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 전시 비하인드 - 울산의 역사를 디자인하다
즐기 GO/문화예술2013. 5. 8. 14:14

 

  2011년 6월 22일, 울산박물관이 개관하였고 그로부터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5만명이상이 다녀갔고 명실공히 울산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울산박물관이 준공되기 이전부터 학예연구사들은 어떤 박물관을 어떻게 만들지를 고심했고, 그 고민과 노력들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박물관이란 곳은 역사를 보여주고 유물을 보관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역사를 보여준다는 것은 단순히 전시라는 단어로 국한되기보다 많은 부가적인 의미들이 포함되게 된다. 전시를 이루는 것은 크게 박물관이라는 공간, 보여주는 유물, 그리고 그것을 설명하는 패널과 이름표로 나눌 수 있고 그 외에 모형, 영상, 각종 그림 등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잘 이루어졌을 때 좋은 전시라 할 수 있다.

 울산박물관 역사관을 준비하면서 어떠한 전시를 할지 고심이 컸다. 어떻게 유물을 전시할 것인가? 결국 공간에 대한 나만의 해석이 필요하게 되었다. 유물의 크기에 맞게 관람객의 눈높이가 정해지고 거기에 따라 유물 받침대의 높이도 정해지게 된다. 유물이 크면 받침대는 낮아지고 유물이 작다면 자세히 보여주기 위해 받침대의 높이는 높아지게 된다. 유물의 수량이 많다면 높낮이 조절을 적게 주어 통일감 있는 연출이 필요하다. 다른 선배 학예사들의 조언과 여러 연출 기법을 통해 받침대를 만들어 나갔다. 유물의 받침대를 제작하기 전에 전체적인 분위기와 유물의 성격, 형태를 고려하여 밑그림을 그린다. 이때 알아야 할 것은 유물의 사이즈이다. 유물의 크기를 알아야 진열장 안에 위치를 지정할 수 있고 거기에 맞춰 여러 모양의 받침대를 제작할 수 있다.

 청동기시대 지도자들의 전유물인 마제석검의 경우, 그 유물의 중요성과 역사관 초입의 대표 유물이었기에 조금은 웅장한 연출이 필요했다. 권력을 상징하는 태양과 높은 제단의 느낌을 주기 위해 원형과 사각형을 배치하였고 석검을 세워 연출하였다.

 청동기시대의 무덤을 표현할 때는 흙 속에 파묻힌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스티로폼으로 틀을 만들고 마사토를 깔았다. 무덤돌과 토기였기에 가능한 연출이었고 무덤의 느낌을 한층 살릴 수가 있어 호응이 좋았던 전시연출이었다. 반구동에서 발굴한 2천년전의 목책은 습지에서 발견되어 그 원형이 유지되었고 보존처리를 통해 생생하게 복원되었다. 이 목책을 자연스럽게 전시하기 위해서는 원형을 그대로 넣을지 아님 사진을 찍어 이미지처리를 하여 목책으로 표현할지 고민스러웠다. 관람객에게 유물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발굴 당시의 사진을 입수하여 틀을 만들었다. 목책을 넣는 작업은 쉽지만은 않았다. 목책 하나의 무게가 상당하여 두 명이 틀을 잡고 세 명이 지지대를 이용해 겨우 맞춰 넣었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실제의 작업은 항상 차이가 나고 변수가 많아 전시를 준비할 때마다 난관을 만나게 된다.

 울산박물관 개관전시를 준비하면서 과연 이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좋은평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컸다. 다행히 개관 이후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 자신 있게 전시를 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가장 성공적인 전시는 관람객이 유물을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교육적이든 흥미든 무언가를 얻어갈 때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을 잊지 않고 울산박물관에서 하는 전시는 재밌고, 유익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