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에 미친 조선시대 화가 조희룡과 매화도
즐기 GO/문화예술2013. 3. 13. 11:56

 

봄을 알리는 꽃, 매화

매화에 미친 조선시대 화가 조희룡과 매화도

 봄을 재촉하는 봄비도 내리고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다. 겨울의 마지막을 피우는 동백이라면 우리에게 봄을 알리는 것은 매화꽃이다. 2013년, 따사로운 봄을 맞이하여 매화꽃 그림 감상을 해보자.

 매화그림은 고려후기부터 조선시대까지 발달하면서 많이 그려졌다. 군자의 모습이나 현실에 좌절한 자신의 심회를 매화에 비유하여 그리기도 했다. 매화는 '줄기는 늙어 오랜 세월 풍상을 겪은 듯 굵고 가는 것이 뒤틀려 괴이한 모습이어야 하며 새 가지는 말쑥하게 빼어나야하며 어린 가지는 경건해야하고 꽃은 기이하고 아리따워야한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졌다고 한다.

 붉은 꽃잎이 화면 가득 떨어지고, 거친 각을 이루며 꿈틀꿈틀 마주보고 올라가는 듯한 용의 형상. 그 사이로 검게 흘러내리는 행서필의 제화가 있는 것이〈홍매도대련〉이다.

 

 매화 꽃잎이 하얀 눈처럼 천지를 흩날리는 속에 작은 초가 창가에 한 선비가 단정히 앉아 책을 보고 있는 이 그림은〈매화서옥도〉이다.

 〈매화서옥도>의 화면 우측 중간에 쓴 화제를 보면, "좀 먹은 속에서 묵은 그림을 얻었다. 바로 스무 해 전에 그린 <매화서옥도> 였다. 그저 장난스러운 손놀림이나, 제법 기이함이 있고 연기에 그을려 거의 백년은 된 것 같으니 매화 그림이 이런데 하물며 사람이랴! 펴보고 나니 죽었던 친구를 다시 보는 느낌을 받는 것 같구나!"라고 하였다.

이 모두가 조희룡의 작품이다

화가 조희룡은 누구인가?

'매화시경연'이란 벼루에 '매화서옥장연'이란 먹을 갈아서 매화 병풍을 그린다. 목이 마르면 매화차를 마시고 자신이 그린 매화병풍을 둘러치고 잠을 잔다. 날이 밝으면 매화차를 마시고 매화시를 읊조린다. 매화시 백수를 지을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자신의 방을 '매화백영루'라 이름 붙인다. 자신의 호를 '매화두타' 라고 하며 매화에 미쳐 평생 동안 매화를 그린 이가 조선의 화가 조희룡(趙熙龍,1789~1866)이다.

오세창(吳世昌, 1865~1953)의 『근역서화징』에서 둥근 머리와 모난 얼굴, 가로로 찍어진 눈과 성긴 수염, 큰 키에 몸은 야위어서 그가 지나갈 때는 마치 학이 가을 구름을 타고 펄펄 나는 듯하다고 조희룡을 묘사했다. 그는 호방한 기상과 그림에 대한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신선으로 자부했다고 한다. 그는 조선후기 문인회가로 일컬어지지만, <세한도>로 대표되는 여백미를 강조하는 김정희(金正喜,1786~1856)와는 다른 그림을 그렸다. 야산에 무리지어 핀 난, 화면에 가듣 메운 흩날리는 매화 꽃잎, 강렬한 붉은 매화, 자유분방하게 뻗은 가지, 거친 비늘을 털며 굼실굼실 오르는 용같은 매화 줄기, 깡마른 노인의 뼈마디 같은 대나무, 기괴하고도 구멍이 숭숭 뚫린 괴석. 이것이 조희룡 그가 그린 그림이다.

조희룡의 매화도를 감상하면서 봄을 맞이한 우리 눈을 즐거이 해보자.

▲ <매화도>, 종이에 옅은 채색, 113.1x41.8cm, 고려대박물관 

<홍백매도>8폭, 종이에 색, 각 46.4x124.8cm,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