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암울했던 시대에 동요로 희망 전했던

울산 중구가 배출한 아동문학가 서덕출 선생

그를 기리는 전시관과 동상 조각작품들 선뵈

 

중구 성안동 경찰청 맞은편의 함월루에서 굽어보면 울산의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저 멀리 동구와 남구를 잇는 울산대교를 비롯해 왼편으로 무룡산 정상이 보입니다. 가운데로 눈길을 돌리면 태화강은 도시를 남구와 중구로 양분하며 길게 드러누워 있고, 태화강 주변으로 촘촘히 들어선 오밀조밀한 건물들이 사열하는 군인처럼 쭉 늘어서 있습니다.

 

▲ 2016함월루 새해맞이

 

함월루 코앞에는 혁신도시의 본사 건물들이 웅장한 마천루의 위용으로 골리앗처럼 큰 덩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울산 전 지역이 그렇지만 종갓집을 자부하고 있는 중구의 구도심도 재개발 붐이 불어 닥쳤습니다. 복산동 울산고 주변으로 신규아파트가 속속 들어섰고, 건너편에는 울산교회와 평창아파트를 빼고 그 일대가 철거가 진행돼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 서덕출 전시관(2012.11.5 개관-연중무휴,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운영)

 

서덕출조각공원은 평창아파트 바로 옆 언덕에 자리하며 함월루를 올려다보고 있는데 이 공원은 그리 큰 면적은 아니지만 울산 중구 출신의 아동문학가 서덕출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됐기에 의미가 남다릅니다.

 

▲ 전시관과 함께 세워진 서덕출 선생 동상

 

서덕출(徐悳出) 선생은 1906년 울산 교동에서 부친 서형식과 모친 박향초 슬하에서 5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는데 그는 6세 때 교동에서 학산동으로 이사했고, 집 마루에서 베개를 가지고 놀다가 미끄러져 왼쪽 다리에 부상을 당했습니다. 당시 울산과 부산을 오가던 의사를 불러 치료에 전념했지만 염증이 척추로 번져 등이 굽어져 영영 불구가 되고 말았지요.

 

그는 시대일보 기자를 지냈던 부친에게서 지성을 물려받았고, 고성 사또의 딸이었던 모친에게서 직접 한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장애로 인해 먼 곳을 다니기가 어려웠던 선생에게 문학은 운명처럼 다가왔는지 모릅니다. 선생이 19세였던 1925년에 아동잡지 어린이봄편지가 입선돼 공식적인 문단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봄편지는 일제압박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어린이들에게 강한 애국심을 고취하며 상당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고 해요.

 

▲ 서덕출 선생 가족사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중심이 돼 1923316일 발족된 색동회는 그해 51일 일본 동경에서 창립됐는데 색동회 회원들은 봄편지에 감동을 받아 돈을 갹출해 만년필과 함께 감사편지를 전하기도 했다고 해요. 선생의 동시 및 작품은 동요로 작곡돼 아이들과 사람들에게 불려지며 큰 방향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지요. 선생과 색동회의 교류는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 봄편지를 기념하는 조각상에는 봄편지 시구가 새겨져 있다.

 

선생은 1934111일 병영에 살던 17세 전필남이라는 규수와 혼인해 11녀를 두었고, 이듬해 약제사 시험에 합격해 애생당이라는 신약방을 열기도 했어요. 암울했던 시대, 삶의 어두운 터널 저편의 희망을 동요로 노래했던 서덕출 선생은 그의 예명 신월(晨月)처럼 새벽달이 되길 희구하다 자택에서 34세의 젊은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 봄편지 조각작품

▲ 돌로 만든 서재, 십이간지가 새겨진 주사위 조각상

 

지난 20119월 중구는 복산공원에 서덕출공원을 조성하며 서덕출 선생의 전시관과 동상을 건립했습니다. 전국에서 출품한 90여 점의 조각 작품 중 15점을 뽑아서 공원 곳곳에 배치해 조각공원의 면모를 갖추었습니다.

 

▲ 의병과 맷돌을 표현한 작품

 

지난 1020일에는 12회를 맞은 서덕출공원 문화제를 개최해 선생의 작품을 기리는 시낭송과 어린이 합창단의 노래가 가을 하늘로 청아하게 퍼져나갔습니다. 이에 앞서 어린이 글짓기 대회와 그림그리기 대회도 성황리에 열렸어요.

 

▲ 12회 서덕출공원 문화제 행사 장면

 

황혼 무렵까지 이어진 문화제에는 인근의 5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중창, 가요, 밸리댄스, 비보이 무대 등 다양하게 펼쳐진 각종공연을 관람했지요. 주민자치회에서 만든 국밥·순대·파전·김밥도 인기리에 팔렸고, 여러가지 체험 부스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가을날 산책하기 좋은 날씨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역사적이며 문학적인 서덕출 선생의 삶을 알게 될 뿐 아니라 다양한 조각 설치작품까지 감상하는 덤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Posted by 박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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