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유물 소개

인간과 말의 만남 - 말을 다루다, 마구(馬具)

 

'포니, 갤로퍼, 에쿠스!'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자동차? 또 다른 힌트를 내자면, 누구나 갖고 싶은 명품 중 하나인 에르메스(HERMES)와도 관련이 있다.

출처/에르메스(http://www.hermes.com/)

정답은 바로 말()이다! 포니는 '몸집이 작은 말'의 한 품종이고, 갤로퍼는 '질주하는 말'을 의미하며, 에쿠스는 라틴어로 '개선장군의 말, 멋진 마차'란 뜻이다. 말이 고대사회부터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된 것을 생각하면, 현재 일반적인 교통수단인 자동차의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럼 에르메스는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에르메스는 1837년 유럽 귀족을 위한 마구(馬具) 용품 판매점으로 시작해 지금의 명품 브랜드로 발전했으며 브랜드 로고에 그려진 마차와 귀족의 모습이 이러한 브랜드 역사를 보여준다.

고대 사회에서 말은 빠르고 강인한 이미지로 인식되어 왔고 교통수단으로 말만큼 유용한 동물도 없었다. 몽골족은 태어날 때부터 말과 친숙하게 지내 말을 탈 때도 안장이나 등자가 필요 없다고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이 말을 다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도구인 '마구(馬具)'가 필요하다.

마구는 말 그대로 '말을 부리는 데 필요한 도구'로, 말의 입에 물려 가장 큰 제어력을 가진 재갈(), 말의 등과 사람의 엉덩이 사이에 마찰을 줄이는 데 필요한 안장(鞍裝), 공중에 떠 있는 발을 안정적으로 디디기 위한 등자(鐙子)가 가장 기본적인 마구이다. 여기에 말의 머리나 가슴, 엉덩이 부분에 가죽끈을 돌려 끈의 교차점을 묶고 장식하는 운주(雲珠)와 행엽(杏葉) 등 다양한 장식구도 있다.

행엽

말을 제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재갈은 언제, 어디서, 누가 발명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기원전 5천년 전부터 녹각(鹿角)이나 동물 뼈 등으로 제작되기 시작해 고대부터 현재까지 기능의 큰 변화 없이 사용되고 있어 인간과의 관계가 그만큼 길게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지금으로부터 2,000여 년 전인 원삼국시대(原三國時代)부터 마구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청동 또는 철로 만든 재갈과 마면(馬面), 마탁(馬鐸) 등 사람이 말 위에 탈 때 필요한 도구보다는 마차관련 도구들이 대부분이라 이때는 마차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원삼국시대 재갈의 특징은 재갈멈치의 형태에 따라 프로펠라형, S자형을 이루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 크기가 거대해져서 이 재갈을 직접 사용했는지, 아니면 무덤에 부장하기 위해서 따로 제작한 것인지 논란이 있다.

삼국시대에는 마구의 종류와 마구를 제작하는 재료가 다양해진다. 사람이 말 위에 올라탈 수 있게 한 안장, 등자의 출현이 가장 큰 변화이다. 또 지배층의 등장에 따라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서 금, 은을 사용해 화려한 마구를 제작하기도 한다. 삼국시대의 대표적인 장식마구인 행엽은 말의 엉덩이에 끈을 매 장식하는 장식구로 금, 은, 철 등을 사용해 제작한다. 심장처럼 생겼다 하여 '심엽형(心葉形)행엽'이라 하기도 한다. 벽면에 전시된 등자도 삼국시대에 와서 출현한 것으로 말을 탈 때 둥근 부분에 말을 걸어 안정성을 유지하는 마구이다. 처음에는 나무를 깎아서 사용했지만 제철과 제련기술의 발달로 나무로 만든 등자 표면에 철판을 붙여 만들기도 하고, 전부를 철로 만든 것도 있다.

말과 인간의 만남이 만들어낸 마구(馬具)! 그 관람법을 소개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먼저 마구 제작자들의 공방(工房)을 상상하면서 관람해보자! 단단한 철을 이리저리 구부려 모양을 만드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저건 만들기 어려웠을 거야!', '어떻게 저렇게 만들 수가 있지?' 수천 년 전 마구 제작 공인과 대화를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 두 번째로 화려하게 빛나는 금, 은을 사용해서 만든 마구가 장식된 말 위에 앉은, 위풍당당한 왕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당시의 찬란했던 신라의 황금문화를 마구를 통해서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Posted by 울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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