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목요일, 울주군청으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파란색 반짝이 의상을 입으신 70대 할아버지에서부터 공주 드레스를 입은 여자아이 까지 삼삼오오 울주군청 1층의 알프스 홀에 모여 들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울주군에 전국 노래자랑이 온다고 해서 취재하려고 행정복지센터에 갔다가 얼떨결에 저도 등록을 하고 말았습니다. 맞습니다. 매주 일요일 본방 사수하려는 전국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낮잠을 설치게 하는 무려 3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그 유명한 빰빰빠빰빠빰빠 빰빠라빰빠라빰빠, 딩동댕, 전국 노래자랑입니다. 전국 노래자랑은 1980년 11월 9일부터 현재까지 방송되는 최장수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전국 노래자랑 등록에서부터 예심까지의 리얼 참전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일단 전국 노래자랑 예심등록은 노래자랑 예심 2주 정도전부터 해당 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할 수 있습니다. 등록 시작 다음 날에 취재를 하러 행정복지센터에 갔는데 벌써 몇십 명이나 등록했다고 빨리 등록하라는 말에 취재하러 간 목적을 잊고 그만 참가 등록을 해버렸습니다. 인구가 부족한 지역의 경우에는 이장님들이 동네에서 노래를 좀 한다는 사람들을 추천해서 등록시키는 예도 있다고 하는데, 울주군은 4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사전등록을 마쳐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하네요.

 

 

 

다른 지역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다?

 

타지역 주민들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울주군 예선이라고 해도 군민만이 예선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도 타지역 예선에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울주군 예선에서는 울산의 다른 구에 사는 분들이 다수 출전했고, 부산이나 경남 지역에 사는 분들도 신청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울주군 편인 만큼 본선 진출자를 선별할 때 울주군민을 우선으로 선발한다고 합니다.

 

 

 

꼭 사전에 신청을 해야 하나?

 

그렇지 않습니다. 사전에 신청 기간을 놓친 분들을 위해서 현장접수도 진행되었습니다. 실제로 군청에서 민원을 보고 있다가 이게 뭐냐, 싶어서 지원하거나 회식 때 노래방에서 실력을 뽐낸 탓에 떠밀려서 현장 지원을 한 군청 직원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노래자랑은 예심에서부터 최대 3곡까지 준비해야 한다?

 

신청란에는 3곡까지 자신 있는 노래를 적을 수 있습니다. 무슨 소리냐, 16번 17번 다 필요 없고 나는 내 18번만 부르겠다, 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개의 곡을 준비해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이유는 예심에서 심사의원들이 마음에 드는 도전자는 미리 준비해 간 곡 중에 참여자의 목소리에 맞는 곡을 방송용으로 추천해 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심에서 목소리를 들어보고 심사의원들이 다른 곡으로 바꿔보자, 그 곡으로 방송에 나가자, 이런 조언을 해주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손담비 할아버지도 예심에서는 손담비 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를 불렀다가 방송용으로 손담비 노래를 부른 경우라고 합니다.

 

 

 

무조건 트로트이어야 한다?

 

곡을 무조건 트로트로 선택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예심 전에 전국노래자랑 PD님이 심사 기준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400명이나 되는 인원 중에 본선에 올라가는 사람은 단지 15명, PD님의 말로는 거의 다 떨어진다고 봐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거의 다 떨어지는 심사에서 붙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아주 처절한 사연이 있다거나, 지역의 특산품을 특색 있게 소개할 수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둘째, 방청객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두 일어나 열광하게 만들 수 있으면 예선 통과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당장 복면가왕에 나가도 될 정도로 노래를 엄청나게 잘하면 된다고 합니다.

 

정리하자면 아주 특색있는 사연이 있거나, 신나는 트로트로 모든 청중을 일으켜 세울 수 있으면 통과. 다 필요 없고 청중의 가슴을 울릴 만한 노래 실력이 있다면 뭘 부르든지 통과라고 합니다. 실제 예심에서도 트로트로 예심을 통과한 사람과 트로트가 아닌 노래로 예심을 통과한 사람이 반반 정도였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예심 현장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예심 순서는 신청순이 아닌 이름의 가나다라순으로 진행됩니다. 성이 한 씨인 저는 번호표를 받을 때 오래 기다리시겠는데요, 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오래 기다렸습니다. 339번을 교부 받은 제 차례는 3시간이 지나서야 돌아왔습니다.

 

 

 

예심도 방송 못지않게 구경거리가 많았습니다. 퀸의 프레디 복장으로 하얀색 러닝 차림에 겨털과 코털을 자랑하며 나타난 도전자는 외국 노래만 철저히 준비하고 한국 노래 준비는 제대로 안 해왔다가 바로 집으로 가야 했고요, 엄마의 손에 끌려온 귀여운 꼬마는 무대 위에 올라가자마자 입이 안 떨어져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80이 넘는 나이에도 멋진 춤을 보여주신 할아버지도 계셨고, 본선에 올라가지 못하면 집에 가서 할아버지에게 욕을 한 바가지로 먹을 거라는 70대 할머니는 다행히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태권도 도장에서 단체로 나온 참여자, 울주군 경찰 계의 빅뱅 4인조 팀, 서로를 응시한 채 멋진 듀엣곡을 부른 엄마와 아들, 부부싸움을 그만하고 싶어서 사랑 노래를 부른 부부 등 각종 사연을 가진 도전자들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고, 저는 이미자 선생님의 노래는 나의 인생을 부르자마자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 무대를 내려와야 했습니다. 아직 수고하지도 않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도전자가 벌써 노래를 시작하기에 뛰어 내려왔습니다. 예선 참가자는 본선에 올라가든 그렇지 못하든 전국노래자랑 CD를 선물로 받게 됩니다.

 

 

두세 소절로 심사 인원들에게 선택받은 통과자들은 다시 2차 예선으로 최종적으로 방송에 나갈 인원을 뽑았습니다. 다들 쟁쟁한 실력을 갖춘 참여자들이 27일 오후 1시 간절곶 스포츠파크에서 방송녹화를 마쳤고, 본 방송은 5월 26일 방영될 예정입니다.

 

 

 

전국노래자랑 울산 중구에 곧 온다

 

이 참전기를 보고 나도 한 노래하는데, 라거나 노래라면 우리 엄마, 우리 아들도 어디서 지지 않는다는 분들은 5월 말에 진행되는 전국노래자랑 울산 중구 예심에 신청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의 다 떨어지겠지만,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하루 반나절 좋은 추억을 만드는 계기가 되실 겁니다.

 

 

 

 

Posted by 한성규한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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