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마을 장생포에서 배를 타고 고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고래바다여행 


장생포는 고래의 마을입니다. 그 옛날, 포경이 활발하던 시절에도, 고래와 사람이 공생하는 길을 택한 지금까지 그러합니다. 고래를 잡은 포경선이 돌아오면 마을 전체가 북적거렸던 옛날처럼, 사람들은 설레는 가슴을 안고 이 항구에 모여듭니다. 차이가 있다면 고래를 보기 위해 배를 타고 항구를 떠나는 것이지요. 



▲ 장생포항의 풍경. 


10월 가을하늘은 더 없이 맑습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했던가요? 푸른색 하늘과 바다로 시야는 온통 푸른 빛으로 물듭니다. 보기만 해도 탁 트인 풍경을 완성하는 것은 바로 "바람"입니다.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식혀주는 바람이 너무나 상쾌하지요. 항구에 모인 사람들은 배를 타기 시작합니다. 고래바다 여행의 출발입니다. 



▲ 바다에서 바라본 울산대교의 모습.  


장생포를 출발한 배는 울산만을 가로지릅니다. 배는 유람선이라 곳곳에서 항구를 보기에 좋습니다. 꼭대기 층의 전망대도 그렇고, 사방이 탁 트여 조망하긴 그만이지요. 태화강이 동해바다에 합류하는 지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울산대교의 거대한 모습도 항구에서 보니 작게만 느껴지네요. 동쪽은 조선소, 서쪽은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입니다.  



▲ 아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온 배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조선소나 산업단지, 모두 일하시는 분들 아니면 출입이 제한된 곳이지요. 고래바다유람선을 탄 아이들의 눈에는 더 없이 신기해 보이나 봅니다. 울산만을 나서면 바다는 온통 배로 가득입니다. 기름과 가스를 운반하는 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국적도 다양합니다. 멀게는 북미와 가까이는 일본, 러시아. 이 바다를 통해 세계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 옛날이나 지금이나 대왕암은 변함이 없겠지.  


당연한 말이지만, 바다는 세계에서 울산으로 들오오는 통로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울산에서 세계로 나가는 통로이기도 하지요. 그 옛날 신라의 박제상은 염포에서 배를 타고 일본에 끌려간 왕의 동생을 구하러 떠났습니다. 배는 훨씬 작고, 풍경도 많이 변했겠지요. 변하지 않은 풍경이라면 대왕암 정도가 아닐까요? 




▲ 춤솜씨를 뽐내는 아이들의 흥을 돋구는 무대.  


항구를 나서면, 항해는 조금 심심해집니다. 배 주위는 온통 하늘과 바다 뿐이지요. 이때는 객석에 내려가 공연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래가 나타난다면 선장님이 선내 방송을 통해 안내해 주시니 걱정하실 펠요가 없습니다. 최신 유행가가 나오자 아이들이 무대 위로 뛰어올라갑니다. 여행의 흥을 더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지요. 



▲ 바다여행의 동행이 되준 갈매기. 

 

꽤나 바다 멀리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갈매기 몇 마리가 배를 따라 비행을 계속합니다. 저러다 힘 빠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먼 거리를 날아왔는데, 이 녀석들은 지칠줄 모르네요. 승객 중 한 분이 과자 봉지 하나를 꺼내 갈매기 무리에게 뿌립니다. 아슬아슬 날아 바다에 빠지기 전에 과자를 채가는 갈매기들의 모습은 마치 곡예를 보는 듯 흥미롭습니다. 



▲ 작은 고깃배와 최첨단 크레인, 울산만에서만 볼 수 있는 묘한 대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날의 항해에서는 고래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쉽습니다. 사실 고래를 보는 것은 운이 많이 작용합니다. 유람선 선원 분의 말씀에 따르면, 추석이 끝난 후 엄청난 고래떼를 만났다고 합니다. 어느 항해에서는 고래 무리를 보고, 어느 항해에서는 허탕을 치는 것이지요. 날씨가 그러하듯 운은 하늘에 달린듯 합니다. ^^



▲ 등대 옆에는 휴일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의 모습이 보인다. 


조금 아쉽지만, 만족스런 항해입니다. 가을이 물든 울산만의 풍경은 그만한 가치가 있지요. 덤으로 같이 여행을 떠난 지인들과 수다를 나눌 수 있습니다. 사방이 수평선인 바다 한가운데 나가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옛날 고국을 떠나 기약없는 길을 떠난 박제상의 기분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 다음 여정은 고래박물관.


고래를 보지 못한 대신, 얻는 것도 있습니다. 고래박물관 무료입장이나 생태체험관 40% 할인이 가능한 확인증을 받았습니다. 오늘 바다여행을 떠난 사람 중 일부라도 다시 장생포를 찾게 만드니, 꽤나 영리한 마케팅(?)입니다. 저도 이 확인증으로 고래박물관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가을, 고래를 찾아 떠나는 바다여행은 어떠신가요? 시원한 바람 속에서 울산만의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지친 심신이 치유되는 느낌입니다.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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