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빛 깃털이 검다 못해 보랏빛 광택을 뿜어내는 까마귀의 겨울 자태는 하나로 보아도 예쁘지만 무리 지어 날 때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합니다. 리더 없이 무리 지어 다니는 까마귀를 비유해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고도 하지만, 현재 그 의미를 되짚어 보면 자유롭고 개성 강하지만 다양성을 화합하는 상징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태화강대공원에는 지금 아름다운 군무를 뽐내며 떼까마귀떼가 아침, 저녁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어둑해져 가는 하늘 가득 십만 여 마리에 가까운 떼까마귀떼가 몰려들면 마술지팡이 하나 들고 휘두르고 싶어집니다. 까마귀떼는 제 멋대로 날아다니는 것이지만, 마술지팡이를 든 사람에게는 마술을 부려 까마귀를 날게 하는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지게 할 만큼 아름다우니까요.

 


태화강대공원 3공영주차장 부근이 떼까마귀떼를 보기 좋은 장소인데요, 해질 무렵부터 시작해 약 한 시간 가량 모여드는 떼까마귀와 점점 수가 불어나 하늘을 가득 메우는 떼까마귀 군무를 볼 수 있답니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작은 무리의 떼까마귀들이 모여듭니다. 이들은 전깃줄에 앉거나 무리끼리 하늘을 날아다니는데요, 점점 더 많은 무리들이 모여들어 하나의 무리처럼 어울려 군무를 펼칩니다.

 

태화강을 찾는 떼까마귀는 십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름은 몽골이나 시베리아에서 보내고 10월 중순부터 우리나라로 모여들어 3월까지 지내며 겨울을 난답니다. 떼까마귀의 서식처는 삼호대숲인데요, 이 곳은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데다 대나무가 빽빽이 나 있어 부엉이 등의 포식자 공격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곳이랍니다.

 



태화강대공원에서 아침, 저녁으로 떼까마귀들이 날아들고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아침은 동 트기 전에 무리별로 흩어지기에 군무를 보기 어렵고, 군무를 보려면 해질 무렵 태화강변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떼까마귀는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찾아볼 수 있지만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태화강대공원이 유일합니다. 철새의 경우 서식에 적합한 자연생태환경을 선택해 이동하는데요, 태화강은 맑은 공기, 먹이, 따뜻한 기온, 안전한 서식처 등 건강한 생태환경을 가진 곳으로 새들이 몰려드는 것이랍니다.


 

떼까마귀의 군무를 보면 질서 없이 어지러운 듯하지만 절도 있게 움직여 하늘에서 사라지는 듯 보이지 않다가 보여 빨려 들어갈 듯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바로 머리 위에서 나는 것을 보기에 깃털이 부딪히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리고 떼까마귀 특징인 특유의 소리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새들이 대숲으로 사라지기 전, 무리가 최대한으로 모여들었을 때는 그야말로 새떼 속에 선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답니다. 보초를 설 무리 몇몇이 남고 새들이 대숲으로 사라지면 사방은 다시 고요해집니다. 꿈인 듯한 떼까마귀떼의 군무가 마술처럼 시작되었다 마술처럼 사라지는 순간이지요.

 

떼까마귀떼가 떠나기 전, 떼까마귀 군무 놓치지 말고 꼭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새들의 군무 속에 마술 같은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Posted by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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