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블로그를 위해 사진을 찍지만,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작가가 어디에서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 작가의 여정을 따라가기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찍었을지 상상하기도 합니다. 그저 입을 벌리고 감탄하는 경우도 있지요. 부러운 사진도, 따라 찍으며 공부하고 싶은 사진도 있습니다.  

 

▲  김용규 작가 "파스텔 쉐이드"

 

이런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실로 향합니다. 빛그림 포토클럽은 매년 전시회를 내는 전통있는 사진집단입니다. 올해 사진전이 10회라고 하니 그 공력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포토클럽에 가입된 회원 수는 모두 21명이고,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낸 작가 분은 모두 17분입니다. 

 

▲  박찬경 작가 "NISEKO story"

 

작가 중 한 분인 박해경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포토클럽은 김용규 사진작가님께 사진을 배운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매년 하는 사진전은 1년의 사진을 결산하는 자리입니다. 이미 1년 전에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걸맞는 사진을 1년 동안 고민하는 것이지요. 이번 사진전의 사진들은 그 고민의 결과입니다. 

 

  김영선 작가 "가을 물들다."

 

"작은 것에 주목해서 더 깊게 보는 장점이 있습니다." 박해경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주제가 없는 사진전이라면, 주제가 너무 방대해지는 단점이 있지요. 이렇듯 주제가 정해지고, 그 주제에 몰입하는 사진전은 이런 장점이 있는 것이겠지요. 관람자의 시각에서 보면 작가들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해경 작가 "마지막 사랑".

 

말이 나온 김에 박해경 작가님의 사진을 돌아봅니다. 어떤 느낌으로 찍었는지 직접 여쪄봤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에 아직 빛을 잃지않은 색을 표현하려고 했지요." 찍은 장소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작가의 작업비밀을 여쭤보는 것 자체가 실례이겠지요. 이 자연의 색을 담기 위해 작가는 몇날 몇일을 고민했을까요? 

 

▲  장재현 작가 "All in one".

 

다른 분들의 사진을 돌아봅니다. 장재현 작가 "All in one"의 기하학적인 문양이 눈길을 끕니다. 둥근 동심원에 여러 색이 겹친 모양입니다. 자세히 보면 우산들을 겹친 모양입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우산을 겹쳐 말리는 것일까요? 붉고, 파랗고, 노란,, 아름다운 원색에 눈이 즐거워집니다. 

 

▲  문영수 "회자정리".

 

"회자정리"란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이다."는 뜻입니다. 불가의 격언이지요. 문영수 작가님이 주목한 색채는 불교의 다비식입니다. 그저 육신을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의 남은 감정마저도 모두 정리한다는 철학이 담긴 의식이지요. 회색 승복 위에 겹쳐 입은 붉은 가사, 여러 사람이 든 깃발이 색색으로 사진을 물들입니다. 

 

▲  박찬주 "울트라 마린 불루".

 

박찬주 작가님은 바다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어민들의 삶이 담겨있는 바다를 사람의 눈높이가 아니라 하늘에서 담아낸 사진입니다. 바다의 여러 표정은 그저 푸른 빛이 아니라 여러 색채로 표현됩니다. 같은 색이라도 빛에 의해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지요. 원하는 푸른 빛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고심했을까요? 

 

▲  박종화 "진리가 바람을 타고".

 

룽따(風馬)는 바람의 말이란 뜻입니다. 티벳에서 소원을 적은 깃발을 줄어 걸어 두는데 이를 말합니다. 깃발의 색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오방색입니다. 흑,백,황,청,홍,,, 하늘의 푸른 빛과 멀리 보이는 만년설산에 대조되어 인공의 깃발은 펄럭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소원은 무엇일까요? 가족의 행복, 건강,,, 짐작이지만, 우리네 서민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색으로 그리다." 사진전은 오는 3월 25일까지 열린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에게 사진이란 무엇입니까?"란 질문을 던져봅니다. "가족 다음으로 소중한 것"이란 답변이 돌아옵니다. 박해경 작가에게 사진은 꿈이었고, 일상의 활력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실에서 "색으로 그린" 사진을 만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전시회는 3월 25일까지 열립니다.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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