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아워" 선암호수공원에서 바라본 울산공단의 야경

 

 "매직아워"란 말이 있습니다. 직역하자면 "마법의 시간" 정도가 되겠네요. 이는 해가 진 후 30분까지의 시간을 말합니다. 서쪽으로 해는 졌지만 아직 빛은 남아있어 하늘은 어둡지 않은 상태가 되지요. 어두워지기 직전의 시간 사진을 찍으면 최적의 사진이 나온다고 해서 가장 촬영하기 좋은 시간대를 "매직 아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림자는 사라지고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지요. 



▲ 밤의 선암호수공원. 


 어떤 풍경이든 아름다워지는 "마법의 시간"이지만, 울산에서 굳이 한 곳을 꼽으라면 저는 선암호수공원을 꼽겠습니다. 호수 자체도 아름답지만, 선암제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인공광의 세례를 받아 낮에 보여주는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지요. 이제 4월초라 가벼운 차림으로도 해가 진 후의 산책이 그리 부담될 시기는 아니기에 더더욱 좋습니다. 



▲ 선암호수공원에서 바라본 울산의 공단.


 선암호수공원은 신선산과 함월산 사이의 골짜기에 위치한 호수입니다. 자연호수가 아니라 골짜기 한 쪽을 둑으로 막아 지은 인공호수이지요. 이곳에 인공호수를 만든 이유는 호수 주위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남쪽으로 울산 석유화학단지가 있고, 동쪽으로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그 너머 울산항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선암호수는 파이프를 통해 공업단지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 공단의 불빛은 밤에 더욱 빛난다. 


 일제강점기 이곳에 있었던 선암제가 확장되어 지금의 호수가 된 것은 공업도시 울산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울산공업단지와 온산공업단지는 엄청난 규모의 공업용수가 필요합니다. 이를 낙동강에서 끌어쓰고 있는데, 여러 이유로 물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지금의 선암호수공원의 전신인 선암 저수지가 계획되고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 이곳 역시 울산공단 시설의 일부로 만들어졌다.


선암저수지가 완공된 시기는 1964년 12월 29일의 일입니다. 이곳 역시 "공업입국"의 목표 아래 국가가 주도해 만든 울산의 공업단지의 일부인 셈입니다. 멀리 동쪽으로 부이는 아름다운 풍경중 눈에 띄는 인공시설물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지요.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타오르는 공장의 불꽃은 해가 진 후에 더욱 또렷하게 보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불빛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 울산대교의 위용.


 둑 한쪽에서 동쪽을 바라봅니다. 멀리 울산만을 가로지르는 울산대교의 모습이 보입니다. 울산대교가 완공된 것은 2015년 5월 29일의 일입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중 가장 최근에 추가된 밤의 풍경입니다. 선암호수공원에서 울산대교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로 5㎞입니다. 이렇게 멀리서도 또렷하게 보이니 울산대교의 거대함을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 공원이 된 선암 저수지.


 단순한 공업용수 공급처였던 이곳이 공원이 된 것 또한 시대의 흐름입니다. 자연을 이용만 하던 시대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공존을 추구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지요. 2000년대 중반, 호수 주변은 데크를 비롯해 산책로가 조성되고, 조명이 설치되었습니다.  호수공원 주변, 수암동과 대현동의 주민들의 요구 또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봄을 맞이한 호수.


 산책로와 조명이 잘 설치되어 있어, 해가 진 후에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제가 이곳을 추천드리는 이유에 이런 편의시설도 포함된 것이지요. 밤에 찾은 공원이지만, 봄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파릇한 잎사귀들, 언뜻 보이는 꽃몽우리들이 그러합니다. 참지 못하고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벛꽂도 보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낮에 공원을 찾아 봄을 만끽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호수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 


 해가 지고, "마법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그림자는 사라졌지만, 아직 어둠이 밀려들기 전입니다. 하루 한 차례 늘 바라보는 풍경이지만 보다 부드럽고, 보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지요. 이곳을 찾아 선암호수공원의 둑 위에서 공업도시 울산을 압축해 놓은 듯한 풍경을 즐겨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봄을 맞은 자연 또한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날씨입니다.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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