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동시대를 살아 가는 세계 각국의 작가들의 다양한 현대 작품들을 국내 일부 미술계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쉽게 다가살 수 있게 한 커다란 전환점은 1995년 시작한 광주 '비엔날레 Biennale(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로 기억합니다. 광주는 이러한 비엔날레 성공 덕분에 문화 도시라는 이미지도 한껏 높이기도 했구요. 또한 갈수록 방문객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제1회 때는 무려 100만명이 찾는 상업적 성공도 거두었구요.  




▲ Joanna Piech(폴란드) 作 ' Altered States of Consciousness'

 

문제는 이후부터인데요, 이러한 광주의 성공에 놀라거나 부러웠던 지자체들이 우후죽순으로 급조된 느낌의 비엔날레를 앞다투어 창설하기 시작하면서 (현대)미술의 저변확대를 넘어서 이제는 정해진 수요에 비해 공급의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런 작금의 상황에서 2012년에 울산에서 국제 목판화 페스티벌을 연다는 소식에 울산 예술계에서도 우려와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는데요. 매년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로 5회째를 맞게 되었습니다.  



▲강행복(한국) 作 'Ulsan Whale'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이미 선점한 지역에 조그만 자영업자가 후발 주자로 들어가서 같은 품목으로 경쟁을 한다면 운명은 보나마나한 것이겠죠. 제품 하나라도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개성있고 쓸모있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안목과 능력으로 새롭게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기본인 것처럼 울산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발은 보폭은 줄이되 깊이는 더하는 방식으로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4개국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문화예술회관 제 1 전시관

 

그런데 울산은 미술의 다양한 분야 중에 하필 왜 '목판화'에 집중하는 걸까요?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중공업으로 상징되는 '산업도시'라는 빛이기도 하고 때론 그림자인 이미지를 당분간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한편으론 태고적부터 동해바다를 가로 지르던, 지금껏 가로 지르고 있는 고래들의 이야기와 함께 반구대 암각화의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무언가를 새기는 행위인 '각刻'에 주목한다면 목판화 페스티벌이 그냥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지역적 특수성과 타당성 위에서 시작된 행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간 한, 중, 일 세 나라의 작가들은 꾸준히 교류해 온 반면 '국제'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는 조금 아쉽게 유럽 여러 나라의 작가의 참여는 없었는데요, 올해는 폴란드 작가들이 참여함으로서 이제는 본궤도에 올라서지 않았나 조금스러운 추측도 해봅니다.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던 체험 프로그램


▲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제 2, 3 전시관


▲ 판화뿐 아니라 목판 원본도 함께 전시된 제4 전시장

 

많은 지자체에서 난립 수준으로 생겨났다 사라지고 있는 미술 축제들 사이에서 다른 지역에서는 주목하지 못했거나 안했던 목판화가 울산이라는 지역에서 국제 페스티벌로 한해 한해 잘 커나가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국내에서는 유일무이한 목판화 페스티발, 해마다 6월이 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독보적인 국제 목판화 페스티발로, 울산은 목판화 도시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Posted by 우다다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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