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을 사이에 두고 중구 쪽 태화강변은 일찌감치 태화강 대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이 즐겨 찾는 쉼터이자 울산을 대표하는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남구 쪽 태화강변은 중구 쪽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하천 정비가 덜 된 데다가 주목도도 떨어지는 지역이었습니다. 태화강 삼호 지구(남구 무거동 일원) 역시 그러한데요. 이쪽 하천 구역 대부분이 사유지였고 비닐하우스 같은 불법 건축물이 난립한 지역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숲 자체의 훼손도 점점 심해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서 태화강 삼호 지구 하천 정비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었고 2011년 8월 태화강 철새공원 조성이 시작, 2013년 12월에 현재의 '태화강 철새공원'(이하 '철새공원')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겨울 태화강 철새공원에서 바라본 떼까마귀 군무

이름에도 알 수 있다시피 철새공원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도심 속 철새 도래지로 여름철에는 백로류 8.000여 마리가 서식하고 겨울에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 10만 여 마리가 월동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겨울철 아침, 저녁으로 태화강변 상공을 가르며 화려한 군무를 펼치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의 월동지가 바로 남구 철새공원 쪽 대숲입니다. 보통 여행객들이 까마귀 군무를 관찰하러 중구 쪽을 찾는데요 이들을 좀 더 생생하게 보고자 한다면 남구 쪽 철새공원을 찾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여름 태화강 철새공원 해바라기밭

철새공원이 겨울도 겨울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찾는 계절은 여름입니다. 중구 쪽 태화강변이 양귀비를 포함한 다양한 봄꽃 대향연 덕분에 많은 인파가 몰린다지만 6월로 접어들면서 여름 태화강 국가정원을 상징하는 무언가가 없다는 게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최근 들어 무궁화 정원을 비롯하여 배롱나무, 부용화까지 조금씩 여름 꽃들로 많이 채워지고 있다지만 가을 국화 축제까지는 이렇다 할 국가정원을 대표하는 모습이 딱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곳이 바로 여기 철새공원입니다. 

 

 

올해는 7월 태풍 '다나스' 영향으로 해바라기가 죄다 쓰러져 7월 말에 밭을 파서 뒤엎었다

6월 중순부터 서서히 피어나기 시작하는 철새공원 해바라기는 7월을 넘기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룹니다. 가끔 타 지역의 해바라기 밭을 가보면 장마가 끝이 나고 본격적이 무더위에 들어서서 관리가 잘 안 되어 해바라기가 타 죽기도 하고 밭도 갈라져서 찾아온 이가 오히려 민망한 경우도 보게 되는데요 여기는 관리가 잘 되어 8월까지도 해바라기 밭이 보기 좋은 편입니다. 다만 올해는 아쉽게도 7월 하순에 찾아온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대부분 해바라기가 쓰러지고 말았답니다. 결국 며칠 후 트랙터를 이용하여 해바라기 밭을 파서 뒤엎어 버려 올해 해바라기는 일찍 작별을 고했네요. 

 

 

태하강 철새공원 맥문동 군락지

해바라기가 일찍 끝이 나서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지만 철새공원을 대표하는 여름 풍경은 8월에 시작됩니다. 보랏빛 맥문동이 피는 것이죠.  철새공원 중에서도 철새 군락지 가까이 있는 수 십 년 된 소나무 그늘 아래에 조성을 했습니다. 원래 여기 소나무 그늘 아래로는 초화 자생이 불가능한 탓에 잡풀이 자라면서 불량 경관을 형성하여 거의 방치된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에 2016년에 맥문동 4만 본을 식재하여 3년 동안 분얼과 이식을 통해 군락지 조성에 성공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소나무 아래로 황홀한 보랏빛 물결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철새공원 은행나무정원

 

은행나무정원에도 맥문동이 조금은 있다

작년 여름에 이 공간이 SNS을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찾아왔는데요 맥문동 군락지가 철새공원에서도 구석에 있는 관계로 처음 온 이들이 찾기가 쉽지 않았나 봅니다. 타 지역에서 온 저의 지인들 대부분 역시 철새공원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고 '은행나무정원'을 맥문동 군락지로 착각을 했다고 하더군요. 은행나무 정원에 맥문동이 아예 없으면 헷갈리지 않을 텐데 이곳에도 맥문동이 조금 있다 보니 여기를 맥문동 군락지로 지금도 많이들 착각을 하는 편입니다.

 

 

 

주차장에서 은행나무정원 못 가서 '철새쉼터' 방향으로 500m 들어가야지 맥문동 군락지가 나온다
무궁화 길을 따라 걸어가면 된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 맥문동 군락지가 나온다

처음 찾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진짜 맥문동 군락지는 '은행나무정원' 못 미친 갈림길에서 '철새쉼터' 방향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대숲과 무궁화나무 사이 길을 따라서 500m를 걸어 들어가면 맥문동 군락지가 나옵니다. 

 

 

철새공원 맥문동 군락지(2019년 8월 10일)

맥문동은 아스파라거스목 비짜루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한국. 타이완. 일본 등에 분포하며 산지의 나무 그늘에서 잘 자랍니다. 6-8월에 백색 또는 연보라색의 작은 꽃이 피고 9-10월 경에 둥근 모양의 검은 자주색 열매가 익습니다. 호흡기 질환에도 좋고 해열 작용도 뛰어나 한방에서는 강장. 거담. 진해. 강심제 등에 사용되는 약제이기도 합니다. 

 

 

좋은 약제이면서도 군락을 이룬 보랏빛 물결이 워낙 매력적이라 SNS 시대인 요즘에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여름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한 최고의 배경 장소로 꼽히는 곳입니다. 경북 상주와 성주에 있는 맥문동 군락지가 유명한데요 철새공원 맥문동 군락지의 상태도 좋은 데다가 접근성까지 좋아서 작년 7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자 순식간에 아름다운 맥문동 군락지로 이름을 얻었습니다. 

 

 

일몰이 아름다운 철새공원 맥문동 군락지

 

철새공원 맥문동

 

풍경 사진을 담는 이들은 주로 맥문동 군락지의 안개 낀 새벽 풍경을 선호하는 반면 일반인들 경우에는 주로 낮에 방문하여 사진을 담는데요 철새공원 맥문동 군락지만의 매력이라면 아마도 일몰 풍경을 꼽고 싶습니다.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맥문동 군락지는 이른 새벽안개는 좋지만 산이 높은 탓에 일찍 해가 져서 맥문동을 배경으로 멋진 일몰 풍경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철새공원 맥문동 군락지는 일몰 빛이 군락지로 스며드는 장소입니다. 꽃은 역시 빛이 스며들어야 더 매력적인 법. 일몰 시간에 일렁이는 맥문동을 만나고 나면 나머지 시간에 만난 맥문동 풍경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러니 철새공원 맥문동을 찾았다면 타 지역 맥문동 군락지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일몰 시간의 맥문동도 보고 떠났으면 합니다.  

철새공원의 다양한 여름 풍경 덕택에 그동안 아쉬웠던 태화강 국가정원의 여름 풍경이 하나둘 채워지고 있습니다.  8월 말까지 철새공원에는 보랏빛 물결이 장관을 이룹니다. 아직 풍문으로만 맥문동 군락지 소식을 접했다면 이 여름이 다 가기 전  보랏빛 향기 속에서 여름날의 추억 하나 남겨 보길 바랍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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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log.ulsan.go.kr BlogIcon 명품서진 2019.08.22 14: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이 좋아요ㅡ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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