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의 날'을 맞아 선인의 희생을 돌아보다. 


“경상도 감사 등이 연속으로 치계한 것을 보면, 울산(蔚山)·경주(慶州)의 외롭게 살아남은 백성들이 충의에 분발하여 몸을 바치지 않는 이가 없어서 강적과 날마다 혈전을 벌여 아홉 번 죽더라도 돌아가지 않는다 하니 매우 가긍합니다."


조선왕조실록 선조 27년(서기 1594년) 3월 25일 두번째 기사

 

 




오는 6월 1일은 의병의 날입니다. 의병(義兵)은 의를 위해 일어선 병사들, 의를 위해 모인 군대란 뜻입니다. 이는 한국의 역사에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입니다.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어선 군대, 이를 통칭하여 의병이라 말합니다. 임진왜란 때  떨쳐 일어선 의병장들의 활약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시대적으로 먼 이야기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100여년 전인 구한말,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일어선 군대 역시 출발은 의병이였습니다. 이를 기리기 위해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서기 1592년에 홍의장군 곽재우가 경남 의령에서 의병을 일으켰던 음력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멀리는 임진왜란에서부터 가까이는 구한말의 의병 - 독립군의 정신을 오늘에 되새기고, 선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자는 의미의 기념일인 셈입니다. 

 

 




 임진왜란이 벌어졌을 때, 울산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벌어졌을까요? 북진하는 왜군에 의해 울산읍성이 점령당하고, 울산에는 왜성이 들어서게 됩니다. 평화롭던 울산은 하루 아침에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그 피해는 엄청난 것이었고, 이에 분개한 울산지방의 뜻 깊은 의사들은 한 곳에 모여 항전을 결심합니다. 왜군이 아직 점령하지 못했던 옛 신라시대의 산성인 기박산성에 모여 군대를 조직한 것이지요. 

 

 




 기박산성에 모인 의병은 대장에 박봉수를 좌익장 박응정과 우익장 장희춘를 뽑아 지휘할 지도자를 선출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5월에는 경주에서 견천지가 합류했으며 또한 신흥사 승군 지도자 지운스님 또한 승병을 이끌고 합류하게 되지요.  모인 의병들의 수는 무려 1,000명에 이르렀습니다. 울산의 지휘체계는 9월에 확립됩니다. 경상좌병사 박진이 새로 임명되었으며, 울산군 가군수 김태허를 중심으로 의병의 지휘체계를 재편하지요. 

 

 




 이때의 울산의병은 3천여 명입니다. 현대 한국군의 편제로 보면 연대보다는 크고 사단보다는 작은 하나의 여단 규모였습니다. 규모 뿐 아니라 위세 역시 대단했습니다. 1597년 4월 17일 왜적에게 빼앗겼던 병영성을 기습 공격한 것이 5월 7일입니다. 이는 울산의병의 첫 전투이며, 병영성을 함락시키고 기세등등하던 왜적에게 일침을 가한 의미있는 전투였지요. 이후, 북으로는 경주와 영천, 남으로는 밀양, 서로는 창녕 화왕산 멀리 안동까지,,, 울산을 중심으로 한 다수의 전투에 참여하여 그 의기를 떨쳤습니다. 

 

 




 앞서 언급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은 이를 보고한 것입니다. 울산의병의 마지막 전투는 울산왜성 - 도산성 전투입니다. 바로 충의사에서 바라보이는 학성공원이 그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이지요. 무려 13일에 걸친 처절한 전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조선과 명의 연합군이 도산성을 함락시키는데 실패했지만, 적의 총대장 가토 기요마사가 할복 자살까지 결심하게 만들 정도로 몰아붙였습니다. 이후 전의를 상실한 일본군은 북쪽으로 공격할 전의를 상실하였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자 곧 바로 한반도에서 철수하였습니다. 

 

 




 충의사에는 울산의 의사 239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어느 지역보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울산의 특성 탓에 나라를 위해 생명을 던진 분들의 기록이 많이 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충의사에서는 무명제공신위를 함께 봉안하여 봄, 가을 그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6월 1일은 의병의 날입니다. 충의사에 들러 울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진 옛 선조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은 공원이 된, 임진왜란 최후의 전투가 벌어진 성터를 걸어보시는 것도 뜻 깊은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Posted by Tele.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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