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Overtourism refers to a situation in which conflicts arise between locals and visitors at tourism destinations.     - 위키피디아  

 

오버투어리즘이란 관광지에서 주거민과 관광객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신조어에 해당하는데요. 주거민이 거주하는 관광지역에 수용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주거민의 삶의 질과 관광객의 여행의 질 모두가 떨어지게 되는 상황을 맞습니다. 

 

 

10년 전만해도 참으로 한적했던 서울 북촌한옥마을(2009년 모습) - 현재 서울의 대표적인 오버투어리즘 지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원도심에 위치한 북촌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 그리고 제주도가 최근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지역의 큰 현안으로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전국 유명 관광지 어디든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가 있지만 오버투어리즘이 빚어지는 지역은 일 년 내내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지역민이 개인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기에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사생활 침해를 받습니다.   

 

 

겨울 무거동 울산대학교 앞 사거리 모습

1970년 울산공과대학으로 개교하여 1985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울산대학교는 1970년 당시 울산 서쪽 끝 무거동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국 어디든 그러하겠지만 일반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다 보니 대학가 앞은 도심에 비하며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편입니다. 저 역시도 10대, 20대 때 친구 만날 일이 있으면 물가도 저렴한 울산대학교 앞을 항상 약속 장소로 삼았는데요. 대학교가 생기면서 젊은이들로 늘 북적이는 대학교 앞이었지만 관광지는커녕 울산에 외곽에 위치해서 울산 시민들 중에서도 젊은이들만이 찾는, 지금 생각하면 참 한적한 장소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1990년 후반에 택지 조성 사업이 진행되면서 전부 논과 밭이었던 곳에 빨간선 지역으로 2000년에 대단위 아파트가 완공되었다
조그만 이면도로와 논과 밭이 전부였던 지역이 2000년 들어 4차선 도로에 상가와 아파트 단지로 변모했다

주차는 물론 버스 노선도 다양하고 물가도 저렴해서 젊은이들이 주로 찾던 울산대학교, 2000년 들어 큰 변화를 맞습니다. 90년대 후반에 당시 대학교 맞은편으로 있던 논과 밭을 대상으로 택지조성사업을 시작하여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게 됩니다. 2000년 4월에 1단지 733세대 주공아파트를 시작으로 2단지가 834세대, 3단지가 412세대가 입주를 해 학생보다 거주민이 많은 대학교 지역으로 변해 버린 것입니다.  하숙집과 논과 밭이 나란히 붙어 있던 이면도로가 4차선으로 바뀌고 주위로 상가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편의시설도 좋고 물가도 저렴하니 주민들도 즐겨 찾게 되고, 이러자 다시 상권도 확대되고, 또 다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러면서 매년 주차난이 조금씩 가중되길 시작합니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는 아니어서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 정도이기에 포화상태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무거동 무거천변 - 1999년 조성한 벚나무가 20년이 흘러 삼호동 궁거랑 벚나무와 이어지면서 울산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 떠올랐다

무거동과 삼호동을 지나 태화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무거천 주위로 아파트 단지조성과 함께 좀 더 쾌적한 친수공간을 만들고자 벚나무를 심은 것이 1999년입니다. 당시 자그마한 애기 벚나무가 20여 년 세월이 흐르더니 제법 무성한 벚나무로 성장했습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궁거랑 벚꽃축제도 축제지만 무거천 벚꽃길이 몇 년 전부터 SNS를 통해 인기를 끌자 젊은이들 중심으로 울산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로 알려지게 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울산을 대표하는 벚꽃명소로 성장한 무거천 벚꽃길

이렇게 되자 현지인들만 찾던 울산대학교 인근 지역이 순식간에 관광지로 급부상해 버립니다. 이때부터 생활의 불편함을 겪는 지역민은 지역민대로, 찾아오는 관광객을 모두 수용못하는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관광객은 관광객대로, 주차장 대책없이 불법주차 단속만을 일삼는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상가는 상가대로, 의도치 않게 오버투어리즘의 전형적인 문제에 봉착합니다.

 

 

융통성 없는 주차 단속에서 지역민을 배려하는 주차단속으로 변경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무거 천변 일대로 주차에 관해 몇 가지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선 무작정 단속하던 시간을 주정차 허용시간을 도입합니다.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아파트 앞 4차선 양 끝 쪽으로는 점심시간과 주말에는 어쩔 수 없는 불법 차량들이 늘 있었는데요. 그리 혼잡하지도 않은 시간데에도 주차단속을 하니 상인들이 '좀 먹고살자며' 항의하는 경우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주정차 허용시간을 도입하면서 상인들이 조금 숨통을 틔었습니다. 

 

 

옥현로 노상공영주차장
2018년 12월부터 운영한 옥현로 노상공영주차장

그럼에도 처음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실도 잘 알지 못하고 공영주차장도 협소해서 옥현로 양 옆으로 불법주차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어차피 불법 주차를 하는 장소라면 유로든 무료든 차라리 노상 주차장을 만들어서 관리하는 게 여러모로 낫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누구나 할 법한 장소가 바로 이곳 이었습니다.  결국 주민의견을 수용하여 2018년 11월에 공사를 시작 12월에 운영에 들어갑니다. 

 

 

2018년 10월 증축 공사에 들어 갔던 무거섬들 공영주차장

이와 함께 울산대학교 앞 유일한 공영주차장이었던 '무거섬들 공영주차장'이 증축공사에 들어갑니다. 원래는 2018년 10월 공사를 시작해서 2019년 3월 말 완공 예정이었는데요 아마도 궁거랑 벚꽃축제 기간에 맞춰서 일정을 그리 잡았나 봅니다. 

 

 

예상보다 2개월 늦은 5월 16일 개장한 무거섬들 공영주차장(사진 - 울산 남구청 제공)
무거섬들 공영주차장 - 지하1층, 지상 2층으로 총 100면 규모이다
무거섬들 주차장 이용 안내

하지만 공기가 예상보다 2개월 길어진 8개월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5월 16일 정식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시비 15억원, 구비 5억 원을 들여 증축한 무거섬들 공영주차장은 기존 47면에서 100면으로 기존 1층에서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변모했습니다.  벚꽃 필 무렵이면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는 무거천 일대의 주차장 확보사업은 이로서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지역 주민의 편의성과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내년 벚꽃 시즌 기대해 봅니다. 

 

 

벚꽃은 져도 여전히 매력적인 무거천변 산책로

 2010년대 중반부터 인위적인 대규모 관광지에서 사람 냄새나는 관광지로, 확실히 여행의 흐름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소위 '소확행' 여행 시대입니다. 이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지역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갈등이 자칫 커질 환경에 놓인 요즘입니다. 관광지 홍보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지역주민, 지역상인, 관광객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시정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한 걸음 앞서가는 울산을 기대합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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