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야강과 서생포를 지키던 천혜의 요새 - 서생포 만호진성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은 조선시대 서생포를 포함한 행정구역입니다. 북쪽으로는 진하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는 간절곶을 포함합니다.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지요. 상상하기 어렵지만, 조선시대 이곳은 군사적 거점이 있었던 요충지였습니다. 해안을 경비하는 군사들이 주둔했고, 조선수군의 상징인 판옥선이 있었습니다. 


서생포 만호진성 가는 길 표지. 


 항구는 내부에서 외부로 나가는, 때로는 외부에서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는 문과도 같은 곳입니다. 가까이는 다른 지역과, 멀리는 외국과 교류가 빈번했던 이 항구에 항상 좋은 것만 들어오지는 않았지요. 이를 대비한 방어가 필요했습니다. 고려말, 한반도 남부를 진동시켰던 왜구가 배를 통해 항구를 침략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만호진성 터 위에서 바라본 회야강과 서생포.


 이를 위해 조선 초기, 남부 곳곳 해안가에 성을 쌓아 방비를 했던 것이지요. 서생포 만호진성도 그 중 한 곳입니다. 서생포 일대를 방비하는 거점 군사기지인 셈입니다. 진성(鎭城)은 국경지대나 해안가에 쌓은 거점 군사기지를 가르키는 말입니다. 만호(萬戶)는 조선시대 무관이 받던 벼슬로 정4품에 해당합니다. 

 

서생포 만호진성에 있는 표지.


 서생포 만호진성이란 명칭을 풀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에서 정4품 만호를 파견하여 주둔한 군사를 관장하게하여, 서생포 지역을 방비하는 전략적 거점 방어지역".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에 따르면, 이 지역에 소속된 군선은 약 20척이습니다. 또한 군사는 767명이 소속된 것으로 나옵니다. 현대로 비교하면 1개 대대의 인원이 450명에서 500명 사이입니다. 서생포 만호진성의 규모를 짐작하게 하지요.   


현재 남아있는 서생포 만호진성의 성벽. 


 조선왕조실록에는 서생포 만호에 관련한 재미있는 기록이 있습니다. 세종 30년인 서기 1448년에 서생포 만호로 이종원이란 자가 부임합니다. 경력으로 보아, 군사거점이었던 서생포를 관장하는 자리에 부임하기엔 부적격한 자였지요. 세종은 이를 수상하게 보아 인사담당자를 불러 그 배후를 캐물었지요. 서생포 만호로 부임한 이종원의 아버지가 이휴인데, 인사를 담당한 안숭선과 젊을 때 친분이 있었습니다. 



서생포 왜성의 모습. 


 바로 이종원은 아버지의 연줄을 이용해 자신의 능력으로는 맡을 수 없는 자리인 서생포 만호자리를 따낸 것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낙하산이라고 할까요? 세종대왕이 이를 수상하게 여겨 수사를 명령해서 이런 사정이 밝혀진 것입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서생포 만호란 직책은 당시 사람들이 연줄을 써서라도 부임하고 싶어하는 자리입니다. 또한 세종대왕이 직접 인사를 챙길 정도로 중요한 자리라는 이야기입니다. 



서생포 왜성의 모습.


 이처럼 당당했던 서생포 만호진성은 지금은 허물어져 옛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오랜 세원이 지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라는 전쟁 때문입니다. 조선을 유린했던 왜병들은 1차로 서생포 만호진성을 함락시킵니다. 또한 만호진성의 근처 서생포 왜성을 건축하면서 만호진성의 돌을 빼 건축자재로 쓴 것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지원군 평갈승 장군의 공적을 새긴 도독구미 마애비


 서생포 왜성 공방전은 조선과 명 연합군과 왜군이 맡선 한 판 접전이었습니다. 조선의 장수와 병사들은 나라를 유린한 원수를 갚는 설욕전이었지요. 서생포 만호진성과 서생포 왜성 사이에 있는 도독구미에는 이를 증언하는 유물이 남아 있습니다.  명나라 장군 마귀와 편갈승 장군이 이 전투에 참전했는데, 그 중 편갈승 장군이 공을 세운 것이지요. 절벽에 쓰인 글씨는 그 공적을 기념하기 위함입니다.  



진하해수욕장.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끝난 후, 서생포를 방비하는 수군은 계속 유지됩니다. 하지만, 서생포 만호진성은 다시 복원하지는 않지요. 왜군이 버리고 떠난 서생포 왜성에 조선의 수군이 주둔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새로운 성을 쌓기도, 많이 망가진 서생포 만호진성을 고치기도 어려웠습니다. 실용적인 이유이지만, 많이 망가져있는 서생포 만호진성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감정이 듭니다.  




평화로운 서생포 바다.


 진하 해수욕장에서 서생포 왜성을 거쳐, 도독구미에 걸어갑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서생포 만호진성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쌓았던 성은 무너져, 옛 위용을 상상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옛 조상들이 서생포 만호진성에서 흘린 피와 땀은 헛된 것은 아니지요. 지금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도 그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옛 성터를 거닐며 역사와 평화의 의미를 느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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