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마냥 푸를 것 같던 나뭇잎의 색도 변하고 있습니다. 가을은 문화의 계절입니다. 온갖 축제가 열리기도 하고, 공연과 전시회가 주말 한정된 시간을 기다립니다. 오늘 제가 울산 중구 문화의 전당을 찾은 이유도 이 때문이지요. 바로 한글 미술대전 전시회입니다. 



▲ 벽을 가득 채운 서각 작품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글인 "한글"은 세계사적으로 유래가 없는 문자입니다. 세종대왕께서 백성을 위해 창제한 글이지요. 왕이 문자를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 만든 유일한 글입니다. 1443년에 완성하고, 1446년에 반포하였으니 곧 600돌이 되는 문자이지요. 



▲ 장수빈 작가의 "무지개 구름". 


 문자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모든 이에게 알리고 쓰게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기존의 문자 보다 이해가 쉽고 쓰임이 많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한자문화권인 동북아를 예로 들겠습니다. 여진문자나 거란문자, 서하문자 등이 만들어졌지만, 오늘날에는 쓰이지 않습니다. 



▲ 임정훈 작가의 "한글, 바다고래꽃". 


한글 자체도 천재 세종대왕의 철학이 담겨져 있습니다. 닿소리는 소리를 낼 때 구강구조의 모양에서 따왔습니다. 홀소리는 천,지,인 삼재 사상을 담고 있지요. 닿소리와 홀소리가 조합되어 수천, 수만의 소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글은 과학적이고 실용적이지요. 




▲ 김옥희 작가의 "항아리, 시를 새기다." 


아참, 울산과 한글의 인연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바로 외솔 최현배 선생님입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잊혀져 가는 한글을 연구하고 알렸던 분이지요.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기여하셨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조선총독부에 의해 옥고를 치뤘던 분입니다. 



▲ 황혜정 작가의 "책가도."

 

 한글에 대한 설명은 이쯤하고, 이제 전시회를 돌아보겠습니다. 전통적인 서예 작품이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한글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서각 작품 역시 보입니다. 책가도 역시 눈에 들어오는군요. 책을 그린 그림인 책가도는 호학군주 정조가 좋아했던 그림입니다. 왕실의 유행이 민간에 퍼진 것이지요. 



▲ 황귀엽 작가의 "나의 살던 고향은".


익숙한 노래가 작품이 되었습니다. "나에 살던 고향"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불러본 노래일 것입니다. 나무판 위에 새겨넣은 흘려쓴 글이 아름답습니다. 조각칼 자국이 남은 목판과 펜 가는 대로 쓴 글을 옮긴 글씨가 대조를 이룹니다. 

 


▲ 오은혜 작가의 "무한".

 

여러 작품이 인상적이지만, 개인적으로 한 작품을 꼽아봅니다. 바로 오은혜 작가의 "무한"입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힌 작품 위에 한글이 쓰여있습니다. 실용과 예술, 상징과 실질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시각화한 작품이지요.



▲ 서인혜 작가의 "부귀영화". 

 

600년 가까이 된 한글이지만, 한글의 가능성은 무궁합니다. 이는 한글이 젊은 글자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 국가 공문서를 기록하던 공식문자는 한자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한글은 멸시를 받았지요. 디자인과 예술성을 주목한 것 역시 근래의 일입니다. 



▲ 한글미술대전은 오는 27일까지 전시된다. 

 

 깊어가는 가을, 가까운 전시회장을 찾아 작품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일상에 쓰이는 문자인 한글이 서예로, 서각으로,,, 도자기와 그림의 소재로,,,, 다양한 형태로 다가옵니다. 중구 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한글미술대전은 오는 10월 27일까지 열립니다.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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