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의 [교향곡 82번]은 프랑스의 프리메이슨 그룹 '올림픽 동맹'(Le Concert de la loge Olympique)로부터 의뢰 받은 6곡의 '파리 교향곡'(교향곡 82번부터 87번)중 한 곡인데요. 대중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음향효과와 고도의 작곡기법이 잘 어우러져 '파리 교향곡' 전 6곡 가운데서도 최고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즉 하이든의 [교향곡 82번]은 대중성과 예술성 이 두 가지를 모두 지닌 성공적인 작품이라 칭할만하겠죠?

 
재미있는 것은 [교향곡 82번]은 '곰'이란 부제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 부제는, 1812년 경에 독일의 작곡가 엘른스트 루트비히 게르버(Ernst Ludwig Gerber, 1746~1819)가 집필한 음악사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게르버는 이 사전에서 하이든의 [교향곡 82번]의 마지막 악장이 '곰의 춤'에서 유래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악장을 장식하는 베이스의 음형이 옛 행상인들이 구경삼아 끌고 다니던 곰의 서투른 춤을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곰의 서투른 춤이 상상이 되시나요? 


 하이든이 [교향곡 82번]을 작곡하던 1786년 당시 그는 작곡가로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에스테르하지 궁정 악장으로서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였는데, 하이든의 뛰어난 음악에 대한 소문이 외부에 퍼지면서 외국의 음악애호가들도 하이든의 신작을 듣고자 열망하였습니다. 이에 하이든의 명성을 이용하여 이익을 보려는 이들도 늘어났습니다.
 
 결국 고용주인 에스테르하지 후작도 어쩔 수 없이 하이든의 고용 계약조건을 변경하였습니다. 에스테르하지 궁정만을 위해 작곡할 수 있었던 본래 계약과는 달리 새 계약 이후에는 외부의 의뢰를 받아 작곡할 수 있었고 자기 작품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하이든의 [교향곡 82번]은 이런 상황 속에서 탄생한 하이든의 야심작입니다.
그는 궁정에서 멀리 떨어진 프랑스로부터 작품을 의뢰받아 익명의 파리 청중을 위해 작곡을 하였습니다. 하이든에게 교향곡을 의뢰한 파리의 '올림픽 동맹'오케스트라는 에스테르하지 궁정 오케스트라보다 규모가 훨씬 컸습니다. 그 규모에 맞게 관악기가 늘어나고 팀파니 또한 추가됨에 따라 더 많은 현악 연주자들이 연주에 참여하면서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더욱 화려하게 됩니다.



 음악어법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1악장 중간의 발전부에는 제2주제를 바탕으로 한 짧은 푸가토(fugato, 푸가가 아닌 기악곡 내에 나타나는 푸가적인 악구)가 나타나는데요. 먼저 현악기가 주제를 연주하고 곧바로 관악기들이 이를 모방하며 서로가 서로를 추격하다 전체 오케스트라가 제1주제를 힘차게 연주합니다.

2악장은 일종의 변주곡(variation, 짤막한 주제를 바탕으로 리듬, 멜로디, 화성 등을 변화시킨 곡)입니다. 이 악장은 베토벤의 교향곡 5번 2악장의 독특한 변주 형식을 예고하듯 두 개의 주제로 되어 있어 매우 독특합니다. 2악장이 시작되면 33마디에 걸쳐 F장조의 단순한 제1주제가 여리게 연주됩니다. 그리고 대조적으로 f단조의 제2주제가 무겁게 연주되며 강한 대조를 이루죠.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주제와 무겁고 격정적인 주제는 서루 대비를 이루고 있지만, 들을수록 매력있게 들립니다.

3악장은 전형적인 궁정 미뉴에트 스타일의 음악. 보통 빠르기의 3박자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미뉴에트 주제의 여러 장식음이 귀족적인 취향을 드러내고 금관악기가 팡파르 풍의 악구를 연주하며 권위적인 느낌을 전해줍니다.

4악장 도입부의 장식음이 붙은 베이스 음형은 이 교향곡에 '곰'이란 별명이 붙게 했을 뿐 아니라 이 악장 전체에 걸쳐 추진력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 베이스 음형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경쾌한 음악은 시골 풍 무곡의 소박한 느낌을 준답니다.

Posted by 울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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