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행(Art Bank)란 개념이 있습니다. 먼저, 공공이 예술품을 구입합니다. 미술은행은 이 예술품을 은행처럼 관리합니다.  특정 미술관에서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전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지요. 예술품을 관리해야 하는 관리자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방식이지만, 지역 갤러리들에게는 최고의 전시개념이지요.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품을 울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보이는 감각" 전시회입니다. 

 

 

조병왕 작가 "기하학적 칼 드로잉"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이 있습니다. 조병왕 작가의 "기하학적 칼 드로잉"입니다. 보이지 않은 "시간"이라는 개념을 한 장의 작품으로 형상화합니다. 수십 색깔의 물감을 켜켜이 칠한 다음에 칼로 선을 긋습니다. 칼이 들어간 깊이에 따라 선은 다른 색을 드러내게 됩니다. 칼질을 하는 힘과 속도는 다른 색깔의 색을 드러내게 합니다. 회화이지만, 기법은 조각과 비슷합니다. 

 

 

금혜원 작가 "Metro-Meteor 5"

전철은 많은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지상에서 지하로, 다시 지하에서 지상을 넘나드는 이미지입니다. 지하철로는 어둡지만, 전철 안은 인공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현대를 사는 도시 서민들은 지하철을 이용해서 직장과 집을 오고 갑니다. 지하 철로에서 지나는 지하철을 장노출 사진에 담았습니다. 지하철은 긴 궤적을 그리는 선으로 남았지요. 하나의 선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깁니다. 

 

 

구본창 작가 "숨 1".

구본장 작가의 작품 "숨 1"은 아버지의 죽음에 영향을 받은 작품입니다. 생명은 유한하지만, 시간은 무한합니다. 먼저 영원한 시간을 상징하는 자연물인 물결을 찍고, 다중노출로 유한한 생명의 상징물인 시계를 찍었습니다. 무한한 시간을 달리는 유한한 생명들. 그들은 각자의 시간이 다할 때까지 자신의 힘든 삶을 살아가지요. 아직 멈추지 않은 시계의 남은 시간이 의미 있기를 바라면서요. 

 

 

신형섭 작가의 "Beforemath".

신형섭 작가의 작품은 복잡한 작업 과정을 거쳤습니다. 먼저 유리창을 깹니다. 이를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하지요. 초고속으로 찍은 다음 일반 속도로 영상을 틀면 가끔 TV 화면에 나오는 슬로 모션 화면이 됩니다. 이를 보면서 유리가 깨지는 모양을 볼 수 있지요. 다시 종이에 이 깨지는 모양을 재현합니다. 충격을 받으면 찢어지고 구겨질 종이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망가져 있습니다. 말 그대로 "종이를 깨트린" 작품입니다.  

 

 

정혜숙 작가 "구멍".

정혜숙 작가의 "구멍"은 회화와 도자를 하나로 만든 작품입니다. 장르의 "퓨전"이라고 해야 할지, 장르의 "혼합"이라고 해야 할지,,,,, 먼저 구멍을 막고 있는 손을 그립니다. 사선으로 표현된 것은 도자기입니다. 스푼 모양의 세라믹 도자기를 구워서 하나하나 잘라낸 것이지요. 마무리는 에폭시로 회화 위에 도자기를 붙이면 끝입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시도가 재미있습니다. 

 

 

이용수 작가의 "무제 2010"

앞서 말씀드린 작품 "구멍"이 회화와 도자의 결합이라면, 이용수 작가의 "무제 2010"은 회화와 사진의 결합입니다. 먼저 포도를 사진으로 촬영합니다. 이용수 작가의 특징이라면 소재로 다룬 작품에 그림자가 없다는 것이지요.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사방에서 조명을 비춘 것일까요? 이렇게 찍은 사진은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부분 부분 그 위에 그림을 입힙니다. 어느 부분이 그림이고, 어느 부분이 사진인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강홍구 작가 "UnderPrint - 짜장면 2"

 강홍구 작가의 "UnderPrint - 짜장면 2"는 스토리가 있는 그림입니다. 먼저 작가를 사로잡은 것은 벽입니다. 별 것 아닌 시멘트 벽은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이 벽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그들은 작업하면서 뭘 했을까? 작가는 3명의 노동자가 벽을 쌓고, 시멘트를 바른 후 배달음식인 짜장면을 시켜 먹는 장면을 떠올렸지요. 그래서 벽의 이미지 위에 짜장면 3그릇을 그렸지요. 

 

 

이동재 작가 "아이콘".

이동재 작가의 "아이콘"은 영국의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초상입니다. 멀리서 한 번, 가까이서 한 번 봐야 할 초상이지요. 사람의 이미지는 하나하나 작은 알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동재 작가에게 데미안 허스트가 그렇듯, 알약 역시 일종의 "아이콘"입니다. 살기 위해서 약을 먹지만, 과용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것이 약이지요. 삶과 죽음을 적극적으로 다뤄 화제가 된 데미안 허스트를 상징화한 것일까요? 

 

 

보이는 감각 전시회는 11월 10일까지 열린다.

울산에서 보는 현대미술관 기획전 "보이는 감각" 전시회는 울주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오는 11월 10일까지 열립니다.

 

"보이는 시간", "시각적 촉각성", "미각체험", "미술적 리얼리티". 보이는 감각 전시회의 4개의 섹션입니다.

 

어려운 주제이지만 작품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평일은 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 3시, 4시에 주말에는 상시 도슨트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체는 신청서, 개인신청은 전화 문의(052-229-9500) 후 가능합니다.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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