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수운 최제우의 옛 자취가 남은 이 곳
즐기 GO/낭만여행2015. 6. 23. 08:30

 

인내천(人乃天) - 사람이 곧 하늘이다. 


 조선 말기는 혼란의 역사였습니다. 흉년과 전염병이 돌았지만, 조선은 굶주려 죽어가는 백성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때에도 흉년과 역병은 있었지만, 유독 이때가 혼란스러웠던 이유는 조선말기에는 오랜 세도정치로 위기를 극복할 힘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많은 백성들이 살기 위해 도적이 되었지요. 당시의 기록에 "모이면 백성이요 흩어지면 도적이다."라는 말이 이를 표현한 것입니다. 훔치지 않으면 살수 없는 시대, 얼마전 개봉해 화제가 된 영화 "군도"가 조선 철종 시기인 이때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수운 최제우는 이 혼란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입니다. 살기 위해 도적이 되어야 했던 시기에 유학을 배운 수운 최제우는 혼란에 빠집니다. 오랜 고민 끝에 기존의 유학으로는 이들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양반과 평민, 노비가 있는 신분제, 남녀의 차별, 적자와 서자의 차별이 그것이였지요.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 하늘의 마음이 곧 사람의 마음이다.천심즉인심(天心卽人心)," 이 사상은 곧 백성들의 지지를 받게 됩니다.  

 

 




 바로 조선 말기 사상인 동학의 탄생입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하늘과 같이 존중받아야 한다." 이는 지금은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만, 당시로서는 혁명과 같은 말이였습니다. 신분에 따른 차별이 법과 관습으로 당연하게 여기던 때였습니다. 당시 수운은 이를 몸소 실천합니다. 집안에서 부리던 여종 두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은 자신의 아들과 결혼시켜 며느리로 삼았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수양딸로 삼았지요. 

 


 



 이는 동학교도간의 인사에서도 드러납니다. 교도들은 신분을 막론하고 맞절을 했습니다. 나이에 상관 없이 맞절을 함으로써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사상을 실천하게 한 것입니다. 선비 출신인 수운 최제우가 자신이 죽은 후 동학을 이끌 지도자로 선출한 이는 해월 최시형이였습니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했던 해월 최시형은 전통적인 신분제로 보자면 교단의 지도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후사를 정할 때, 수운 최제우는 인물과 능력만을 고려한 것입니다. 

 

 

 



 울산광역시 중구 유곡동에는 수운 최제우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수운 최제우 유허지입니다. 동학의 후신인 천도교에서는 성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종교와 관계 없이 조선 말, 신분제 없는 모두가 평등한 나라를 꿈꾸던 수운 최제우의 발자취를 찾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울산광역시에서도 기념물 제12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그 옛날 수운의 자치가 있는 유허지에 다다릅니다. 경주가 고향인 수운선생이 여기에 머물렀던 이유는 처가와의 인연 때문입니다. 옛날 수운 최제우의 처갓집이 있던 장소였고, 수운 최제우는 여기를 찾아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고민하며 그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 하늘의 마음이 곧 사람의 마음이다.천심즉인심(天心卽人心)," 동학사상으로 꽃 피우게 되지요. 

 

 

 



 철종 11년인 서기 1860년 시작된 동학은 만 3년인 철종 14년인 서기 1863년 위기를 맞게 됩니다. 수운 최제우가 ‘삿된 도로 정도를 어지럽혔다는 죄(左道亂正之律)’로  체포된 것이지요. 당시 사회의 근본인 신분제를 부정하고 인간은 모두 평등한 존재로 규정한 동학을 기득권이 곱게 볼 리가 없었습니다. 대구 경상감영으로 압송된 후, 수운 최제우는 처형당했습니다. 수운의 나이 41세, 꿈꾸었던 세상을 보지 못한 안타까운 죽음이였습니다. 

 


 



 수운 최제우의 죽음 이후, 15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가 꿈꾸던 신분제가 없는 사회는 실현되었습니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 는 엄숙한 선언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습니다. 젊은 날의 수운 최제우는 이곳에서 어지러운 나라를 바로잡을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누리는 권리를 위해 생명을 걸어야 했던 선인의 발자취를 찾아보는 여행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