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어휴. 죽겠다."
사내들의 한숨 소리가 끊이질 않아요. 도대체 그들은 무슨 일을 하기에 연거푸 한숨을 쏟아내는 걸까요?

"드르렁. 드르렁. 자는데 누가 이렇게 시끄러워."
 천하의 마고할매를 자극하는 이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요.

 이러다 마고할매가 일어나기만 하면 땅이 흔들릴 텐데요.


"에이, 못 자겠다. 누구야! 누가 이렇게 시끄러!"
마고할매는 벌떡 일어났죠. 긴 다리를 일으켜 소리나는 쪽을 내려다봤지요. 마고할매의 표정이 심상찮죠. 누군지 잡히기만 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듯 씩씩대며 말이죠. 조마조마한 순간이에요.

도대체 소리는 어디서 나는 걸까. 한참을 내려다 봤죠. 소리는 언양에서 나고 있었어요.

 

 언양 화장산 아래 평지에 토성을 쌓아 올리는 중이었죠. 울산의 인부들을 총 동원하고도 모자라 밀양 인부들까지 공사에 동원될 정도였지요. 그런데도 좀처럼 공사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인부들의 불만이 쌓여 갔어요.


‘도대체 이 공사는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야.’
사람들이 흙을 나르면서 진땀을 흘리고 있었지요. 마음이 약해진 마고할매는 입김을 불어 시원한 바람을 보냈지요. 인부들이 그 바람을 맞으며 잠시라도 일을 쉬어갈 수 있었어요. 그러나 그뿐. 시원한 바람이 불어도 더운 건 어쩔 수 없었어요. 쉴 새 없이 일하면서 진땀으로 범벅됐으니까요. 일은 계속해야 했거든요. 그러니 한숨 소리가 계속 이어질 수 밖에요.

 마고할매는 어떻게든 이 소리를 듣지 않고 조용히 자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한숨을 쉬는 원인을 제거해줘야 했답니다. 자신에게는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일이 었어요. 마고할매가 조금만 움직이면 산, 강, 바다, 섬도 만들어졌죠.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어요. 세상의 지형을 만드는 여성 거인이었으니까 불가능한 일이란 없었죠. 홍수가 나면 손가락으로 물길을 터주었고, 산이 없으면 산을 옮겨다 주었으니까요. 게다가 기침 한번에 태풍이 몰아치게 하니 더는 말이 필요 없겠지요.

 


 마고할매가 근처 산을 하나 들었어요. 이번에도 도와줘야겠다 싶었죠.
 ‘나는 이렇게 가벼운데.’
마고할매는 산을 앞치마에 넣어 가뿐히 가지산을 넘었지요. 이제 언양이 바로 눈앞에 있었죠. 그러고 보니 산을 어떻게 줄지 고민을 하지 않았죠. 이대로 자신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놀랄 테니까요. 인부들이 모두 일을 마치고 돌아간 후 몰래 가져다두면 어떨까 싶었어요. 어둠이 내려앉기를 기다려야 하겠죠. 그래서 길천리 오산의 넓은 들판에 잠시 앉았어요. 앞치마의 산도 내려 놓았죠. 그 때 밀양의 장정들이 걸어오지 않겠어요.


“어디 가는 거야?”
“집으로 갑니다.”
“공사는 어쩌고?”

“언양 읍성 공사는 다 끝났어요.”


 밀양의 장정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죠.

 천하의 마고할매라고 해도 다 끝난 일 앞에서는 별 볼일이 없었어요.
“에이, 이럴 줄 알았더라면 조금만 참을 걸.”


 앞치마에 넣어 온 산은 어떻게 할까요.

 들고 가 봐야 쓸모도 없으니 그대로 둔 채 밀양으로 돌아가 버렸죠. 졸지에  산은 드넓은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섬처럼 들판 한 가운데 서 있게 된 것이랍니다. 이 산을 독뫼산이라고 해요.

금강산 예쁜 바위 경연대회에 참여하려던 울산바위가 설악산에 주저앉았듯 말이에요.


 

 사실 마고할매가 옮겨 놓은 독뫼산과 같은 설화는 비현실적이에요. 하지만 상상의 세계 어딘가에는 있지 않을까요?  슈퍼맨과도 같은 그런 존재 말이죠. ^^ 

 

 

 

 

Posted by 울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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