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는 근대에 형성된 많은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으나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근대문화유산들이 수치스러운 역사의 산물이라는 비판적인 시각 속에서 과소평가되어 등한시되기도 했다. 그러한 문화유산 중 대표적인 근대건축물의 하나가 철도역사(鐵道驛舍)이다.

 우리나라에 철도가 최초로 소개된 것은 1876년 강화도조약체결로 일본에 다녀온 수신사 김기수가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 발전된 일본의 문물을 시찰하고 기록한 책인『일동기유(日東記遊)』에서 일본의 요코하마에서 신바시간에 개통된 철도를 이용해본 소감이 처음이다. 이후 김홍집이 철도 국가운영의 중요성을 역설하였고 1887년 주미조선공사 박정양을 수행한 이하영이 2년여동안 미국체류 중 철도의 편리성을 체험하고 이를 설명했으며, 1894년에 철도국이 설치되었다. 1899년 일본인 회사인 경인철도 합자회사에 의해 경인선의 노량진∼제물포간(33.2km)이 개통되었으며, 철도역으로는 1899년 9월 18일 노량진역이 처음으로 영업을 개시하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울역사는 1922년 착공해서 1925년에 준공된 르네상스 양식으로, 1981년 9월 25일 사적 284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존 최고의 역사(驛舍)는 1914년에 건립된 익산 춘포역사(등록문화재 제210호)이다.

 여기 우리 울산에도 근대 철도 문화유산인 남창역이 있다. 1935년에 개통된 남창역은 부산진에서 포항을 잇는 147.8km 길이의 철도선인 동해남부선이 통과하는 노선에 있으며, 1935년 12월 16일 보통역으로 시작하여, 1978년 역의 확장 및 온산선을 개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남창역사(驛舍)는 1935년에 건립된 서구의 건축기술과 일본의 전통양식을 혼용한 이른바 화양절충식(和洋折衷式) 소규모 목조 철도역사로, 일제강점기 지방 역사(驛舍)의 형식과 구조, 공간구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당시 대륙진출을 위한 군사, 병력, 물자 수송을 위한 기반 시설들이 우선 건설되어졌기 때문에 역사 건축물 역시 싼 값에 빠르게 지을 수 있는 목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절충식 건물이 많이 건설되었다. 일본과 달리 당시 물자수송의 기간시설이 급했던 조선에서는 제대로 된 건축물보다는 창고와 최저규모의 대합실, 사무실만을 갖춘 비슷한 역사가 전국적으로 지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철도국에서 제정한 표준도면을 근거로 하여 단순한 기능에 단순한 디자인의 건축물을 지었기 때문이다.

 2001년 보수정비하면서 지붕에는 평슬레이트를 철거하고 아스팔트 슁글을 덮었고, 창문과 문틀은 알루미늄 새시로 교체되어 현재 건물 안팎의 건축 재료는 바뀌었지만 평면의 형태는 준공당시와 변형이 거의 없다.

 이 남창역은 단순히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일 뿐만 아니라, 한시대의 역사성과 문화적 특성을 담고 있으며 지역민에게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기억을 고즈넉이 안겨주고 있다.

 이렇게 남창역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지속적인 기억을 간직하며, 울산의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역사문화자산으로 가치가 있는 곳으로 향후 이에 대한 보존과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Posted by 울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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