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태풍으로는 이례적으로 2016년 한반도 남동쪽 끝자락을 살짝 할퀴고 지나는 태풍 '차바'는 울산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습니다. 1994년 10월 한반도를 상륙한 태풍 '세스(Seth)' 이후 무려  22년 만에 차바가 한반도에 상륙한 것입니다. 평균적으로 10년에 한 번꼴로 찾아온다는 10월 태풍이 차바 이후 불과 2년 만인 작년 '콩레이'가  올해는 다시 '미탁'이 한반도로 상륙했습니다. '미탁' 같은 경우는 서해안으로 상륙하여 한반도를 관통한 기상관측사상 첫 10월 태풍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지구 온난화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한반도를 찾는 10월 태풍이 이례적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10월 태풍이 잦으면 당연히 물적 피해는 물론이고 한반도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됩니다. 뚜렷한 네 계절이 특징인 한반도에서 제대로 된 가을이 아주 짧아지거나 자칫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미탁 이후 발생한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관통한 탓에 10월 중순까지도 한반도는 낮 동안에는 기온이 오르고, 해 진 이후로는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는 '널뛰기' 날씨가 지속되어 주변이 곱게 물들어 가는 시간은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러다 보니 울산 도심의 단풍은 대체적으로 아쉽기만 합니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제대로 된 가을이 그리워 시간을 내어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가을을 만나러 나섰습니다.  

 

 

들머리부터 도심과는 확연히 다른 가을 모습을 보여준다

 

입장료 어른 \1,000/인, 주차료 승용차 \3,000/대(경차 \1500/대)

영남 알프스 - 영남 동부산에 이어진 1,000m 산악군을 유럽 알프스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 중 하나인 신불산 서쪽 능선 계곡에 위치한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은 울산 서쪽 끝에 위치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지산, 신불산  동쪽면에서 정상까지가 울산이고 배내골로 이어지는 서쪽 부분은 양산이나 밀양 지역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신불산 서쪽 계곡에 자리한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도 울산에 포함됩니다. 울산 시민들이 등산할 경우는 대부분 '영남알프스복합웰컴센터' 쪽을 이용하다 보니 휴양림을 찾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쪽이 많이 낯선 지역입니다. 또 보통 이곳을 찾는 이들이 양산 원동 지역을 경유하여 많이 찾다 보니 울산 지역이라는 인식도 희박한 편이고요. 하지만 틀림없는 울산 지역일뿐더러 울산에서도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 중 하나입니다. 

 

 

휴양림 입구 공터에도 주차가 가능하다(무료)

배내골에서 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자 풍경이 조금씩 기대감이 들게 만들더니 자연휴양림 입구에 도착하자 도심과는 확연히 다른 가을 풍경을 보여 줍니다. 주말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평일이어서 그런지 휴양림 입구 공터도 제법 여유가 있습니다.  주차를 하고 본격적으로 휴양림 산책에 나섭니다.

 

 

상단지구는 하단지구에서 걸어 가야 한다

 

상단지구(좌)와 하단지구(우)는 2km 떨어져 있다

 

신불산 자연휴양림은 크게 '하단 지구'와 '상단 지구'로 나뉩니다. 두 지역 사이를 차로 왕래할 수 있는 도로가 없기 때문에 원래는 두 구역 진입로가 각각 달랐습니다. 하지만 2014년부터 '걸어가는 휴양림'으로 바뀌면서 차량을 가지고 상단 지구로 진입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단지구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상단 지구로 갈 수 있게 된 거지요. 이러다 보니 하단지구로 차량들이 집중되어 성수기에는 늘 주차난이 심각했는데요. 2017년에는 휴양림 내 야영데크 쪽 산림을 베어내어 주차장을 조성했습니다. 

 

 

신불산 자연휴양림 모노레일 - 2018년 7월 첫날 운행 중간에 운행 중단을 맞았다

 

2019년 11월 현재 모노레일 운영을 못하고 있다

하단지구에서 상단지구까지 거리가 편도 2Km 정도로 가볍게 산책하기는 참 좋습니다. 상단 지구에 숙박하는 이에 한하여 무거운 짐이 있거나 노약자가 있을 경우는 휴양림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하고요. 특별한 불편도 없고 환경 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문객 편의 증진과 숲 속 탐방을 명분으로 휴양림 측에서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숲 속 산림을 훼손하면서  '모노레일' 공사를 합니다. 2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2018년 7월에는 모노레일 개통식을 가졌는데요. 운영 첫날 기기이상으로 운영 중지되어 현재까지도 운행은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신불산자연유양림 가을

숙박하러 온 것이 아니라면 굳이 상단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체력이 허락하는 만큼 산책을 즐기면 되는 것이지요.  천천히 계곡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풍경이 괜히 이곳이 울산의 8경이자 신불산의 비경으로 손꼽혔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더군요.

 

 

야영데크 옆으로 주차장이 들어섰다.

다만 원래 하단 지구 매표소만 지나면 정말 울창한 느낌을 주었는데요. 야영데크 옆으로 대형 주차장이 들어서면서 하단 지구만의 정취를 많이 잃어버린 점은 아쉬웠습니다. 

 

 

 

대형주차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이다

대형주차장을 지나 산길로 들어섭니다. 본격적인 단풍 유람인 것이지요. 상단지구 숙박객도 아니고 등산객도 아닌 제가 매년 가을이면 신불산 자연휴양림 하단지구에서 산을 오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파래소 폭포'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한때 울산 8경으로, 지금도 여전히 신불산 비경으로 손꼽히는 파래소 폭포는 하단지구와 상단지구 딱 중간에 위치합니다.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바랬던 대로 비가 내렸다고 해서 원래 '바래소'에서 파래소로 이름이 변했다고 전해 집니다. 울창한 숲 속에서 불현듯 만나는 한줄기 폭포가 워낙 인상이 강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할 정도이라지요. 영남알프스에서도 풍광이 빼어나서 영남알프스를 찾는 등산객이 반드시 만나야 하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가을 파래소 폭포 가는 길

 

도보 다리로 올라서면 폭포 소리가 들린다

하단 지구에서 1km 떨어져 있는 파래소 폭포는 산책하기에 거리가 적당하고 풍경이 아름다워서 이름난 단풍 명소를 가지 않더라도 울산에서 가을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산길로 200m 정도 올라가면 계곡을 건너는 도보 다리가 나오는데요. 도보 다리에 올라서면 물소리가 조금씩 들려옵니다. 

 

 

파래소 폭포

그렇게 소리를 점점 커지는 곳을 따라가다 보면 눈 앞으로 장대한 폭포가 펼쳐지니 감동입니다. 만일 파래소 폭포라는 안내판도 없이 숲길을 오르다 이런 장면을 만난다면 아마 감동은 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내판이 없다면 전혀 예상이 되지 않거든요.  이곳에 올 때마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어떨지 상상하곤 했는데요 올해는 하늘에서 이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파래소 폭포

 

전국에 이름난 단풍 명소도 많지만 그곳을 찾는 여행객도 얼마나 많을까요? 점점 가을이 짧아지면서 여행객은 특정한 기간에만 더욱 몰리면서 명소는 성수기마다 극심한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고생한 탓인지 개인적으로 어느 순간부터 단풍 명소를 찾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신 울산 인근으로 단풍이 좋은 지역을 찾아 나서게 되었는데요. 신불산 자연휴양림은 매년 찾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울산 인근에서 조용히 단풍 구경하고 싶다면 기억해 두어도 좋겠습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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