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 늦가을, 어느 특별한 그림전시회를 찾아
누리 GO/블로그기자2020. 11. 20. 16:33

 

 

 

며칠 전 촉촉하게 가을비가 내리더니 기온도 살짝 떨어지고 낙엽들은 색이 바랜 채로 이리저리 뒹굴고 다닙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흐트러진 일상 가운데 가슴이 따뜻해진 아주 특별한 그림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입장료가 '무료'가 아닌 '노란 은행잎이나, 도토리 한 알, 고구마 한 개...'라고 합니다. 이런 전시 보신 적 있으신가요? 호기심과 가을스러움이 느껴지는 어느 특별한 전시장으로 같이 한번 가보실까요?

 

 

 

▲오토밸리복지센터

 

전시가 열리고 있는 곳은 북구청, 북구보건소와 나란히 있는 오토밸리 복지센터입니다. 북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헬스장 등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카페 쉼터, '산업', '노동' 등 울산과 연관된 단어가 떠올려지는 '울산노동역사관'도 있는 곳이었습니다.

 

 

 

▲1층 입구

 

전시 첫날 오전 11시 오프닝 행사가 있어서 전시장으로 방문해 봅니다. 입구에 들어서서 다중이용시설 이용 QR코드로 인증을 하고 발열체크, 손소독을 합니다.

 

전시장소는 센터 4층 로비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리면 로비에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4층에는 '울산노동역사관1987'이 있습니다.

 

 

 

▲전시 포스터

 

작가님께 받은 전시포스터(좌)와 전시관에 실제 붙어 있는 포스터(우)입니다. 이번 전시는 울산시와 (재)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하고 '그루터기장애인학교'에서 주관한 그림 전시회입니다.

 

울산광역시 (재)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의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지원받아 주1회 2시간, 30차시로 구성하여 5월~10월까지 수업을 하고 준비한 전시입니다.

 

 

 

 

그림 전시회 이름이 '괴발새발'이라는 독특한 이름이어서 작가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눈 위의 새 발자국,

모래 위의 고양이 발자국,

학교에 그림 그리러 가는 우리 학생들 발자국을 가을 햇살 속을 걷는 발자국으로 표현해서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루터기장애인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수세미와 안경닦이 등 공예품들도 전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도자기 작품도 수준이 상당합니다.

 

 

 

 

이번 전시는 의미가 있는 전시회인데요. 그루터기장애인학교 선생님께서 전시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미술수업시간 주제가 주어지면 처음에는 고민하는 듯하지만 거침없이 펜과 붓을 움직이는 학생들은 그 시간만큼은 최고의 화가였습니다.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을 느끼며 또한 아크릴 물감의 물 조절을 못해서 흘러내리는 그림을 보며 그림이 운다고 표현하던 모습, 그래도 선생님의 항상 “색감이 이쁘다”라는 무한한 격려로 다시금 학생들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코로나 기간이라 집합교육을 할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숫자와 글을 잘 모르는 학생은 “선생님요, 달력 한 장 넘기면 그림 그리러 가도 되나요 ”라고 말하며 간절히 듣고 싶은 수업이었는데 무사히 작품전시회까지 할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 전시회의 의미 -.

 

 

 

▲전시 그림

 

처음 수업은 6명의 소수로 시작되었지만 수업시간마다 문 앞에서 서성이는 청강생들까지 함께 지도해 주신 덕분에 총 10명의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신순덕님의 '꽃' 그림과 글을 보면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님의 '꽃'도 생각나고 나태주님의 '풀꽃'도 생각나고 마음이 꽃처럼 화사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11월 18일(수) 오전 11시, 작은 오프닝 행사가 있었습니다.

 

 

축하행사로 곽재구 시인의 '은행나무' 시낭송이 있었는데 전시의 느낌과 참 잘 어울렸습니다.

 

 

 

▲그림지도 배성희 작가님과 그림전시 참여작가님들의 소감 발표

 

그루터기장애인학교 선생님들과 몇 분의 축하 인사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수업에 참여하신 작가님들의 인사 시간이 있었습니다.

 

- 아름다운 소감들

행복하다, 자랑은 부끄러워서 못해요. 이쁘게 그리고 싶었어요.

애인에게 그림 선물할 거예요. 그림 그리는 시간 기분이 좋았어요!

 

 

 

 

'그루터기장애인학교'는 평생교육법, 장애인 등에 관한 특수교육 지원법에 의해 설립된 학교로 2019년 1월 울산광역교육청 장애인 평생교육시설로 승인받았다고 합니다.

 

그림 수업 외 기초(한글, 수), 중급(생활 국어, 수학, 영어, 미술)의 문해수업, 그림 그리기, 글쓰기 문화예술 수업, 정서적 지원을 위한 음악치료, 댄스와 접목한 체육수업, 인권교육, 성교육, 역사교육 등의 수업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그루터기장애인학교 학생 외 그림을 지도하신 배성희 작가님과 함께 활동하는 '라화실' 작가님들의 작품들도 함께 콜라보로 전시되어 있어서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입장료

 

저희는 돈 대신! 노란 은행잎이나 빨간 단풍잎, 가을을 담은 도토리 1개, 고구마 1개 입장료 받아요!

 

 

 

이쁜 전시회를 다 둘러보신 후 시간 여유가 있으면 같은 4층 구경도 한번 해보세요~

울산노동역사관 로비 오른쪽으로 울산의 노동역사에 대해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울산의 노동운동과 울산 출신 노동운동가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괴발새발' 그림 전시회를 둘러보시고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아름다운청년 전태일의 꿈, 그리고' 전시가 열리고 있으니까 이곳도 한번 방문해 보세요!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영화로 노동자 전태일의 이야기를 어렴풋이 더 알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그의 삶을 한번 더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청년 전태일의 꿈, 그리고>

♣ 전시기간 : 2020년 11월 13일 ~ 2021년 1월 30일

♣ 전시장소 : 울산노동역사관 기획전시실

      (울산시 북구 산업로 1020)

♣ 전시문의 : 052-283-1987

 

<괴발새발 그림 전시회>

♣ 전시기간 : 2020년 11월 18일 ~ 2021년 11월 24일

♣ 전시장소 : 울산노동역사관 로비

      (울산시 북구 산업로 1020, 4층)

♣ 전시문의 : 052-933-0105

 

 

11월 24일까지 열리는 전시, 북구로 가시는 걸음이 있다면 꼭 방문해 보세요!

 

전시장을 내려오면서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장애'라는 불편함을 겪고 사는 사람들과 걸음의 속도를 맞추거나 혹은 눈을 맞추는 일, 불편함의 반응 차이 등 그 거리를 좁히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을의 마지막에 의미 있는 전시회를 만나고 따뜻한 마음으로 일상에 복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