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 울산 옹기박물관에는 새로운 전시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경상도, 전라도 옹기그릇전"입니다. 우리가 늘 봐서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옹기그릇 역시 지역적 차이가 존재합니다. 전통 옹기그릇의 경우 경상도는 중간이 좌우로 불룩하고, 전라도 옹기는 윗부분이 볼록한 편이지요. 



 그릇 위 연꽃이 그려졌다. 둥근 백자는 달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오랜 세월 굳어진 관습 때문이지요. 옹기를 쓰는 이 땅의 갑남을녀들은 음식을 오래 보관할 옹기 항아리를 원했고, 옹기 장인들은 지역의 날씨에 최적화된 그릇을 만들었습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사이 이 특징은 그 지역의 옹기를 말해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 항아리 위 가득 꽃이 피었다.  


지역 간의 교류가 활발해진 요즘도 지역의 문화 차이는 존재합니다.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다른 지역과 다른 멋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옛 옹기들이 현대를 사는 장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찾아보는 것도 이번 전시회를 보는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 이봉희 작가의 "옛날 이야기"


"경상도·전라도 옹기그릇전'"의 큰 의미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옹기를 굽는 옹기 장인들의 교류입니다. 그 덕에 관람객 입장에서는 같으면서도 다른, 개성 뚜렷한 여러 옹기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원님 덕에 나발 분다."고 했던가요? 눈이 호강한 전시였습니다. 



▲ 배은주 작가의 "아름다운 이야기".


아기자기한 찻잔이 있는가 하면, 예쁜 옹기그릇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나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린 옹기입니다. 완성된 옹기에서 흙과 불의 흔적을 읽고, 그릇의 문양에서 장인의 손길을 읽습니다. 찬찬히 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흘러 있지요. 



▲ 최은화 작가의 "휴식".

 

좋은 흙을 찾아내 물로 반죽을 만듭니다. 그 후 옹기는 장인의 손길로 빚어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가마 속에 들어가 불을 견뎌야 하지요. 현대의 옹기 장인들은 관습대로 그릇을 빚던 옛 장인보다 고민이 많습니다. 전통을 계승하되, 현대를 반영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옹기 찻잔 위 금색 포인트로 멋을 부렸다. 


생활용품으로 만든 옹기그릇을 보면 저 위에 음식을 올려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옹기 찻잔에 녹차를 따라 한 잔 마시고도 싶습니다. 전시는 눈으로만 즐겨야 하기에 이는 상상일 뿐이지요.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신 분이라면 옹기마을에서 그릇을 직접 골라 구입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꽃을 본뜬 그릇에 대나무를 본 뜬 찻사발.


아참,,,,옹기그릇은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통칭하는 명칭입니다. 질그릇은 그릇을 구울 때 유약으로 쓰는 잿물을 바르지 않은 그릇을 말하며, 오지그릇은 잿물을 사용한 그릇이지요. 요즘 말로 이야기하면 "유광"과 "무광"의 차이쯤 될 것 같습니다. 



단순한듯 아름다운 옹기의 바닥. 


수졸(守拙)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우직하게 본성을 고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전시회를 둘러본 후 제가 떠올린 단어이며, 감히 이 전시회를 함축할 수 있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다른 자기에 비해 화려하지 않은 옹기를 이토록 아름답게 만든 장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 이번 전시회는 오는 7월 30일까지 열린다. 


경상도와 전라도, 두 지역의 장인들이 만나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주제는 옹기입니다. 옹기의 빛깔 아래에는 그 옹기를 만들기 위해 흘린 장인의 땀방울이 있습니다. 가마 속에서 옹기가 견뎌낸 불과 뜨거운 공기가 있지요. 거슬러 올라가면 그 지역의 흙과 물에서 출발합니다. 옹기박물관에서 작품들을 직접 만나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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