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은 울산광역시 면적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넓고 볼거리도 많습니다. 동남쪽으로 내려가면 가장 먼저 새해 첫 해가 떠오르는 간절곶이 있습니다. 서쪽으로 가면 가지산, 신불산 등 높은 봉오리가 즐비한 영남알프스가 시작되는 곳이지요.  동해바다 부터 높은 산봉오리 까지  무척이나 매력적인 지역입니다.  


▲ 울주에서 살던 사람, 그들의 삶 


울산 옹기박물관과 울주민속 박물관은 이곳을 살아간 "사람들"에 주목합니다. 대한민국의 근대는 격동의 역사였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풍년이 들어도 농부들은 배를 곪았습니다.  일제의 가혹한 징발 때문이었지요. 광복이후 이어진 한국전쟁 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다른 지역도 그러했듯, 울주 사람들의 삶도 쉽지 않았습니다.  


▲ 해녀가 물질할 때 입던 잠수복  


이 전시회의 이름은 "울주 사람, 사랑, 삶"입니다.  전시된 전시물은 모두 기증된 것입니다.  동해바다에서 물질하던 해녀가 쓰던 잠수복이 눈에 띕니다.  낡고 해진 잠수복은 물질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이 고무 잠수복에 의지해 차가운 바다에 뛰어들던 분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당장의 먹거리부터 아이들의 학비까지~ 우리네 어머니가 그랬기에, 그 심정을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 문상객을 기록한 조객록. 주의록 


장례식에 조문을 온 문상객들을 기록한 조객록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장례는 집안의 큰 일입니다.  갑작스럽게 집안의 어른이 돌아가시면 더욱 그렇지요.  "십시일반 - 열개의 숫가락이 모여 한 그릇의 밥그릇을 만든다."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누구는 쌀을 가져오고, 누구는 술을 가져오고~~ 없는 살림에 이웃들은 그렇게 서로를 도와가며 살아갔습니다. 


▲ 한 글자, 한글자 배껴 쓴 책 


그리고 한글로 된 이야기책도 있었는데요.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배껴 써서 만든 세로쓰기 책입니다.  지금은 볼 거리, 읽을 거리, 놀 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텔레비전도 없고 라디오도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에 의지해서 책을 읽던 시대가 있었지요.  책도 귀한 시절이라 종이를 잘라 책을 만들고 손 글씨로 옮겨 적어 만들기도 했지요. 


▲ 울주민속박물관


옛날과 다름이 없는 물건을 찾자면 옹기 정도일까요?  형태는 그대로이지만 집집마다 김치니 된장이니 직접 담궈 먹는 때에 비하면 가정에서 쓰는 옹기의 수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아~ 제사 때 쓰는 목기도 변함이 없군요.  오랜만에 보는 참 빗이 참으로 반갑습니다.  그 옛날, 할머니 무릎에 앉아 머리를 빗을 때의 촉감이 떠오릅니다.  장소를 옮겨 울주민속박물관으로 향합니다. 


▲ 정조 임금의 교지 


2층 특별전시실에 들어가면 임금의 교지가 눈에 띕니다.  김종서를 죽이고 정권을 장악한 수양대군은 단종을 보위하던 김종서와 황보인을 역적으로 처형합니다.  황보인의 장남 황보석 역시 처형을 피할 수 없었지요.  정조 12년인 서기 1788년, 황보석은 복권이 됩니다.  정조가 쓴 이 교지는 당시 울주지역에 피해있던 황보석의 후손에 전해져 오늘에 이릅니다. 


▲ 목민관은 창고를 수리할 때도 백성의 형편을 살폈다 


여기 걸려있는 글들은 울산 남쪽에 있는 남창에서 발견된 글입니다.  남창은 국가의 세곡을 관리하던 일종의 창고였지요.  대동법 시행 이후 근방의 세곡이 걷히면서 남창의 중요성 역시 커졌습니다.  주목할 것은 바로 내용입니다.  창고가 무너져 고치려고 했으나 흉년이 들어 백성들의 부담이 될 것을 염려해 풍년이 든 후 고쳤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것이 참된 목민관의 자세일 것입니다. 


▲ 낡고 바랜 삼베 저고리가 삶의 고단함을 말해주는 듯 하다


장례에 쓰였던 옛 삼베저고리입니다. 오래되어 헤어지고 빛이 바랜 모습입니다.  그 옛날 상주는 이 옷을 입고 멀리서 온 조문객들을 맞았을 것입니다.  마당에는 천막을 치고, 그 아래 자리를 깔아 손님을 맞았을 것입니다.  글을 아는 지인은 앞서 본 부의록, 조객록을 정리해서 도왔겠지요.  시대는 다르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 울주, 사람, 사랑, 삶 전시회는 오는 2월 17일까지 열린다  


이것으로 "울주, 사람, 사랑, 삶" 전시회를 돌아봤습니다. 전시회는 오는 2월 17일까지 울산옹기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과 울주민속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지난 몇 십년, 우리의 삶은 몰라보게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것들도 있지요.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든다는 사실이겠지요. 옛 선인들의 삶에서 사랑을, 사람 사는 냄새를 느낍니다.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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