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 불과 철이 만들어낸 역사의 향연, 쇠부리축제
즐기 GO/문화예술2016. 5. 25. 11:20


조선의 산업수도였던 달천철장, 그 영광의 시작을 기리는 쇠부리축제


흔히 울산을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라 말합니다. 이 표현은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자동차공단, 조선소, 석유화학단지가 대한민국의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중추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 정유산업 등에 청춘을 바치고 땀을 흘린 울산의 산업역군들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자동차와 자선, 석유화학이 탄생하기 전에도 울산은 달천철장으로 조선의 산업을 주도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쇠부리축제장에 만들어진 전시장. 


철기시대, 철광석은 산업에 있어서 빼놓아선 안되는 중요한 자원이 되었습니다. 농업은 단단한 철기로 농기구를 만든 이후 크게 발전합니다. 강철로 농기구를 만든 후, 사람들은 같은 힘을 들이고도 땅을 보다 깊게 팔 수 있게 되었지요. 이는 농업생산력의 증대로 이어집니다. 또한 철로 병기를 만들어 군사를 무장시키는 것이 바로 국력을 의미하기도 했지요. 

 


쇠부리축제에서 철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 


질 좋은 철기를 만들이 위해서는 질 좋은 철산지가 필요했습니다. 울산광역시 북구 달천동 일대는 예로부터 질 좋은 철광석이 생산되었던 산지였지요. 광부들이 철광석을 캐고, 장인들은 캔 철광석으로 덩이쇠를 만듭니다. 가공을 거쳐 그 철들을 농기구가 되기도 하고 병장기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유물 중 철로 된 것들을 상상하시면 빠를 듯 합니다. 

 


캐낸 철광석을 정성을 다해 가공한다. 


차이가 있다면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무덤 속에서 오랜 세월 흐르는 동안 녹이 슬고, 삭아 옛 모습이 아니란 정도랄까요? 지금도 제철산업은 국가가 관리하는 중요산업입니다. 그 옛날 달천철장이 어떤 의미였을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산업수도인 울산이 있기 훨씬 전, 강철과 불꽃으로 국가를 움직였던 심장 중 하나가 바로 달천철장이였지요. 

 

 

숯을 태워 불을 피우고, 그 불꽃에 철광석을 녹여 강철을 뽑아낸다. 


지난 주말 울산 북구청 광장 일대에서 열린 쇠부리축제는 이런 달천철장의 전통을 축제로 되살린 축제입니다. "쇠부리"란 쇠를 부린다는 의미입니다. 숮과 나무를 태워 원형로 안에 불꽃을 만듭니다. 그 위에 철장에서 캔 철광석을 올려 순수한 쇠 성분만을 남기고 태우는 것이지요. 불로 불순물을 거르고 강철을 단련하는 방식은 현대의 제철소 용광로와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서 미래로,,, 자동차 부품으로 만든 로봇. 


달천철장이 다시 한 번 주목받았던 것은 조선시대 효종 때의 일입니다. 조선 중기, 국제전이었던 임진왜란과 정묘호란, 이어진 정묘호란, 병자호란이 일어났고, 이를 수습할 때의 일이지요.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군사를 무장시켜야 했습니다. 조선은 국가적으로 철을 필요로 했습니다. 병장기의 대부분이 철로 만들어지니 이는 당연한 것이었지요. 

 


금줄에  건강과 행복 등 소원을 쓰고 있는 시민들.


울산 달천에서 철장을 새로이 발견한 사람은 구충당 이의립입니다. 국가적으로 필요했던 철을 찾기 위해 이의립은 인조 24년에서 시작하여 효종 8년까지 전국을 떠돌았습니다. 서기로 계산하면 1646년에서 1657년까지 11년간의 일이지요. 말이 쉽지, 대규모로 철을 얻을 수 있는 철장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를 다니는 일이었지요.  

 


구충당 이의립 동상 위에 행진하는 공연대. 


삼한시대 철의 산지였던 달천철장은 조선시대 세종 이후 철이 생산되지 않아 버려진 상태였습니다. 이를 이의립이 재발견한 것이지요. 몇백 년 전 버려진 철광에서 다시 철이 발견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이를 구충당선생문집에서는 "신인의 계시"라고 표현했습니다. 이후 울산 달천철장은 일제강점기에 폐쇄되기 전까지 조선시대 중요 철생산지로써 국가산업의 중추가 되었습니다. 

 


구충당 이의립의 일대기를 다룬 "달천골, 철철철" 공연


달천철장의 철광석은 사람을 불러 모았습니다. 또한 그 사람들은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울산 쇠부리 놀음이지요. 쇠부리터에서 일을 하던 쇠부리꾼들이 힘든 노동의 과정에서 흥을 돋구기 위해 부르던 노래와 춤이 놀음이 되었습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 앞에서 쇠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놀이로 승화한 것은 옛 어른들의 여유이며 멋입니다. 

 


 

울산 쇠부리 놀음. 


불꽃과 장철이 만들어낸 달천철장의 역사는 이어집니다. 쇠부리 축제를 통해 옛 전통은 현대의 놀이로 계승된 것이지요. 이는 한여름 염천 더위, 불꽃 앞에서 강철을 단련시켜야 했던 옛 사람들이 흥으로 쇠부리놀이를 만들어낸 것과 마찬가지지요. 대한민국의 산업수도 울산에 앞서 왜란과 호란의 참사를 극복했던 원동력이었던 달천철장을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