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태화강 생태문화탐방 대장정이 열렸습니다. 울산신문이 주최한 이 행사는 1박 2일 동안 태화강을 따라 걷는 일정으로 짜여 있습니다. 태화강은 오롯이 울산의 강입니다. 강이 시작하는 발원지는 태화강 탑골샘에서 시작합니다. 100리 물길이 끝내고 울산만의 동해바다와 합류하지요. 

 

 

십리대숲 탐방.

시작은 태화강 국가정원입니다. 가을이 내린 국가정원은 온통 노란색의 향연입니다. 국화밭을 지나 대숲을 거닙니다. 대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숲 속은 낮이지만 어둑합니다. 바람을 막을 목적으로 강가에 처음 대나무를 심은 울산의 선조는 어떤 분이었을까요? 최초로 대숲을 만든 울산의 선조는 먼 훗날 이곳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입니다. 

 

 

울산대곡박물관 전경.

태화강 국가정원과 십리대숲을 실컷 즐겼으니 다음은 울산의 역사와 만날 차례입니다. 목적지는 울산 대곡박물관입니다. 옛 대곡의 마을들은 이제 갈 수 없는 곳입니다. 거대한 댐을 만들면서, 마을들은 물속에 잠겼습니다. 물속에 잠긴 대곡 지역을 증언하는 유물들은 이곳 대곡박물관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된 대곡의 역사는 조선을 거쳐 근세까지 이어졌습니다. 

 

 

신라 왕족들의 놀이터.

계곡 따라 걷는 길은 상쾌합니다. 산이 좋으면, 물이 아쉽고, 물이 좋으면 산이 아쉬운 곳이 많습니다. 얕은 산을 따라 물길이 돌아가고, 그 물길 양쪽으로는 기암괴석이 즐비합니다. 천전리 대곡천은 "산과 물" 모두 즐길만한 경치이지요. 선사시대, 울산의 선조들이 이곳 바위에 그림을 남겼고, 신라 왕족들은 이곳을 찾아 놀이를 즐겼습니다. 국보 제147호인 천전리 각석입니다.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사람들이 같은 바위에 흔적을 남겼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 박물관.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울산시민들의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댐은 반구대 암각화를 물에 잠기게 만들었습니다. 가치는 충분한 반구대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보존"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지만, 성공한 것은 없습니다. 물을 빼서 보존하려면, 울산시민들의 식수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 보물이 우리 모두의 것이듯, 보존 역시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반구대 계곡을 거닐다.

암각화로 유명한 반구대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옛날부터 경치가 좋았던 이곳 계곡을 수많은 명사들이 찾았습니다. 그중 아실만한 사람을 꼽자면, 정몽주와 정선을 들 수 있습니다. 무너져가는 고려를 혼자 지탱하고자 했던 충신 "정몽주"는 무고로 그 당시 언양으로 귀향을 왔습니다. 힘든 유배생활의 시름을 달래준 것은 울산의 멋진 풍경이었지요. 겸재 정선 역시 이곳을 찾았고, 반구대를 그림으로 남겨 오늘에 전하고 있습니다. 

 

 

망원경으로 저 멀리 암각화를 살펴본다.

반구대 암각화를 살피기 위해서는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도보로 접근 가능한 곳과 실재 암각화가 제법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용 망원경이 2대 설치되어 있어 따로 챙길 필요는 없지요. 바위의 어느 면에 그려져 있는지도 설명되어 있지만, 찾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한참 망원경으로 살펴보다 고개를 끄덕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암각화를 찾은 것이지요. 

 

 

태화강의 물고기들.

첫날 여정이 태화강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일정이었다면, 다음날의 여정은 태화강의 자연을 만나는 일정입니다. 강에서 사는 다양한 생명을 만나기 위해서는 하류 쪽이 적격입니다. 강폭과 수심이 깊은지라 물고기들이 많이 살고 있고, 이 물고기를 잡아먹는 다양한 새들도 모이기 때문이지요. 태화강의 물은 맑습니다. 강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이니까요. 바닥에는 수초들도 보입니다. 

 

 

왜가리 한 마리가 물속을 노리고 있다.

저 멀리, 강 중간에 왜가리 한 마리가 물속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먹이사냥에 나선 모양입니다. 조용히 가져간 망원렌즈를 바꿔 끼고, 사진으로 담습니다. 태화강 하류는 조류 관찰을 하기 좋은 곳입니다. 이날만 해도 왜가리, 물닭, 백로, 갈매기를 만났습니다. 이제 곧 겨울입니다. 겨울 철새가 몰리면 태화강에 사는 새들은 더 늘어날 테지요. 태화강의 유명한 까마귀 군무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생명의 강 태화강.

태화강은 울산의 강입니다. 지금도 그러하듯, 선사시대부터 울산의 선조들은 이 강을 사랑했습니다. 그 옛날, 태화강에 의지해 살아갔던 사람들은 그 흔적을 바위에 남겼습니다.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입니다. 강가에 대나무를 심어 현재 국가정원의 씨앗을 뿌린 선조도 있었지요. 울산의 강 태화강은 역사의 강이기도 하고, 수많은 생명을 보듬은 생명의 강이기도 합니다. 태화강을 걸으면, 옛사람이 남긴 역사와 강이 품은 생명을 만날 수 있습니다.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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