상 속, 쉼표 같은 휴식 - 함월산 백양사 산책
누리 GO/블로그기자2019. 12. 24. 08:49

12월입니다. 늘 그렇듯 연말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연초에 세웠던 몇 가지 계획들을 되돌아보는 시기이기 때문이지요. 어느 정도 지킨 계획들도 있고, 지지부진했던 계획도 있습니다. 몇 차례 가진 모임에서 개인적인 소회를 말하니 모두 비슷비슷합니다. 다들 하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실천은 어려운가 봅니다. 

 

 

부도 혹은 승탑.

예전에는 연말의 모임들을 "망년회"라 불렀습니다. "지난해를 잊는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요즘은 "송년회"라고도 부릅니다. "아직 가지 않은 해를 보내는 모임"이란 뜻입니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 잊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잘 보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얼마나 충실하게 한 해를 보냈냐에 따라 연말을 맞는 느낌도 다를 것입니다. 

 

 

우물의 조형물이 재미있다.

마음이 헛헛해지면 저 혼자 산책을 떠납니다. 목적지는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한 곳이 좋습니다.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여행이 아니라 산책이란 표현을 쓴 것은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연말에 마무리할 일들이 제법 있는지라 너무 멀지 않고 도심에서 가깝게 갈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지요. 

 

 

산문을 넘으면 조용한 절이 나온다.

2019년 연말의 선택은 백양사입니다. 버스는 꾸불꾸불 산길을 돌아 백양로에 접어듭니다. 백양사가 위치한 성안동은 도심과 떨어진 동네입니다. 몇 개의 도로로 아랫마을과 연결되지요. 아랫마을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이곳이 산 위에 있기 때문이지요. 남쪽으로 내려보면 울산의 전경이 펼쳐집니다. 백양사는 이 동네의 터줏대감입니다.

 

 

백양사 대웅전.

입구에 가면 부도 하나가 있습니다. 부도는 승탑이라고도 부르는데, 돌아가신 스님의 사리를 안치한 탑입니다. 보통 탑신에 어느 스님의 사리를 모셨는지 글자를 새깁니다. 고승의 경우 바로 옆 비석을 남겨 입적 과정 전체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백양사 승탑은 어떤 스님을 모신 것인지 기록이 전하지 않습니다. 

 

 

불이문을 넘어 안으로,,,

아참,, 백양사란 이름을 풀이하면 백양(白楊 - 흰 버드나무)란 뜻입니다. 옛날 이 근처에 버드나무가 많았나 하고 찾아보니 이 절의 창건자인 백양 대사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백양(白陽)이라고 잘못 쓴 문서도 있는데 뜻은 이쪽이 그럴듯합니다. 남쪽으로 펼쳐진 절은 하루 종일 볕이 잘 드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나무 계단을 올라간다.

나무 계단을 올라 절 가장 깊은 곳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제가 백양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자리입니다. 이곳에 서면 울산 시내가 내려다 보입니다. 바로 위에는 솔숲이 무성합니다. 소나무 가지가 지붕을 덮듯 제 머리 위를 가리고 눈 앞에는 백양사의 기와지붕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높게 솟은 울산의 빌딩 숲이 보입니다. 

 

 

백양사에서 내려다보는 울산.

도심 속에 고찰, 백양사는 묘한 감흥을 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 쉼표 같은 느낌이랄까요? 바로 1시간 전 저 아래에서 아등바등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먼 옛날의 이야기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2019년의 계획 중 가장 후회가 없었던 계획이 있습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겠다는 약속이었는데 울산누리를 통해 그 약속은 지킨 것 같아 뿌듯합니다. 

 

 

바람이 풍경을 흔든다.

어디선가 소리가 들립니다. 머리를 돌려 보니 풍경입니다. 처마 끝에 매단 종인 풍경은 바람에 흔들려 소리를 냅니다. 아래에는 주로 물고기 모양 장식을 달지요. 그저 장식이 아닌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물고기는 항상 눈을 뜨고 있습니다. "항상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처럼 깨어 있으라."는 의미이지요. 

 

 

다시 도심으로 내려갈 시간이다.

2019년이 끝을 맞이하려 하고 있습니다. 아쉬움에 헛헛한 마음을 함월산 백양사에서 풀어 봅니다. 짧은 산책이지만 바쁜 일상에 꼬인 마음들이 풀리는 느낌입니다. 시작이 있듯 끝도 있습니다. 올해 못다 한 일들은 내년을 기약합니다. 2019년의 끝은 다시 2020년의 시작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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