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Singular Point, Singularity)

어떤 기준을 상정했을 때, 그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점을 이르는 말. 일반적으로 어떤 기준이나 기존의 해석이 적용되지 않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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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 경주의 무역항이었던 울산은 고려. 조선 시대 동안은 왜구를 방어하는 군사 거점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이후 일제 시대에는 한반도에서 일본인이 거주하는 최대항 중에 하나로, 해방 이후로는 한반도 최고의 고래잡이 항으로 이름난 지역이었지만 수도 서울의 기준으로 보자면 여전히 한반도의 변방의 조그만 어촌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울산이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산업 도시라는 이름을 얻기 시작한, 이른바 이전 울산과는 확연히 다른 '특이점'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입니다. 대한민국 제1차 경제개발 5개년의 출발이자, 이후 국가 경제의 미래가 결정될 시작점에 울산이 본격적으로 한국의 공업화를 주도하게 역할을 떠맡게 된 것이죠. 

이후로 울주군과 남구를 따라 석유산업단지가, 북구와 동구로는 최대 자동차와 조선 산업 단지가 빼곡한 들어섰고 울산의 바다 아래쪽 기장에는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소 밀집도를 자랑하고 위쪽 월성에는 원자력 발전소와 더불어 방사성폐기물 처리장까지 자리 잡았으니 대한민국 최고 산업 도시라는 자격은 이미 차고도 넘칩니다.



2016년, 2017년 연이은 지진으로 울산은 더 이상 재난 안전 지역이 아님을 울산 시민 모두가 확인했다


하지만 안전에서도 최고 도시일까요? 아니 안전에 대한 의식만큼은 최고 도시일까요? 20만 도시가 100만 도시로 급성장하면서 광역시가 되었지만 안전에 드는 비용은 여전히 낭비라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살짝 '안전'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다 사그라 들더니 2016년, 2017년 연이은 경주, 포항 지진을 경험하고 나면서부터 국내 최대 산업단지가 도심에, 세계 최대 원자력 밀집 지역을 지척에 둔 울산 지역에 안전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했으니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늦어도 많이 늦었지만 아직 소를 잃어버린 건 아니니 이젠 외양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고칠 시간은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점일 겁니다.



울산안전체험관 1층 전경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총 15개의 시설로 꾸며졌다


광역시 승격 이후 20년간 제대로 된 안전체험관이 없던 울산에 2018년 9월에 안전체험관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시민 모두가 여러 재난 체험을 통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국비 100억 원 포함해 총 327억 원을 들여 지하1층, 지상 3층으로 15개의 시설 - 기초 안전관, 생활안전관, 지역 특화(재난안전)관, 4D 상영관 - 로 꾸려진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지금껏 제대로 된 안전체험관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에 조금 속상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된 안전체험관이 개관했다는 사실에 기쁨 마음으로 찾았습니다.



3층은 '지역특화'관으로 꾸몄다 ⓒ울산안전체험관


생활 안전관이나 어린이 안전 체험관은 기존 안전체험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시설이라면 눈에 띄면서도 반가운 시설은 3층에 마련된 '지역특화'관입니다. 산업 도시와 원자력 밀집 지역 도시인 울산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화학재난체험관, 원자력재난체험관, 지역재난체험관을 첨단 매체로 3층에 꾸몄습니다.




1층 오리엔테이션홀


체험 예약 시간에 맞춰 1층 안내처에서 안내를 받아 먼저 '오리엔테이션홀'에서 기다리는 것까지는 다른 체험관과 다른 점이 없는데요




오늘 체험할 체험관 설명이 끝나면 실제 119 종합상황실과 똑같은 모습의 상황실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재난 상황실에서 신고 접수 과정을 직접 눈으로 지켜보는 거죠. 정확한 자신의 위치,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 등을 실제처럼 몰입해 신고하면서 자연스럽게 오늘 체험할 재난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되는 겁니다.



1층에 있는 어린이 안전마을


어린이 안전마을 내부  - 어린이 눈높이로 다양한 상황 속 안전 교육을 받는 공간


울산안전체험관은 체험관 전부를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미리 선택한 주제관 - 주제관 하나 체험 시간이 80~90분 정도 걸린다 -을 체험하는 곳인데요 어린이를 위한 체험관도 생각보다 훨씬 잘 꾸며져 있더군요. 가끔 어린이 체험관은 조금 곁가지 마냥 취급 당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여기는 미취학 아동을 위한 종합체험존 - 평균 60분 소요 - 성격으로 정성껏 마련한 모습입니다. 어린이 눈높이로 다양한 상황 속 안전 교육을 배우는 체험관입니다. 




자동차 전복 체험 장면 


2층 생활 안전 체험관에서 강렬한 인상은 받은 체험은 '자동차 전복체험'입니다. 평소 가족과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안전벨트 매라고 말하면 아이들이 짜증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거리 여행 시 차에서 앉은 채 잠이 들면 살짝 옆으로 눕고 싶은데 벨트 탓에 옆으로 눕지를 못하니 불편하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거죠. 그래도 양보할 수 없는 거라 조금 엄하게 말할 때도 있는데 전복 체험 하나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습니다. 안전벨트가 얼마나 중요한 지 진짜 몸으로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울산안전체험관 지역특화관 중 하나인 화학재난체험관


울산안전체험관을 오면서 가장 궁금한 곳이 3층 지역특화관이었는데요 그중에서도 화학재난체험관은 다를 안전체험관에서는 볼 수 없는 관이라 기대가 컸는데요


 

산업 단지를 일터로 삼는 이라면 주목해야 할 '화학재난체험관'


실제 공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일로 화기 작업(밀폐공간 작업, 반응기 배관 교체, 사일로 용접 작업)을 직접 체험하고 몸에 익히는 과정은 산업 단지에 몸을 담고 있는 이이라면 (개인 또는 단체로) 꼭 한 번은 체험해야 할 것입니다.




원자력재난체험관에서는 원자력의 올바른 이해와 지진 속 원자력발전소 탈출 과정을 가장 현실로 체험한다



개구부 추락체험


공사장이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공사장 추락 사고와 안전모 미착용으로 인한 사고는 끊임 없이 발생합니다. 그러기에 안전모 충격 체험과 개구부 추락 체험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 사고 예방의 근본임을 다시 한번 환기 시켜 줍니다. 체험 자체도 짜릿(?)해서인지 반등도 가장 좋은 체험이라고 합니다. 


국내 최대 산업 도시였지만 '안전'이라는 단어에 그간 조금은 무감각했던 울산에도 드디어 국내 최대 안전체험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하나하나 체험하면서 이렇게 수많은 위험에 노출된 채 아무런 사고 없이 지금껏 일상생활을 해 온 것이 기적 같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앞으로 울산 시민의 안전 의식은 울산안전체험관 개관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서면서 가져봅니다. 울산안전체험관 개관이 안전 도시 울산의 특이점이 되길 바랍니다.


↓울산안전체험관 홈페이지↓

http://fire.ulsan.go.kr/safety/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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