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박물관]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와 조우하다
즐기 GO/문화예술2012. 10. 16. 16:29

 

 조선시대는 한국 회화사에 있어 가장 많은 작가들이 활동하였고 수많은 작품들이 피어난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였다. 한국 회화사의 삼재(三齋)는 공재(恭齋) 윤두서· 겸재(謙齋) 정선· 현재(玄齋) 심사정을, 삼원(三園)은 단원(檀園) 김홍도, 혜원(蕙園) 신윤복, 오원(吾園) 장승업을 그리고 이들을 통틀어 4인을 뽑으라 하면 안견, 정선, 김홍도, 장승업이 있다. 이 모두가 활동했던 시기가 조선시대인 것을 보면 그 시대의 문화가 얼마나 융성했는지 알 수 있다.

 문인화라는 것은 직업화가들의 기교적 완성보다는 문인들의 교양생활으로 그려낸 격조를 중시하는 그림을 일컫는다. 문인화는 중국 북송시대에 성립하여 고려시대에 전래되었다. 그러나 명나라 후기 동기창(董其昌) 일파에 의해 남북종화론(南北宗畵論)이 나오면서 중국의 회화에서 주로 화원과 직업 화가들의 세밀하고 정확한 묘사, 치밀한 구도와 화려한 채색화를 북종화라, 문인화가들의 수묵화를 남종화라 불렀다. 동기창의 남북종화론에 의해 신분으로 그림의 성격을 구분 짓게 되자 남종화를 선호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북종화로 분류된 화가들조차 남종화의 양식을 따르게 되어 마침내 직업화가들 조차 양식적으로 모두 문인화풍을 따르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조선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이번 울산박물관의 "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에 다수의 직업 화가들이 문인화의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인들만의 그림이 아닌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장르로 변화한 것이다.


 문인화의 다양한 소재들 중에서 대표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산수, 인물·산수, 영모초충, 사군자이다. 산수화는 가장 오랫동안 문인사대부들의 사랑을 받는 소재였다. 중국 도가사상의 영향으로 자연 속에 동화되어 살고자 했던 문인사대부들의 이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의 산수를 표현하다 우리의 것으로 눈을 돌려 실제 경치 그대로를 표현한 진경산수(眞景山水)를 창시하여 조선화단에 큰 변혁을 일으켰고 그 시초엔 겸재 정선이 있었다. 인물·산수에서 인물은 그림에서 비중은 크지 않으나 작가의 의중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이다. 털이 있는 동물과 새·나비, 꽃과 풀 등을 그려내어 장수와 소망을 기원하기도 했고 선비로서의 절개와 지조, 의지를 나타내는 사군자를 소재로 삼기도 하였다.

 울산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이번 "조선시대 문인화의 세계"는 한국회화사에 있어 굵직했던 화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없는 자리이다. 조선시대는 한국회화사에 있어 한국회화의 르네상스기라 불릴 정도로 회화가 가장 발달했던 시기이다. 이때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은 그 귀중함과 중요성에서 가치를 측정하기가 어렵다. 정선, 김홍도 뿐만 아니라 김홍도의 스승이었던 강세황, 그의 절친한 친구 허필, 조선의 고흐라 불렀던 천재화가 최북, 최초의 왕실출신 화가 이경윤, 역모죄인의 굴레 속에서 삼재(三齋) 중 한명으로 칭송 받았던 심사정 등 조선시대 대표 화가들을 만날 수 있는, 조선의 회화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인 것이다. 문인화를를 통해 조선시대의 화가들의 생각과 삶 속에 녹아들어 그들과 함께 하는 역사와 미술이 공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