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부터 대공원 조성을 추진해오던 울산시와 줄곧 지역 사회 환원을 모색하던 SK 주식회사가 1995년 상호 협의를 통해 울산대공원 조성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신정동. 옥동 일대 대공원 부지를 매입. 제공하고 SK 주식회사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울산대공원 시설을 조성한 후 울산시에 무상 기부하여 현재의 울산대공원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여 워낙 접근성이 좋다 보니 계절을 느끼고 싶을 때면 저도 자주 찾는데요 가족과 함께 대공원으로 가을을 만나러 나섰습니다. 



동문 입구에 위치한 은행나무 거리


그동안 울산대공원 가을을 대표하는 이미지로는 동문 입구에 위치한 은행나무 거리였습니다. 조그만 가로수가 해마다 자라더니 어느 해부터인가는 주민뿐만 아니라 일부러 사진 찍으러 찾는 대공원의 핫스팟으로 부상을 합니다. 동문으로 들어가려면 누구나 마주하는 풍경이니 가을에 대공원을 찾는 이라면 입구에서부터 가을 분위기에 푹 젖게 마법 같은 모습인거죠. 게다가 은행나무 주위로 상설 조각전이 일 년 내내 열리고 있어서 차 한잔 마시며 가볍게 산책하기에 최고의 장소입니다.



울산대공원 핑크뮬리(옥외공연장 뒤편)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는 은행나무가 미처 물들기 전인 9월 말부터 은행나무를 단숨에 밀어내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아마도 올가을 SNS에서 울산 관련 최다 언급 장소라고 생각하는 곳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울산대공원 옥외공연장 뒤편에 위치한 핑크뮬리밭입니다. 그동안 울산 가을 하면 태화강 국화가 유명했는데요 태화강 지방 정원에서 해마다 국화를 키우는 동안 타 지역에서는 핑크뮬리가 그야말로 가을을 점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울산은 묵묵히 국화만 매달리고 있으니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드디어 올해 울산대공원에 핑크뮬리밭이 짜짠~하고 나타난 거지요. 10월에 핑크뮬리밭을 자주 찾으면서 몇몇 관리자 분과 얘기를 해보는데 너무 폭발적인 반응에 어리둥절하면서도 엄청난 인파에 자부심이 느껴지는, 얘기를 나누는 동안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습니다. - 하지만 나중에는 밀려드는 인파에 관리하느라 너무 애를 먹었답니다.




10월 한 달을 뜨겁게 달구던 핑크뮬리도 서서히 막을 내리는 11월 초 주말 오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정문에서 동문으로 대공원에 숨어 있는 단풍을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어찌 보면 울산 대공원 가을은 한곳에 덩그러니 놓인 게 아니라 곳곳에 숨어 있어 찾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이미 절정을 넘어선, 절정을 맞은, 절정으로 치닫는, 같은 곳에서도 이처럼 다르니 가을 찾는 재미가 있는 거죠.




많은 분들이 동문 입구에만 은행나무길이 있는 줄 아는데요 동문과 정문 사이에도 작지만 괜찮은 은행나무 길이 있답니다. 푸른 여름날에는 모든 나무가 푸르러서 각기 특색이 잘 드러나지 않다가 가을 날 걷다 보면 대공원 안에 이리도 다양한 나무가 있었나,며 살짝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양색색으로 숨어 있거든요.




산책에 간식이 빠질 수 없겠지요. 쉴 공간도 많아서 걷다가 적당한 곳에서 잠시 가을과 함께 쉬어 갑니다.




서서히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 되자, 대공원으로 빛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봄이든 가을이든 인생 사진 찍기는 오후 빛이 적당해서 인생 사진 담을 분들은 늦은 오후에 둘러보면 좋겠습니다. 



 

울산대공원 동문 주차장 가을 


11월 상순도 끝날 무렵, 진득한(?) 가을을 보고 싶어 다시 울산대공원을 찾았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가을 색이 워낙 짙게 나와서 일부러 비 오는 날을 기다렸답니다. 동문 주차장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데 주차장부터 단풍이 난리도 아닙니다. 어찌나 색이 고운지... 주차장만 둘러봐도 단풍으로 배부를 것만 같은 황홀한 풍경입니다.




비바람에 동문 입구 은행나뭇잎은 아쉽지만 전부 바닥으로 내려앉았군요. 그렇게 은행나무와 작별을 고하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 따라 동문에서 남문으로 걸어 봅니다.




평일이고 비가 와서인지 아침부터 부지런히 산책하던 주민분들도 거의 보이지가 않더군요. 덕분에 한적하게 짙은 단풍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국립공원에서도 깊은 숲속을 걷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곳곳에 숨은 가을을 담으며 대공원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호젓하게 산책을 즐겼습니다. 




단풍이 든 모습이 궁금했던 녀석들을 차례로 만나보고 다시 동문으로 걸어 나오던 중, 핑크뮬리 상태가 궁금해서 마지막으로 핑크뮬리밭으로 향합니다. 아무도 없는 핑크뮬리 밭이 너무 낯설기도 하고 생경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요 절정의 핑크뮬리에 비하면 색이 많이 탁했지만 아직 핑크뮬리를 만나지 못한 분이라면 그런대로 나쁘지는 않았답니다. 대공원에 산책 나온 김에 들러도 좋겠습니다.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아주는 울산대공원입니다. 이 가을이 끝나고 12월로 들어서면 또다시 화려한 장미원 빛축제로 발걸음이 이어질 겁니다. 아직 가을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분이라면 유명한 단풍 명소도 좋지만 가까운 도심 속 공원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만나 보길 바랍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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