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4대 고찰 중 하나이자, 영남에서 제일 가는 명당으로 알려진 내원암에 매화가 활짝 피어 봄이 왔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내원암은 내원암계곡 상류 쪽에 위치하고 있어 계곡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걸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차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주차할 곳이 협소하니 봄이 찾아 들고 있는 숲과 계곡도 즐겨볼 겸 천천히 걸어 이동하기로 합니다.

 



처음은 약간 가파르지만 금새 평지를 걷는 듯 편안한 길이 이어지는데요, '명상의 길'부터는 겨울을 거슬러 올라 봄에 다가가는 듯 맑고 정겨운 물소리와 함께 걸을 수 있어 더욱 정취 있는 길이랍니다. 아직은 겨울의 겉옷을 벗지 못한 풍경이지만 물소리와 함께 맑은 공기 마시며 걸으니 '봄이 찾아왔나 봄'이란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대운산 정상과 내원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면 거의 다 온 것인데요, 계곡의 분위기를 더 깊게 느껴보고 싶다면 정상으로 가는 길로 가면 좋고 내원암으로 가게 되면 예쁘게 피어난 매화꽃과 봄볕이 가득한 암자의 고즈넉한 풍경에 잠겨볼 수 있습니다.

 


내원암 입구에는 대운산 정상을 이고 선 보호수 한 그루가 있습니다. 가지가 하늘을 덮을 듯 우람한 이 나무는 팽나무로 수령이 5백 년 정도 되고 높이는 18m, 둘레가 6.5m에 이릅니다. 내원암은 신라 중기에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남은 자료가 없어 정확한 창건 시기를 알기 어렵다는데요, 이 나무를 보면 만만치 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구나 확신하게 된답니다.

 

영남제일의 명당, 이란 푯말을 보고 내원암으로 들어서면 따스한 봄볕에 단정하게 자리잡고 있는 네다섯 채의 건물이 보입니다. 자잘한 자갈이 깔린 암자 마당을 걸어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에 이르면 옆 담벼락을 가득 덮은 매화꽃을 볼 수 있습니다



암자의 기와 얹은 담장에 붙어서 긴 가지마다 탐스런 매화꽃을 달고 있는 매화나무는 부지런히 발품 팔아 걸어온 것을 보상해주려는 듯 짙은 향과 아름다운 자태로 반겨 맞아줍니다. 담장 아래서 매화를 보다 계단을 오릅니다. 예쁜 잔디가 깔린 대웅전 마당 한 켠에 선 매화는 대운산자락과 암자의 기와지붕을 배경으로 더욱 화려해집니다.

 



한걸음에 달려와 대원산에서 난 고로쇠수액을 맛보라며 내어주시는 주지스님에게 인사를 하고 매화향과 함께 수액을 마십니다. 따스한 봄볕에 가벼운 바람, 예쁘게 핀 매화꽃과 짙은 향만으로도 봄기운을 한껏 느꼈는데, 수액까지 더해지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을까 싶어 감사함이 벅차 오릅니다.

 


북적이던 사람과 뜨거운 계절이 지나고 겨울 끝자락에서 찾은 내원암은 이미 봄입니다. 호젓하고 고즈넉하여 더 짙었던 봄기운을 제대로 느끼고 돌아갑니다. '괴로워할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보게 된 주지스님의 글은 한결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는 마음을 더 크게 만들어줍니다.


 




Posted by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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