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장생포에서 처음으로 '고래축제'가 열리고 2008년 국내에서 유일한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되면서 장생포에는 새로운 관광 기반 시설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포경 문화를 재현한 고래문화마을을 시작으로 고래박물관, 고래생태관 그리고 바다에서 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까지 참으로 많은 시설이 마련된 것이지요. 



고래문화마을 뒤로 2017년 들어선 5D 입체 영상관과 2015년 완공한 울산대교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2018년 운행을 시작한 모노레일


작년에는 고래문화마을 뒤로는 실제 고래가 헤엄치는 듯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5D 입체 영상관이 개관했고 올해에는 고래문화특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모노레일이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기반 시설이 들어서는 건 좋기는 하지만 이러다 보니 한국 근대 역사에서도 중요한 장소이기도 한 장생포의 역사는 자꾸 사라져버린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1899년부터 러시아 포경 기지로 시작하여 1986년 포경이 금지될 때까지 100여 년의 한반도 포경 산업의 중심지 장생포의 역사는 부각은커녕 새것에 밀려 잊히는 모습에 안타까운 생각도 들더군요.



아트스테이 1층에 들어선 북카페 '잔물결'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 9월에는 다행스럽게 장생포 마을 한구석에 포경 산업과 함께 동고동락한 '신진여인숙'을 개조하여 '아트스테이'이라는 이름의 문화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보다 요즘 새로운 여행 흐름인 '소확행' 여행자를 위한 좋은 공간이 들어선 것이지요.



'1986 마을기록관'


여기에 11월 초에는 아트스테이 가까운 곳에 '1986 마을기록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이제까지 장생포가 걸어온 발자취를 담고자 기록한 곳으로 마을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고 손수 인테리어까지 참여한 김동광 씨와 김동호 씨 덕분에 탄생한 공간입니다. 



1986 마을기록관 내부


가수 윤수일 - 울산 장생포가 고향이다


"그 추운 겨울에 엔진을 쓰기 위해 손을 얼었어. 눈물이 나가"


"좋을 옷 입을 새가 어디 있노 맨날 장화 싣고 몸빼 입고"


"집문을 활짝 열어도 숟가락 하나 훔쳐가지 않는 곳이 장생포다"


70, 80년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조차 거의 사라지고 있는 지금,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기록전시관에는 장생포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이들의 모습을 영상, 사진, 소리로 생생히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장생포 고래로 131 창작스튜디오


창작스튜디오 1층에는 새롭게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고래로 131' 1층 갤러리에서는 2018 아트스테이 결과발표전이 열린다 (2018. 12.13-12.19)


1986 기록전시관과 더불어 또 하나 주목할 공간은 '장생포 고래로 131 창작스튜디오'입니다. 2017년 11월 기획 전시전을 시작으로 개관한 이곳은 舊장생포동사무소를 개조하여 장생포 문화마을 조성사업 일환으로 마련된 곳입니다. 매년 입주 작가들이 창작 활동을 펼치며 그 결과물을 발표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는데요 1층 갤러리 입구가 새롭게 단장을 합니다. 2018년 울산광역시 공동체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마을 분들(새미골 할머니)이 직접 운영하는 커피숍이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갤러리와 기록전시관을 오고 가며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소통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지요. 북카페 '잔물결'과 함께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가교 구실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9월 '아트스테이이'에 이어 11월 '1986 기록전시관'까지 장생포의 근대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 올해 들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고래문화특구'를 강조하다 보면 장생포에는 고래뿐만 아니라 사람과 이들이 만든 삶도 있다는 사실을 자칫 놓칠 지도 모르겠는데요, 고래 속에 가려진 진짜 장생포의 모습을 만나고 싶은 이라면 '1986 기록전시관'을 기억해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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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짜 2018.12.19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생포 하면 고래박물관만 생각했는데 다양한 공간이 있네요. 새로 배우고 갑니다.

  2. 아오이 2018.12.26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곳이네요.. 한번 방문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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