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가로수로 잘 알려진 메타세쿼이아(우리말로는 물가에서 잘 자라는 삼나무라 하여 '수삼나무'라 한다)는 우리에게 친숙한 나무입니다. 도심 가로수로 쉽게 접할 뿐만 아니라 메타세쿼이아를 배경으로 담은 인물 사진이 이쁘게 나오는 편이라 심은지 오래된 메타세쿼이아 길은 여행 명소로도 이름을 얻는 편입니다.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이 대표적이지요. 이렇게 친숙한 이름이지만 지구 상의 인류가 실물로 보게 된 것은 100년도 되지 않은 나무랍니다. 1941년 중국 양쯔강 상류 마타오치 지방에서 4천 여 그루의 나무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화석으로만 존재하던 나무였습니다. 당시 삼림 공무원이 낯선 나무를 발견하고 표본을 만들어 북경대학에 보냈고 1946년 중국 지질학회지에 메타세쿼이아로 정식 발표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서야 전 세계로 퍼졌고 오늘날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1950년대 미국을 통해서 들어온 후 대표적인 가로수가 되었습니다. 생장 속도가 빨라 30년 정도 수령이면 수십 미터 높이까지 자랍니다. 담양 메타세쿼이아는 1970년대 초에 가로수로 심은 것들이니 대략적인 생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겁니다. 자주 볼 수 있지만 대부분 가로수로 접하기에 빼곡히 숲을 이룬 메타세쿼이아를 도심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은 편인데요 다행히 울산은 도심에서도 빼곡한 메타세쿼이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남구를 대표하는 두 곳의 메타세쿼이아 길을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여천 메타세쿼이아

2016년 정식으로 문을 연 여천 메타세쿼이아길

남구 석유화학단지와 북구 산업단지를 거쳐 경주, 포항을 이어주는 산업로는 말 그대로 울산에서도 화물차 교통량이 꽤 많은 지역입니다. 현재 태화강 역에서 남구 여천오거리 산업로 구간을 확장하면서 가로수로 메타세쿼이아를 심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제법 성장하면서부터는 자전거 타는 이들의 쉼터로 주로 이용되다가 남구에서 대대적인 정비를 하여 2016년에 메타세쿼이아 길로 정식 개장을 합니다. 

 

 

메타세쿼이아길을 조성하면서 끊어진 구간에는 어린 묘목을 심었다(2016년 모습)
3년 만에 버팀목 없이 훌쩍 자란 모습(2019년 11월)

사실 정비를 하기 전에는 지나가면서 눈에 띄기만 했지 산책로가 없어 걷기는 많이 힘든 장소였습니다. 그나마 쉴만한 장소는 가로수가 끊겨 있어서 산책하기도 적당하지가 않았구요. 새롭게 단장을 하면서 가로수가 없던 구간으로 나무를 새로 심어서 200m 정도의 산책로를 완성했답니다.

 

 

여천 메타세쿼이아 산책로

여천 메타세쿼이아길의 최대 단점은 접근성입니다. 산책로 주위로 주차장도, 버스정류장도 마련돼 있지 않아서 접근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이러다 보니 늘 한적한 편인데요 이게 또 장점이 됩니다. 메타세쿼이아 숲에서 이처럼 조용히 산책하거나 사진 찍기가 이만한 곳은 아마 없을 겁니다. 

 

 

산책로 주위로 다양한 교목도 심었다
여천 메타세쿼이아길

또 메타세쿼이아 뿐만 아니라 산책로 주위에는 은행나무를 포함하여 20 종 교목, 139그루를 더해 다양한 색의 가을을 만날 수가 있어서 메타세쿼이아만 있는 단조로움을 피했습니다. 계절마다 아름다운 곳이면 어딜 가나 SNS를 위한 인생 사진 찍는 이들이 북적이는 요즘, 사람들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가을 정취를 즐기거나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장소입니다.

위치: 울산광역시 남구 여천동 1193

 

2. 울산대공원 메타세쿼이아

울산대공원 메타세쿼이아

울산대공원 메타세쿼이아길은 여천과 비교하자면 우선 빽빽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가로수라는 느낌이 아니라 메타세쿼이아 숲에 들어온 느낌이 들지요. 2005년 울산 수목장에서 3~4m 크기의 나무를 가져와 심어 키우다가 2018년 4월에 정식으로 개방한 곳입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산책하는 주민들만 알음알음 찾던 곳이었는데요 개장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핑크 뮬리 정원, 장미원과 함께 울산대공원의 3대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황토맨발산책로

 

맨발산책로 옆 '발 씻는 곳'

울산대공원 메타세쿼이아 길만은 특색이라면 뭐니뭐니해도 '맨발 산책로'입니다. 전국에 메타세쿼이아 길은 많지만 맨발로 걸으며 피톤치드 가득한 산림욕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건강 산책을 즐긴 후 발 씻는 곳에서 더러워진 발은 깨끗하게 씻을 수 있습니다. 작은 타월이나 손수건을 챙겨가시면 더 좋을 겁니다.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울창한 숲에서 살림욕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이고 거기에다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무료로 이만한 메타세쿼이아 숲을 만나는 것 역시 쉽지 않은데요 게다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으니 전국에서도 최고의 접근성을 가진 곳입니다. 대신 주말이면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입니다. 여행객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항상 산책하는 구간이라 한적한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데요 특히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서 그 인파가 절정에 이릅니다. 그만큼 조용하게 산책한다는 느낌은 거의 없지요. 관광지에 와서 인증샷 정도 담는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을 찾을 때면 평일, 거의 해지기 직전 사람들이 빠져나갈 무렵에 맞춰 찾는 편입니다. 한적한 걸 좋아한다면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길 바랍니다. 

위치: 울산대공원 현충탑 입구 용의발 광장

 

이상으로 울산 남구를 대표하는 두 곳의 메타세쿼이아 길을 살펴봤는데요 저마다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곳입니다.  또한 여천 메타세쿼이아 쪽은 장생포 고래특구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니 함께 묶어서 다녀오면 좋고 울산대공원은 메타세쿼이아 길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가을 풍경을 만날 수가 있어서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둘러봐도 좋겠습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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