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축구단이 있는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제 규격 축구장을 보유한 도시입니다. 동구만 하더라도 9개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방어진체육공원에 있습니다. 축구장 뿐만 아니라 테니스장, 농구장, 배구장까지 잘 갖춰져 운동을 좋아하는 동구민이라면 한 번은 들러봤을 겁니다.



▲방어진 체육공원으로 이어진 봉수로


가 본 분은 알겠지만 체육공원 규모를 생각하자면 교차로 쪽 봉수로 입구가 무척 좁습니다. 게다가 처음 가면 '이 길이 맞나?' 싶을 만큼 무척 외지기도 합니다. 길 자체도 체육공원에서 끝이 납니다. 막다른 길이라 되돌아 나가야만 합니다.




돌고 돌아 좁은 길을 가다가 갑자기 정말 큰 길과 함께 체육공원이 나옵니다. 2001년 완공된 방어진체육공원은 산 속 깊은 곳에 숨어 있기에 어찌 보면 세상 시름 잊고 운동하기엔 최적의 장소입니다. 2002년 월드컵을 기억하는 이에겐 당시 브라질 베이스 캠프가 여기였다고 말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장소입니다. 한 명 몸값이 웬만한 한국 프로 축구단 전체 선수 몸값을 상회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브라질 같은 팀이라면 선수들의 안전과 경호를 위해서 한국에선 이 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시설 역시 훌륭합니다.




그럼 '체육공원로'나 '월드컵로'와 같은 이름이 붙을 법도 한데 왜 '봉수로'로 이름 붙였을까요? 여기에 울산기념물 제14호 '화정 천내봉수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체육공원 생기기 전부터 원래 좁은 산길이 염포산까지 이어져서 인근 주민들은 예부터 이 길로 염포산을 넘어 울산 읍내까지 나갔습니다.

 



체육공원에서 염포산 울산대교전망대가 그리 멀지 않습니다. 저는 울산에 놀려온 지인들을 데리고 울산대교전망대에 오를 때면 동구청 쪽 대신에 이 길로 오릅니다. 그늘이라 좋거든요.




이렇듯 찻길인 듯 찻길 아닌 찻길 같은 길이기에 체육공원 이용하는 주민 혹은 산책하는 주민 아니면 차뿐만 아니라 사람조차 보기 드문 길입니다.




벚꽃은 체육공원이 조성되면서 심은 거라 벚꽃 수령은 많진 않지만 20년 정도여서 빈약하진 않습니다. 걸으며 즐기기엔 충분합니다. 전체적으로 길이 꼬불꼬불해서 그늘도 많고 지루하지도 않고. 접근성까지 생각하면 봄날 유모차나 아이들 데리고 맘 편히 그리고 조용히 산책하기엔 울산에서 이만한 길도 드뭅니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체육공원 못 미쳐서는 울산과학대학 동부캠퍼스 후문이 있습니다. 여기는 이미 동구에선 벚꽃 명소이죠. 봉수로를 걷다가 조금 심심하면 캠퍼스 산책이라는 괜찮은 대안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4월, 남들 다 가는 벚꽃 명소 가서 정신없이 인증샷 찍느라 서서히 몸도 맘도 지치고 '여긴 어디며 나는 누구인가?' 문득 의문이 드는 이라면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벚꽃 산책을 떠나 보는 건 어떨런지요?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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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nyj0772.tistory.com BlogIcon 윤지윤지 2018.04.03 2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벚꽃이 너무 이쁘네요~!

  2. Favicon of https://blog.ulsan.go.kr BlogIcon 명품서진 2018.04.10 2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쁜 산책 길 소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3. 초짜 2018.04.14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구 쪽에 정말 조용한 벚꽃 산책길이군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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