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좌병마사가 호령하던 울산 병영성
즐기 GO/낭만여행2015. 5. 27. 08:30


600년 역사의 옛 성터를 거니는 역사 산책


 울산광역시 중구 병영1동과 병영2동이란 지명은 병영성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병영은 병마절도사영성의 준말입니다. 병마절도사의 지휘소가 머무르는 성이란 뜻으로, 여기서 병마절도사는 조선시대 육군사령관을 말합니다. 조선시대 각도의 육군을 지휘하는 책임을 맡은 종2품 무관직으로 그 명칭을 줄여 병사라고도 부릅니다. 조선 후기를 기준으로 하면 총 16명, 각 도에 2명씩 파견되는 무관이니 울산 병영성의 중요성은 이로써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병영성의 위치는 삼일교 남쪽, 외솔교 북쪽에 병영성이 있습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더욱 명확해 지는데 곧게 뻗은 도로 속에 반원을 그리고 있는 둔덕 같은 것이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근래의 개발로 망가져 병영성 전체가 보존되지는 못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은 동문 - 북문 - 서문입니다. 문터에 표지만 서 있는 남문터는 옛 모습을 유추하기가 힘이 들지요. 

 

 


 



 지금의 위치에 병영성이 설치된 것은 조선시대 세종 때의 일입니다. 경상도를 방위하는 병영의 위치는 조정의 전략적 판단으로 여러 곳을 옮겨다니게 됩니다. 경주에 설치되었다가 다시 울산으로 이전하게 됩니다. 그러다 병영의 통폐합이 논의되어 경상도는 마산 한 곳만 병영을 두고 울산의 병영을 폐지하게 되지요. 이것을 마산과 울산의 우병영과 좌병영으로 나누게 된 것은 세종 때의 일입니다. 

 

 


 




 "권도와 황보인 등이 또 헌의하기를, “경주는 비록 이것이 해변의 읍성이지만 바다에서 떨어지기가 서로 멀고, 울산진(蔚山鎭)은 곧 지난날의 좌도 본영이므로 지금 마땅히 따로 도절제사를 두어야 되겠으니, 그대로 울산에 병영을 설치하여 우도 합포(合浦)의 예와 같이 하게 하소서.하였다. 


 임금이 정부에 의논하니, 영의정 황희 등이 의논하기를, “권도와 황보인의 의논이 매우 사의(事宜)에 합당합니다.” 하므로, 임금이 그대로 따라 마침내 박종우를 좌도 도절제사로 삼았다."


조선왕조실록 발췌

 

 




 여기서 합포는 지금의 창원시 마산합포구를 이릅니다. 경상우도 병마사를 합포에 경상좌도 병마사를 울산에 두어 경상도의 방비를 튼튼히 하자는 논의가 조정에서 있었습니다. 발의를 한 사람은 권도와 황보인입니다. 명군 세종은 명재상으로 이름난 황희의 의견을 묻고 별 이견이 없자 이를 받아들이게 되지요. 제1대 경상좌도 도절제사로 박종우를 파견했으니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 셈입니다. 




 옛 병영성의 모습을 머리에 그리기에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병영성은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어 왔습니다. 울산시에서 옛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 것도 근래의 일이지요. 안타깝지만 많은 부분 유실되었고,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노력,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동문 - 북문 - 서문의 상태가 양호합니다. 동문에서 북문까지의 구간은 정비가 끝났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기도 좋지요. 북문에서 서문의 구간은 지금 한참 정비공사 중이라 그 흔적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참, 병영 1동 주민센터 앞에 서 있는 역대병마절도사의 비석을 보시면 옛 병영성의 위용을 짐작하시는데 도움이 되실듯 합니다. 서기 1417년 축성된 이래 1897년까지 경상좌도 병마절도사가 머물렀던 병영성을 거쳐간 역대 병마절도사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유물입니다. 2년 후, 2017년이면 병영성 축성 6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짧은 산책이지만 600년의 세월 성이 세워지고 무너졌다 다시 복원되는 병영성을 거닐었습니다. 무너진 돌더미와 당당한 성의 흔적에서 세월의 무상함과 역사를 동시에 느꼈습니다.  




▲ 옛 병영성 서문지 터(위)와 성문을 끼웠던 석재 모습(아래)


 진행 중인 공사가 끝이 난다면 저 역시 병영성을 다시 찾을 생각입니다. 복원 역시 역사의 일부이며, 옛 모습을 상상하며 어떻게 복원되는지 확인하는 것 역시 즐거운 일입니다. 600년 역사의 옛 성돌 위를 거니는 산책길은 무엇보다 즐겁습니다. 가족과 함께 이 성돌 위를 거니는 것은 어떨까요? 동문터에서 길을 잡고, 북묵을 지나 서문으로 나아갑니다. 병영1동 주민센터 앞에 서 있는 병마절도사의 비석으로 마무리하는 즐거운 역사여행길입니다. ^^



▲ 옛 병영성 남문터 - 동,북,서문 터에 비교하면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