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이어온 마애불, 다시 천년을 이어가기를,,,


울산 동구와 북구의 경계, 새바지산에서 시작된 어물천 물길은 동쪽으로 흘러 동해와 만납니다. 주전에서 잠시 해안들 따라 가다 이 어물천 물길을 거슬러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마애석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산 중턱에 놓인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석불. 정식명칭은 어물동마애여래좌상(於勿洞磨崖如來坐像)입니다. 산을 올라 돌을 깎아 조각을 새겼습니다. 



▲ 계단을 올라 마애불을 보러간다. 


이 석불이 위치한 행정구역은 어물동이고, 돌에 새겼으니 "마애"가 됩니다. 새긴 상이 여래부처라 "여래", 모양이 앉아 있는 모양이니 "좌상"이 되지요. 계단을 오르기 전, 표지판을 살펴봅니다. 이곳은 강동사랑길의 7구간 중 갈림길이 되는 곳입니다. 몽돌밭에서 금천교를 거쳐 어물천을 따라 이곳에 도착합니다. 풍경을 즐기는 여행길이지요. 



▲ 어물동 마애불은 지금 풍화방지작업이 한참이다. 


계단을 따라 산 위로 가는 코스인 모양입니다. "108 번뇌 계단"이라 붙인 계단의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지금 어물동마애여래좌상은 풍화방지작업 중입니다. 마애여래좌상이 만들어진 시기는 통일신라 때의 일입니다. 통일신라가 멸망한 때로 계산해도 1100년 전의 일입니다. 신라 때 울산에는 수 많은 사찰이 건립됩니다. 



▲ 약사여래불 모습. 


태화사, 청송사, 영취사, 망해서, 석남사, 간월사,,,,, 울산의 이름난 절들은 모두 신라 때 그 기원을 가집니다. 불교의 힘으로 국가를 수호한다는 명목이었지요. 어물동에 마애여래좌상이 만들어진 것도 그런 목적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천년이 지났다하나, 이곳의 석불이 마모가 심한 것은 세월의 탓만은 아닙니다. 세월에 하나를 더하면 바위의 재질 때문이지요.  



▲ 협시보살. 


단서는 바로 눈 앞에 흐르는 "어물천"입니다. 강이 흘러 퇴적된 모래가 암석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사암"이지요. 마애여래좌상이 새겨진 바위입니다. 다른 돌 보다 무르기에 조각을 새기긴 쉽지만, 그만큼 빨리 풍화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문외한인 제가 봐도 마애여래좌상의 겉모습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풍화방지사업은 더 늦기 전에 보존하기 위함입니다. 



▲ 바위를 깎아 표현한 손은 우아하다. 


마애여래좌상이라 말하지만, 새겨진 불상은 셋입니다. 가운데 가부좌를 하고 앉은 본존불이 있고, 좌우 양쪽에 서 있는 상이 있지요. 이를 "협시"라고 합니다. 가운데 부처상은 약사여래상입니다. 중생의 질병을 고쳐주는 부처로 약사여래 신앙의 대상이 되었지요. 좌우에 선 협시보살은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입니다. 셋을 합쳐 약사여래 삼존불이라 부르지요. 



▲ 일광보살이 머리에 쓴 보관. 


천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마애여래좌상의 가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몸을 따라 흐르는 섬세한 옷자락의 묘사, 협시보살 머리 위에 쓴 보관, 미소가 표현된 볼과 입술의 모습에서 통일신라 석공의 솜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편한 길이 정비되어 있지만, 당시 이곳에서 돌을 다듬고 바위에 부처를 새긴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 천년을 이어온 마애상은 다시 천년을 준비한다. 


원칙적으로 풍화방지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일반 공개는 허가되지 않습니다. 위 사진은 작업하시는 분께 잠시 양해를 구하고 찍은 것입니다. 하지만, 10월 24일에서 11월 6일까지 가을여행주간 한정으로 마애불을 개방한다고 합니다. 공사를 위해 계단이 설치되어 전체모습을 볼 수 없지만, 보다 가깝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 마애불에서 해변으로 가는 길. 


마애불을 본 여운을 간직하기 싶어 바다까지 걷기로 합니다. 제가 어물동 마애불을 찾은 것은 한낮의 일인데, 불상에 정신이 팔린 사이 해가 져 어둑어둑합니다. 통일신라 때 이름 모를 석공이 남긴 걸작이 천년이나 지나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니 신기한 일입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고 했는데 그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 걸어 도착한 해변, 바람이 상쾌하다. 

 

주전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가다 어물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서쪽으로 길을 바꿉니다. 물길 따라 걷다보면 산자락 가운데 거대한 바위가 있습니다. 그 옛날 신라 석공은 이곳에 부처상을 새겼습니다. 천년을 이어 온 마애불은 이제 다시 천년의 세월을 준비합니다. 가을여행 주간, 이곳을 찾아 잠시 공개되는 통일신라의 미소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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