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곡박물관 전시 '기와가 알려주는 울산역사'
즐기 GO/문화예술2015. 6. 26. 08:00

질박한 기와 속 선인들의 삶 : 기와가 알려주는 울산역사

예전에 경주에서 열렸던 기와전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요. 지붕 위에만 있던 기와를 가까이 접해보니 참 질박한 아름다움, 화려하진 않지만 기와에 새겨진 문양에서 고운 선의 미학을 느낄 수 있었어요. 흙이 주는 특유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전시였달까요?

 

울산에서도 성터, 사찰 기와 문화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한 걸음에 달려갔답니다. 지난 화요일이죠. 23일 울산대곡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가 시작됐는데요. 너무 조급해하진 마세요. 전시기간은 3달, 9월 13일까지 열릴 예정이니까요.

사실 제가 대곡박물관은 처음이라, 저도 모르게 암각화박물관을 가 버린 거 있죠. 가까운 곳에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암각화 박물관과 대곡박물관은 들어서는 길이 다르다는 것, 잊지마세요. ^^

 

대곡박물관의 전경이에요. 너무 예쁘죠? 건물 디자인이 참 이국적이죠.

박물관을 들어서기 전 쇠부리 작업과정에 대한 내용, 두동면 방리마을 제련로 터가 전시돼 있어요.자,,, 이제 <기와가 알려주는 울산 역사 -城(성)과 寺(사)의 盛衰(성쇠) 특별전>을 만나러 들어가 볼게요.

 

울산대곡박물관 관람안내

울산지역은 삼국시대부터 기와를 사용했는데요. 울산 유적 곳곳에서 일제강점기부터 입암리사지 등에서 삼국시대 기와가 출토돼 왔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유물은 160여 점, 그리고 4부로 구성돼 있는데요.

1부: 성터(城址)에서 만난 기와

울산 지역 여러 성터에서 많은 기와를 만날 수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반구동 유적, 학성산 토성유적, 그리고 경상좌병영유적을 소개하고 있어요. 세 유적에서 출토된 기와들이 각각의 유적의 시대와 성격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7세기 대의 연화문수막새를 통해서는 당시 반구동에 있었던 건물이 일반 건물이 아닌 아주 특별한 성격의 건물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고운 기와를 만날 수 있고요. 고려시대 토성에서 나온 울산의 옛 지명인 ‘굴화(屈火)’·‘굴정(屈井)’명이 적혀있는 기와를 만날 수 있어요. 자세히 보시면 글자가 보이실 거예요. 그리고 경상좌병영 건물지 출토 조선시대 기와도 만날 수 있습니다.

 

2부: 기와로 본 통일신라 건물지

대곡면 편입부지인 천전리의 방리유적I, 방리유적II, 삼정리의 하삼정유적, 구미리의 양수정유적에서 출토된 기와가 전시돼 있는데요. 이곳에 있었던 건물은 사찰은 아니었고, 공용 목적의 건물로 추정되고 있데요. 위에 보이는 연꽃무늬 타원막새,, 전 이 기와가 참 맘에 들더라고요. 삼정리 하삼정 유적인데요. 타원수막새는 딱 이거 하나더라고요. 경주 안압지에서도 이 타원막새가 출토되었다니,,, 음,,, 이곳에도 안압지 같은 정원이 있었을까요?

3부: 절터 기와와 사찰의 성쇠

절터에서 만나는 기와는 각각 그 사찰의 성쇠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울산지역에서 발굴조사된 절터 가운데 영축(취)사지, 운흥사지 출토 기와와 대곡천 유역의 방리 사지(백련사지)와 장천사지 출토 기와가 전시돼 있어요.

 

4부: 울산의 기와 생산과 공급

울산의 기와가마유적 가운데, 천전리의 방리유적 기와 가마와 천전리 기와가마유적과 청송사지 기와가마유적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 기와 가마들은 인근 사찰이나 건물에 기와를 공급했던 가마로 기와 수급관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자료라고 합니다.
  

이번 전시를 놓쳐선 안 되는 이유!!!

발굴조사 후 처음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유물이 많다고 하는데요. 특히 제가 아까 눈여겨 봤던 <연꽃무늬 타원막새>는 말씀 드렸죠? 같은 모양의 타원막새가 경주의 안압지에서 출토돼, 서로 관련돼 있다고요. 타원막새가 왕경 중심부에서 직접 공급돼 사용됐거나 와당범(瓦當范)이 하삼정 조영공사 때 이동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데요.

영축(취)사지는 울산박물관이 2012년부터 발굴조사를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출토된 기와가 일반인에게 최초로 공개고, 문자, 기호가 있는 평기와가 총 19종 109점이 출토됐는데 대부분 양각으로 표현됐으나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선각한 것도 확인할 수 있데요. 이외에도 운흥사지 출토 기와는 발굴조사 후 처음으로 고향에 와서 선보이게 된 유물이라고 하네요.

그렇게 큰 전시회는 아니지만 울산 지역 출토 기와를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쉽지 않고 특별 전시품이 유물 90% 이상이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자료래요. 기와를 통한 울산 지역문화에 좀 더 관심을 갖는 자리가 될 수 있겠죠?

 

그리고,,, 대곡박물관 상설전시회도 놓치지 마세요!

들어설 때, 두둥! 저 이런 데 올라가는 것 진짜 무서워하는데, 후다다닥,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더라고요. 수몰되기 전 대곡천이래요.

 

2층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조각물이 하나 매달려 있더라고요. 대곡댐 편입부지에서 발견된 오리모양의 토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에요. 아래 오리모양 토기 보이시죠?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영원한 빛의 생명을 간직한 아우라를 승화시킨다는 의미이고, 오리는 달항아리의 미학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그 어리숙함이 너그러운 한국의 정서와 부합된다는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데요. 따뜻하고 소박하죠?

 

결코 울산이 산업으로만 점철된 곳이 아니라는 것, 이렇게 선사인의 숨결이, 삶이, 살아있는 곳이란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9월 13일까지 전시기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아시죠?

너무 느긋해지다가는 놓치고 말아요. 시간 날 때 한 번쯤 울산의 기와와 따뜻하게 마주할 수 있는 시간 만들어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