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와 헨델과 같은 해에 위대한 작곡가인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의 아들로 태어난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1728년 페르디난도 6세(1746년 왕이 됨)와 결혼을 한 포르투갈의 왕녀 마리아 바르바라를 따라 스페인으로 이주했고 여기서 생을 마쳤습니다. 그는 최후의 작품이라고 여겨지는 소프라노와 현악기를 위한 [살바 레지나] 외에는 오로지 쳄발로곡 밖에는 작곡하지 않았습니다.

 카스트라토인 파리넬리의 주도로 더욱 호사스럽게 꾸며진 궁정 음악활동 가운데, 스카를라티의 작업은 꾸준히 지속되었는데요. 대단히 작은 규모의 음악 작품만을 작곡했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규모의 내용과 혁신적인 형식, 스페인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이 애호가이든 전문가이든 이 곡에서 어떤 심오한 가르침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쳄발로의 장엄함에 친숙해지기 위한 예술을 기대해야 합니다. 내가 이것을 출판하게 된 것은 이익을 위한 것도 야심을 위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순종하는 마음에서일 뿐입니다. 이 곡이 여러분의 마음에 들 것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나는 다른 주문에 대한 것보다 쉽고 보다 변화에 찬 상냥한 양식으로 귀하를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라건대 비판적이기보다 인간적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의 즐거움은 배가 될 것입니다. 손의 위치에 관해서는 D는 오른손을, M은 왼손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아두기 바랍니다. 행복하시길 바라면서.                                                                                                     

                                                                                               -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쳄발로를 위한 연습곡] 서문





 스카를라티의 단악장으로 구성된 66여곡의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스페인의 도시와 궁정, 농촌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다채로운 감정과 삶의 모습을 담은 곡들인데요.

 30곡으로 구성된 연습곡집이 출판된 이후, 19세기에는 클레멘티와 체르니에 의해 300곡 남짓 알려지게 되었고 1906년이 되어서야 겨우 알레산드로 롱고에 의해 544곡을 담은 최초의 전집(L 번호)이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작곡 시기를 고려하지 않은 번호인 탓에 랄프 커크패트릭(K 번호)이 1953년에 연대기순으로 다시 정리했고 1970년대 케네스 길버트에 의해 보강되었습니다.

 스카를라티의 소나타들은 건반악기 음악 스타일의 변화과정에 있어서 쇼핑이나 리스트의 연주회용 연습곡의 선구자로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당시 존재하던 바로크 스타일들의 연장선상에서 이들 소나타는 화려한 효과를 위한 비르투오소적인 테크닉에 있어서 새로운 깊이를 찾아냈습니다. 예를 들어 스카를라티만의 독창적인 연주 방법들로는 빈번한 양손 차와 빠른 3도와 6도 진행, 대범한 옥타브 도약, 손가락 번호를 바꾸어가며 동일 음표를 반복적으로 누르는 것, 반대되는 선율의 변화를 통한 불협화음, 건반 전체를 빠르게 아르페지오로 연주하는 것 등등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쳄발로 혹은 포르테피아노를 위해 작곡된 스카를라티의 소나타들은 쇼팽이나 브람스, 바르톡과 같은 작곡가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으며 대중적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작품들이 발견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악기의 한계로 인해 오랜 동안 연주되지 않았습니다. 20세기 초반 반다 란도프스카가 현대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며 스카를라티의 작품을 연주 무대에 올렸지만 악기의 작은 음량과 옛 악기 그대로 복원되지 못했던 현대 하프시코드의 특성상 연주 장소가 제한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하프시코드의 기법, 특성을 고스란히 피아노로 옮겨와 그 어떤 작품들보다 훨씬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효과를 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아르투르 베네데티 미켈란젤리나 에밀 길렐스를 비롯한 피아노 비르투오소들이 즐겨 연주하며 피아노로 연주하는 스카를라티 소나타가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악기의 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되고 고악기의 레코딩 기술이 확립되면서 쳄발로로 연주한 스카를라티가 속속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코트 로스가 34장의 CD에 담아낸 555곡 전곡 레코딩은 역사적인 가치를 갖는 중요한 업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많은 시대악기 연주자들의 노력으로 쳄발로로 연주한 스카를라티에서는 당시의 연주 스타일을 고려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K.380 Andante comodo
호로비츠 연주를 통해 유명해진 작품으로서 스카를라티 소나타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소나타로서 감각적인 동시에 생동감 있는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습니다.

Posted by 울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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