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 박물관에서 태화강 유역 역사문화 알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봄날에 찾은 언양 화장산' 도보 답사가 4월 마지막 수요일(26일)에 열렸습니다. 일반시민 입장에선 태화강 상류 문화재 하면 반구대 암각화, 반구대, 집천정 그리고 천전리 각석을 우선 떠올릴 수 있을 텐데요. 그에 비하면 언양읍의 주산이기도 한 '화장산'의 문화재는 상대적으로 지금껏 주목을 덜 받고 있습니다. 태화강 유역 역사문화 알기 행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역의 잊혀졌던 문화재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는 대곡 박물관에서 이번에는 문화가 있는 수요일 행사로 '화장산' 답사를 진행한다기에 평소 화장산에 대해 궁금하던 차에 저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답사의 출발점은 '오영수 문학관'이었는데요 본격적인 화장산 답사에 앞서 먼저 오영수 문학관 내부를 해설과 함께 간단히 들르는 걸로 시작 합니다. 





오영수 문학관이야 여기 '울산누리' 사이트에 많은 시민 기자가 차고 넘치는 글을 썼기에 제가 다시 첨언하기엔 자격도 안되고 이유도 없고 대신 문학관 있는 유수의 평론가들이 글로 대신합니다.




이어서 본격적인 답사에 나섭니다. 오늘 도보 답사지를 제가 지도에 표시해 봤습니다. '오영수 문학관 - 언양성당 -굴암사 -언양 지석묘 - 오영수 문학관' 이런 일정입니다. 오영수 문학 길의 일부에 해당되기도 하네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사진 우측 하단의 언양읍성 지역이 시간 관계 상 빠졌다는 거예요. 이 점은 해설을 맡아주신 신형석 대곡박물관 관장님도 역시 아쉬워 했는데요. 시간을 좀 더 늘려 언양읍성까지 포함하는 답사도 곧 선보일 계획이라 전합니다.



배롱나무 꽃 필 무렵 언양성당


언양성당 실내모습



오영수 문학관을 나와서 언양 성당으로 이동을 합니다. 지금에야 성당 입구에 아파트가 들어선 관계로 찻길에서도 잘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성당이 처음 이곳에 들어섰을 땐 성당 구경을 하려고 울산에서 이 곳까지 걸어  오는 이들이 부지기 수였다고 합니다. 당시로는 허허 벌판에 '63 빌딩'이 들어선 느낌이지 않았을까 혼자 상상을 해 봤습니다. 언양 성당은 울산광역시가 보유한 몇 안 되는 '등록문화재' 중 하나입니다.



신형석 관장님(우측 파란 등산복)이 박만선(좌측 검은 정장)님을 소개하고 있다


이 날 짧은 시간이지만 언양성당 해설을 위해 언양성지 안내봉사자회 회장이신 '박만선'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언양 토박이로 5대째 카톨릭 신앙을 이어오며 언양 지역 곳곳을 다니며 기록만 있을 뿐 잊혀졌던 성지를 찾아내어 언양을 한국 카톨릭 성지 순례의 필수 코스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1986년 발견한 '죽림굴(대재공소)'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판 카타콤베(Catacombae, 초기 기독교인 지하 묘소로 박해 시절엔 피난소나 예배당으로 사용 되었다)로 교인들에겐 유명한 죽림굴은 발견 이후 30년이 안 되어 천주교 신자라면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대표적인 성지가 되었습니다. 소설가 한수산은 자신의 책에서 언양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교회사를 공부하면서도 순교자의 자취를 그리워하면서도 참 많이 언양을 찾았습니다.... 언양이라는 표지판을 바라보며 '아 언양! 아, 신앙의 보고!' 라고 가만히 입속으로 되뇌게 됩니다. ... 언양이 울산 가까이에 있다는 것조차 몰랐으니 그곳 성당이 그토록 깊은 믿음의 옹달샘이라는 걸 몰랐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수산 著 <꽃보다 아름다워라, 그 이름> 중에서  



그의 열정적인 해설은 화장산 중턱에 위치한 성모동굴까지 계속 되었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았던 건 평상시 보기 어렵던 ''신앙유물전시관' 내부에 들어가서 유물과 그에 관한 설명을 들은 겁니다. 언양성당을 몇 번 왔지만 신앙유물전시관을 들어간 건 이날이 처음이었거든요. 언양성당을 방문한다면 꼭 유물전시관까지 둘러보길 권합니다.




이제 순교자 '오상선' 묘와 성모동굴을 만나러 화장산 중턱으로 올라갑니다.



▲조선시대 경상도읍지 언양지도에 언양읍성 뒤편으로 '화장산'이 선명히 표시되어 있다


 

답사 내내 곳곳에서 이어진 신형석 관장님의 알기 쉬운 해설이 이날 답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이날 천주교 마지막 답사지 '성모동굴'


화장산 중턱 성모동굴에서 바라본 언양 모습


굴암사에서 바라본 언양 모습



성모동굴을 지나 저희들은 고개를 넘어 '굴암사'로 내려 갑니다.






여기서는 굴암사 자광 주지스님께서 직접 해설해 주셨는데요, 자신보다 화장산에 대해 더 잘 아는 관장님이 있는 자리라 무척 떨리고 걱정된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떼더니 조근조근 설명을 시작하는데 귀에 착착 감기는 설명이 계속 이어집니다.




곰을 잡으러 나섰다가 죽은 부부, 그리고 이들을 찾아 나섰다 그만 얼어 죽은 남매는 대나무가 되고 소나무가 되었다는 전설. 백약이 무효하던 신라 소지왕의 병을 기도불공으로 낫게 한 도화桃花스님, 그로 인해 언양읍성 남문루 현판을 영화루暎花樓로 고치고 산은 화장산花藏山(꽃을 감춘 산)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얘기까지 화장산 얘기가 싵타래가 풀린 것 마냥 줄줄 이어져 나옵니다.






굴암사를 내려와서는 마지막으로 언양 지석묘에 잠시 들른 후 다시 오영수 문학관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문학관 주차장에 들어섰을 땐 처음 예정했던 3시간은 이미 훌쩍 지나가 버렸더군요. 울산에서 도보로 한 지역을 다니며 이렇게 밀도 있는 답사가 몇 년 만인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녔습니다. 울산 여행에 있어서 가장 많은 아쉬움이라면 대표적인 여행지가 모여 있지 않고 흩어져 있어 이동 거리가 꽤 된다는 거죠. 울산 12경만 놓고 봐도 금방 알 수 있을 텐데요. 둘 다 분명 울주군임에도 반구대와 간절곶의 최단 거리가 50Km, 이동 시간만 최소 1시간입니다. 여기에 비하면 이번 화장산 도보 답사지가 반경 2Km 안에 있고 그것도 문학, 종교, 예술, 역사를 다 포괄하고 있으니 꽤나 매력적인 여정입니다. 앞으로 잘 다듬어서 울산을 대표하는 도보 여행지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문학관을 나섭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