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예전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을 때의 일이다.

 어떤 아이와 어머니가 고고관에 들어왔는데, 역시나 먼 산 보듯 하는 아들을 발견한 어머니가 양손으로 자식의 머리를 붙잡아 유물이 있는 진열장 앞에 눈을 바짝 붙인 뒤 열심히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 때 필자는 어머니의 불타는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와 함께 아이의 멍한 ― 이미 해탈(?)의 경지에 오른 듯한 ― 눈빛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박물관도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재미있는 일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얼핏 했던 기억이 있다.

 울산박물관 어린이박물관「해울이관」설계에 참여한 학예연구사들의 제1원칙은, 전시공간을 구성함에 있어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재미는 '웃고 즐기는 것', 감동은 '무언가 느끼고 배우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이는 어린이박물관이 일차적으로 주 관람객인 아동이 '노는' 공간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지금부터 설명하고자 하는 '해울이관의 7가지 보물'이 탄생하게 되었다.

1. 바위그림 읽기

 암각화 모형에 투명 퍼즐을 맞추면 문양에 불빛이 나오면서 해당 영상이 나오는 체험물이다. 육지동물 바다동물 사람/도구로 나뉜다. 암각화 문양이 실제 동물로 변해 움직이며, 도구의 경우에는 이를 실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애니메이션으로 알 수 있다.

 

 2. 찰칵! 나는 역사의 주인공

 임진왜란 전투와 처용무를 추는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실제 장군복과 처용복을 입고 촬영을 할 수 있어 현장감을 더하고 있다.

 3. 땅 속의 보물찾기 

 울산의 대표 유물인 청동솥 오리모양토기 등을 찾는 발굴 체험물이다. 흙을 걷어낸 뒤 유물 조각을 찾아내고 이를 맞추어 완성하게 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4. 씽씽 자전거 경주 

 자전거를 타고 울산 산업단지를 돌며 그곳에서 생산되는 주요 물품(자동차, 배 등)을 취득하는 게임이다. 그린 아이템을 획득하면 주변에 나무가 생기고, 레드 아이템을 획득하면 오염되면서 자전거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결승점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우승하게 되는데, 1인 체험도 가능하다.

 5. 자동차 타고 울산여행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타고 울산 12경의 주요 코스를 운전해보는 자동차 시뮬레이션이다. 실제 판매중인 국내산 전기자동차를 개조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현실감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6. 내가 운전하는 배 

 울산조종면허시험장에서 현대자동차까지 울산 앞바다를 한 바퀴 돌며 배를 운전해보는 체험물이다. 엔진→시동→가속기→핸들 로 진행되는 시동과정은 실제 배 운전과정과 같으며, 목적지에 도착할 때마다 귀여운 목소리의 해울이 캐릭터가 울산 대표 산업명소를 소개한다.

 

 7. 전자방명록

 박물관에 온 소감 등을 남기는 코너이다. 관람객이 찍은 사진과 십리대밭 간절곶 등대 작괘천의 일러스트 배경에 직접 작성한 글을 합성하여 이를 메일로 보내거나 포토프린터로 출력해 갈 수도 있다.

 해울이관의 7가지 보물은 모두「우리가 사는 울산이라는 공간을 좀 더 재미있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느끼자」는 취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전문가집단의 많은 고민이 있었고, 7가지의 보물은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야 어린이박물관이 많이 늘어난 추세이지만, 해울이관이 조성될 당시 국내에 어린이박물관은 비교적 생소한 개념의 공간이었고, 때문에 해울이관 역시 다소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울산에서 몇 안 되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인 해울이관을 향한 울산 시민들의 지지와 사랑, 그리고 아낌없는 충고와 격려가 더해진다면, 머지않아 울산박물관 해울이관이 시민에게 사랑받는, 최고의 어린이박물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Posted by 울산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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