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옛 비석을 찾아 떠나는 울산 역사여행
즐기 GO/낭만여행2015. 8. 31. 08:37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 비석을 세워 효자와 충신을 기리다.


 울산광역시 중구 동헌길 167, 동헌 한쪽에는 비석이 서 있습니다.

비석은 비석각 안에 위치하여 비와 바람을 막게 했고, 그 앞에는 능,원, 궁궐 앞에 세운 홍살문이 서 있지요. 문외한이 봐도 보통 정성이 아닙니다. 이는 관에서 울산의 효자 송도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입니다. 정식 명칭은 "효자 송도선생 정려비"로 1989년 10월 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중요한 유물이지요. 



 송도 선생은 세종대왕 때의 인물입니다. 송도 선생의 효행이 나라에 이름날 정도였기에 나라에서 그 효성을 기리고 인근에 귀감을 삼을 목적으로 비석을 세운 것이지요. 당시의 일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종 10년인 서기 1428년의 일입니다. 예조에서 여러 지방에서 효행을 행한 사람들의 명단을 올리고, 이를 포상해 줄 것을 세종대왕에게 보고한 것이지요. 



"울산(蔚山) 사람 생원(生員) 송도(宋滔)는 부모가 모두 오래된 병을 앓고 있었는데, 10여 년을 모시고 약을 써오다가 부모가 1년 간격으로 연달아 사망하매, 도(滔)는 몸소 흙과 돌을 져다가 분묘를 조성하였으며, 상제(喪制)에 있어서는 한결같이 《가례(家禮)》를 좇고 부도(浮屠)의 법을 쓰지 않았으며, 사당(祠堂)을 세워 신주(神主)를 받들어 놓고는 새벽에 나아가 분향(焚香) 알현하고 때에 따라 제사하되, 새로운 음식물(飮食物)을 얻으면 매양 이를 드렸다 하옵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42권 10년 10월 28일 6번째기사

 예조에서 효자·순손·절부를 찾아내어 아뢰다



 당시 각지의 효자, 효부를 찾아 포상하는 일을 예조에서 담당하고 있었고, 이를 왕인 세종대왕에게 보고했던 것이지요. 특히 울산지역의 효자로 보고된 생원 송도는 특이한 경우입니다. 상제(喪制)에 있어서는 한결같이 《가례(家禮)》를 좇고 부도(浮屠)의 법을 쓰지 않았으며, 사당(祠堂)을 세워 신주(神主)를 받들어 놓고는,,, 이 구절은 엄연히 유교에 따른 장례법입니다. 이것이 세종대왕에게 까지 보고된 것은 당시 고려의 국교였던 불교의 장례법을 따르는 사람이 많았기에 그러합니다. 



 세종대왕 때 유개의 예법에 따른 예법을 정리한 책 "국조오례의"의 편찬이 시행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세종대왕이 의욕적으로 편집과 출판을 했지만, 결국 성종 때 완성이 되지요. 생원은 조선시대 과거의 일종인 생원시에 합격한 사람의 명칭입니다. 관직과는 상관 없는 시험이지만, 이것 역시 대단한 명예입니다. 송도 선생이 유교의 예를 따라 부모의 상을 치른 것 또한 이러한 학식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세종대왕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송도 선생의 효행과 유교의 예법에 따른 장례절차는 상을 주어 장려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지요. 그 결과가 지금 보고 있는 "효자 송도선생 정려비"인 것이지요. 원래 이 비석이 있던 곳은 지금의 동헌 자리가 아니라 울산광역시 북구 효문동이었습니다. 북구에서 중구로 옮겨 온 것은 영조 13년인 1737년입니다. 효자가 난 곳이란 뜻의 효문동이란 동네의 이름 역시 송도 선생의 선생과 이 비석이 연유라고 하니 송도 선생의 효행은 여러 방면으로 울산에 영향을 끼친 셈입니다. 

 

 



 이곳 동헌에는 옛 울산부사들의 공덕을 비리는 비석이 서 있습니다. 그 수가 많아 송도 선생 정려비와 달리 따로 비각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역사적 가치는 상당한 비석들이지요. 좋은 정치를 기리는 비석이라 하며 "선정비", 공덕을 칭찬한다 하여 "송덕비", 그 덕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한 비석이라 하여 "영세불망비"라고도 불립니다. 울산부사와 울산군수의 이름 석자는 영원히 남은 것이지요. 

 


 


 울산 동헌에 서 있는 비석을 통해 옛 울산의 선인들의 삶을 돌아 보았습니다. 옛 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라고 했습니다. 효행과 선정으로 이름을 남긴 이들의 비석을 보면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어떤 이름을 역사에 남기게 될까 생각이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