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암흑의 시대에 자유와 미래를 꿈꾼 시인 - 서덕출 


 "송이송이 눈꽃송이, 하얀 꽃송이,,,," 누구나 어린 시절 흥겹게 불렀던 동시입니다.

 어린 시절 그저 아름답다고 느꼈던 가사지만, 성인이 되어서 다시 봐도 묘한 매력이 있죠. 코흘리개 시절에 대한 향수를 넘어 이 동요의 가사가 가진 힘 때문입니다. 흔히 꽃에 쓰이는 "송이"라는 표현을 나부끼는 눈에 쓴 표현은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 송이에서 나무, 들판, 동구 밖까지 이어지는 시선의 전환은 언제 봐도 일품입니다. 내가 보고 있는 한 송이 두 송이 내리는 눈이 이미 시선이 미치는 모든 곳을 덮고 있노라는 장면의 전환은 어떤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문학만의 장점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동시의 작사가는 울산과 관계가 있습니다. 바로 서덕출 시인입니다. 사후 발간된 동요집 "봄편지"로 유명한 동시작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눈꽃송이", "봄편지", "어머니의 매"등이 대표작이지요. 1906년 1월 24일, 울산광역시 중구에서 아버지 서형식과 어머니 박향초 사이에 태어나 1940년 1월 12일 타계할 때까지 줄곧 태화강 인근에서 살았습니다. 동요 구석구석 묘사된 풍경은 울산의 그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울산에서 태어나고 울산을 노래하다 세상을 떠난 시인이지요. 

 


 



 그분의 아름다운 동요는 아직까지 널리 불리고 있지만, 그의 삶이 녹녹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일제 강점기,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당시 민초들의 삶은 다들 고통스러웠습니다. 거기에 서덕출 시인은 안타까운 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을 쓰지 못했지요. 자유가 박탈된 시대에 자유롭지 못한 육체, 아이러니하게도 서덕출 시인의 자유로운 문학은 이런 한계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걷지 못해 학교를 가지 못했고, 그래서 서덕출 시인은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시인의 어머니는 손수 시인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됩니다. 글은 몸이 불편한 시인에게 새로운 탈출구가 되어 줍니다.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후, 남들이 글로 남긴 경험을 간접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시인의 마음을 자극하게 되지요. 다른 이가 쓴 글을 읽다 자신의 시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어 시인은 습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작가 서덕출의 출발인 것입니다. 당시 어린이들에게 희망흘 걸고 민족의 문화를 잡지를 통해 교육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이" 잡지였지요. 서덕출 시인은 현재 한국 아동문학의 시초였던 이 잡지에 주목하고 자신의 글을 투고하게 됩니다. 동요 "봄편지"는 호평을 받게 되었고, 시인의 문학적 재능을 알아본 방정환과 교류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 동시 투고를 시작으로 서덕출 시인의 시 발표는 계속되었습니다. 발표한 시는 70여 수, 아이들의 시각에서 자연을 노래한 작품이였습니다.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했던 시인을 "어른이 되었어도 동심을 가졌다."고 표현한 동료 문인이 있을 정도로 시인의 시는 아이들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였습니다. 시인의 작품 또한 당시 중앙,조선,동아일보 등에 실릴 정도로 호평을 받았지요. 안타깝게도 아직 할 일이 많은 34세의 나이, 시인은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생전에 그토록 염원하던 동시집이 나온 것은 시인의 사후인 1952년 7월의 일입니다. 시인이 살던 중구에는 "서덕출 공원"이 건립되어 시인을 기리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울산에서는 시인의 이름을 딴 백일장과 문학상 수상식이 열리고 있지요. 서덕출 봄편지 노래비 백일장과 서덕출 문학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유를 빼았긴 시대, 불편한 몸의 시인은 누구보다 자유롭게 희망과 미래를 노래했습니다. 시인이 희망을 건 존재는 바로 아이들이였고, 그 정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울산 중구를 거닐며 동시 "눈꽃송이", "봄편지", "어머니의 매"가 탄생한 고향을 찾아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자녀가 있으시면 도서관으로 달려가 서덕출 시인 혹은 그의 정신을 지금까지 이어주는 서덕출 문학상 수상작을 찾아 보시는 것도 의미 있는 나들이가 될 것 같습니다. ^^

 


 



 



Posted by Tele.mann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