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습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교황청이 공식 승인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국제 순례지로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울산에도 오지인 선필 마을을 중심으로 한 순례길이 있습니다. 태화강 100리길 4구간(유촌마을~탑골샘)에 있습니다. 대곡 박물관장님 인솔로 박물관 조금 못 미쳐 화랑체육공원에서 모였습니다. 입구에는 6.25 참전 기념비가 있고 자드락 숲이 앞에 보이고 멀리 소산 봉수대도 보입니다.

 

 

 

반구대로에서 서하 삼거리로 꺾어 두서 삼거리까지 가는 도로변에 서하마을 안내석이 서 있습니다. 신라때는 마병산(馬兵山, 511m)을 중심으로 화랑들의 무술 연마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도로를 지나 밭 사이에 마병정이라는 정자도 있습니다.

 

 

 

인보리 마을로 들어서면 인보역 주변에 포토존으로 벽화가 있습니다. 귀엽고 앙증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전문가 솜씨가 아닌 그림과 글씨가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바로 옆에 인보 성당이 보입니다.

 

 

 

 

 

인보성당은 인보 공소에서 2007. 1월에 인보 성당으로 승격되었습니다. 현재 성당은 2012년에 신축되었고 인보성당은 아름다운 건축물로 잡지에도 나왔다고 합니다. 천주교에서는 아주 유래가 깊은 곳으로 유명하고 아름다운 성당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길에 500년이 넘은 회화나무 노거수가 있습니다. 1930년 농협지소였던 곳과 인보 오일장이 섰던 곳은 좁은 골목길이 나옵니다. 당시에는 여기가 아주 번창한 곳인 것 같습니다. 두서초 뒤편에는 고지도에도 나오는 경주 남창이 있던 곳입니다.

 

 

학교 앞을 지나 백운산 쪽으로 쭉 길 따라가면 도로변에 삼강산 목련암이 나옵니다. 천주교 성지를 찾는 길에 불교를 만나니 기분이 이상하지만 종교는 자유이니까요. 그만큼 이곳이 성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백운산 자락에는 많은 절과 암자가 있습니다.

 

 

암자 입구에서 미륵반가사유상이 단아한 모습에 잔잔한 미소가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작은 석탑과 나무들, 앙증맞은 대리석 다리가 있고 잉어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습니다. 목련암에 목련꽃이 아주 작은 나무 한 그릇 밖에 없다고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그러나 이 목련(木蓮)이 아니라 석가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인 목련존자(目連尊者)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대웅전에는 피나무로 만든 목조 보살좌상이 유리 상자에 안치돼 있습니다. 2013년 1월 3일 울산시 문화재자료(제22호)로 지정된 ‘목련암 목조보살좌상’(目蓮庵 木造菩薩坐像)입니다. 높이 41.5㎝, 너비 21.8㎝ 규모로 19세기 후반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갸름한 얼굴, 오른쪽 어깨의 대의, 양다리의 옷자락 표현 등은 조선 후기 이후 불상 연구의 자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봄기운에 인보 저수지가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물가에 진달래와 연초록빛 버들강아지들이 사랑스럽게 봄바람을 탑니다. 하선필 마을이 나옵니다. 선필 마을은 상선필, 중선필, 하선필의 3개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습니다. 큰 도로에서 가장 빨리 만나는 곳이 하선필 마을은 상선필에서 갈라져 나온 공동체로, 이전에는 상선필 공소 소속으로 상선필과 살티에서 살던 신자들이 혼인으로 하선필로 옮기게 되면서 공동체를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필 마을은 울산의 오지마을 가운데 한 곳입니다. 선한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선필 마을은 옛 지명은 신필(禪弼) 마을로 신이 돕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천주교 박해사건인 병인박해(丙寅迫害, 1866년) 당시 조선 천주교가 피난 온 마을이기도 합니다.

 

 

하선필 마을은 하선필 공소(公所)로부터 시작되어 1893년 처음 지어졌으며 현재 건물은 1923년 경당으로 새로 건축한 것입니다. 1893년 뮈텔(Mutel, 민덕효, 1854~1933, 아우구스티노) 주교 일행이 상선필 공소 방문 중 하선필에 살던 최 시몬(당시 78세)의 집에 방문하면서 그의 집이 공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성모상과 종탑이 서 있는 공소에는 울타리도 없는 보통 시골집 같습니다. 안에는 성스러움이 한껏 묻어나옵니다.

 

 

도자기를 구워 지고 상복으로 변장을 하며 전국으로 전파하고 교류하는 천주교인들이 다니던 길입니다. 신앙 하나만으로 이곳까지 온 벽 안의 서양 신부가 다녔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중선필 회관을 지나면 개미허리골은 영남 알프스 둘레길과 태화강 100리길 만나는 곳입니다. 새로 난 도로 말고 오솔길로 개울을 따라 걸으니 기분이 더 좋습니다. 작은 닭알집골로 들어갔다 나올 수도 있고 새로 난 도로와 만납니다. 하선필에서 40분 걸으면 상선필이 나옵니다.

 

 

상선필 마을은 사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비둘기 알집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공소 설립 이전에는 탑곡공소 소속으로 경주시와 경계를 이루며 고헌산 뒤편에 자리 잡은 신자 촌이었습니다. 이만채의 “벽위편”에 ‘1801년 주문모 신부에게 교리를 배워 입교한 강이문이 언양으로 귀양 감’이라는 기록이 있는데 그 귀양지가 탑곡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영세를 준 이가 예씨 성을 가진 사람으로 탑곡에서 가까운 이곳에 정착해 신앙공동체를 형성하여 과거에는 ‘예씨네 골’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흙이 황토가 많아 토질이 좋아 보이고 꽃이 집마다 많이 피어있는 예쁜 동네입니다.

 

 

마을을 나와 약간 가파른 언덕 위로 올라갑니다. 한 달 뒤 두 번째 갔을 때 철쭉 군락지를 보고 탄성이 나왔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연한 분홍빛 철쭉이 얼마나 많은지 온 산을 덮고 있었습니다. 성지라서 그런지 자연의 조화도 신앙의 힘에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불고불하고 언덕 위로 올라가면서 숨이 가빠집니다. 말이 짐을 메고 올라가다 고꾸라져서 넘어질 만큼 가파른 길이라 하여 주민은 말구부리길이라 부릅니다.

진달래가 핀 산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갑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싱그러운 숲길이 되어 아주 상쾌합니다. 몇 개의 작은 암자들을 지나 탑골과 탑곡 공소로 가는 팻말이 보입니다. 백운산에서 탑이 굴러내려 탑골이라는 지명을 얻었다 합니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신자들이 탑골에서 살기 시작했고 공소는 그 뒤 만들어졌습니다.

 

 

탑곡 교우촌 경주, 밀양, 의성에서 피난 온 고령 박씨, 밀양 박씨, 반남 박씨, 집안으로 이루어진 공동체였습니다. 이후 전성기에는 신자가 100명을 넘기도 하였습니다. 탑곡 공소는 예씨네 집안이 상선필로 옮겨가면서 상선 필공 소의 발판이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태풍 피해로 공소가 내려앉은 데다가 독가촌 강제이주 정책으로 거의 이농하면서 현재는 공소 터만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컨테이너 박스가 놓여져 있습니다.

 

 

 

봄비 속에 사과나무 꽃이 수줍은 듯하며 활짝 웃습니다. 여기서부터 물소리와 들리기 시작하며 백운산 자락으로 오르면 탑골 상류에는 태화강에 발원지가 있습니다.  탑골 진원지인 쌀바위보다 2킬로 더 멀다고 하여 최장 발원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물이 대곡댐으로 흘러 식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먼 곳에서부터 태화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100리 길인가 봅니다.

 

 

 

세 곳의 미니 공소로 이어진 순례 길을 통해 언양 성당이나 살티 공소로 갈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많은 신앙인들이 다닌 오래된 길입니다. 산티아고에만 순례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오지에도 아름다운 순례길이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이 모든 길이 다 성스럽게 여겨지는 길입니다. 소나무의 피톤치드와 철 따라 야생화와 많은 꽃에 잠기는 향기로운 길입니다. 종교를 떠나 16킬로 가량을 도보 답사하면서 한 번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마침 태화강 100리길 전 구간을 걸을 수 있는 행사가 있어 알려드립니다.

 

[5월 태화강 달빛기행(태화강백리길 전구간 걷기)]

  기간 : 5. 18(토)~ 19(일) 2일간

 

◆ 전구간 걷기 1일차 : 태화강 최상류 오지마을 트레킹

    내와 마을회관~탑골~가매달~미호 인보~곡박물관~반구대 암각화박물관(15km) 10시~18시

 

◆ 전구간 걷기 2일 차: 대곡천 선사마을 트레킹

    반구대 암각화박물관~반구대~한실~사연댐~사일-선바위 생태관(14km) 10시~17시

 

◆ 달빛기행 시작 : 선바위 생태관~태화강대공원 만남의 광장(7km) 18시~21시

 

◆ 태화강 스토리텔러 : 배성동(영남알프스 오디세이 작가)

 

◆ 명사초청 : 로저 셰퍼드 roger shepherd(뉴질랜드인, 백두에서 지리까지, 백두대간 사진작가)

 

◆ 왕복 차량 지원, 참가비 무료, 간식 제공

 

◆ 참가신청서 https://forms.gle/75MgbuhuMsdaRfk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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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행보내주는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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