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더 좋은 신불산에 다녀왔어요.

 

걷기 좋은 계절, 그래서 등산하기도 참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울산에는 '영남알프스'라고 해서 울주군에서 밀양까지 이어지는 해발 1000m 이상 되는 7개의 산 (신불산,간월산,가지산,영축산,천황산,고헌산,재약산)이 모여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알프스'라는 낭만적인 명칭답게 이미 한국 관광 100선으로 선정된 유명한 곳들이지요. 그중에서도 신령이 불도를 닦았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된 '신성하고 밝은 산'이라는 뜻을 가진 신불산에 다녀왔습니다.

 

 

 

 

신불산으로 오르는 등산코스는 신불산 자연 휴양림 쪽에서 파래소 폭포를 거쳐 가는 방법도 있는데, 저는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복합웰컴센터 옆, 영남 알프스 국제 클라이밍센터 뒤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기로 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울긋불긋 알록달록한 단풍잎들이 어서 오라고 반가이 손짓하는 것 같네요. 

 

 

 

등산을 시작하기에 앞서 현 위치에서부터 등산로 등산코스를 확인했습니다. 각각의 코스별로 거리 및 예상 소요시간이 명시되어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건강을 위해, 운동 삼아, 취미 및 동호회 활동으로, 또 계절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산에 오르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이렇게 각각의 목적과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이겠지요? 최근 산에서 나는 사고 등으로 인해 119 출동 횟수가 늘고 있다고 하니 안전에 유의하셔서 비상약이나 핸드폰 배터리, 호루라기, 손전등과 같은 기본적인 안전 장비 등은 챙겨 가시면 좋겠습니다. 또, 산은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계절별 일몰시간을 미리 확인해서 하산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신불산이 유명해진 이유는 물론 은빛으로 물드는 억새 덕분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불산에 억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스락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산길을 따라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막길을 걷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빨갛게 노랗게 내려앉은 가을 단풍의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어느 정도 올라간 길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어느덧 눈높이를 맞추며 가까워진 하늘을 느낄 수도 있고 그 아래로 저 멀리 보이는 세상 풍경에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반추해보며 사색에 젖게 되기도 하지요.

 

 

 

 

산에 오르는 중간중간 방향을 표시해주는 이정표의 안내에 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가는 길목에는 험하지만 빨리 오를 수 있는 지름길과 조금 돌아가기는 하지만 완만하게 갈 수 있는 쉬운 길 표시판도 여러 군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체격과 체력에 맞게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아빠와 나란히 길을 걸으며 첫 등산에 나선 어린 꼬마에게도, 등산장비를 갖추어 능숙하게 산을 타는 등산객에게도 오늘 만난 신불산의 가을은 이제 추억이 되겠지요? 정상을 향해 같은 길을 걸어 함께 산에 오르는 이들의 모습이 문득 가을산을 닮아있는 듯 보였습니다. 

 

 

 

 

 

 

부지런히 걷다 보니 어느새 억새 평원에 다다랐습니다. 역시 아무리 산이 높다 한들 하늘 아래 뫼인 까닭이지요. 가을이 되면 은빛 물결이 되어 흔들리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이 곳은 과연 '울산 12경'답게 눈부신 모습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광경이 전국의 등산객들을 이곳으로 불러 모으고, 그 황홀함에 취해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분주한 카메라가 경쾌한 셔터소리를 냅니다.

 

 

 

구름도 쉬어간다는 간월재 휴게소에서는 컵라면과 과자류, 음료수 등을 (주류는 판매하지 않음) 사 먹을 수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와 온수도 구비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구매한 제품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인심이 너무 야박한 듯 보이지만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많은 인원들을 통제할 수 없어서 정한 규칙인 만큼 이해해야겠지요? 또한 쓰레기통도 구매 제품에 한하여 버릴 수 있으니 비닐봉지를 미리 준비해서 개인 쓰레기는 꼭 챙겨가는 모범 시민이 되어야겠습니다.

 

산을 오르느라 땀이 송글송글 맺혔지만, 역시 산꼭대기의 바람은 매섭습니다. 그러니 잠깐 머물다 가더라도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바람막이나 가디건은 꼭 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하산하는 길에 고은 선생님의 시 <그꽃>을 닮은 하얀 꽃을 발견했습니다. 바위틈 사이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그 대단한 생명력에 감탄하면서, 올라갈 때 미처 보지 못했던 이 꽃을 내려가면서라도 만나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올라가는데 2시간 30분, 정상에서 맛있는 도시락과 멋있는 억새를 즐기는데 1시간, 다시 내려오는데 1시간 30분. 이렇게 의미 있는 신불산 가을 산행을 마쳤습니다.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을 위해 등산로 입구에 마련해놓은 먼지털이기로 등산화에 묻은 흙을 털어내면서 내년 이맘때 다시 만날 단풍과 낙엽, 억새, 그리고 가을이라 더 좋았던 신불산에 작별 인사를 해 봅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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