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 올해 처음으로 열린 태화강 빛축제 현장
누리 GO/블로그기자2020. 11. 3. 19:01

1967년, 국내 제1의 공업 도시라는 상징성을 살려 ‘울산공업축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린 처용문화제가 올해로 54회째를 맞았습니다. 

 

어릴 적 공업축제의 불꽃놀이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이런 공업축제가 이름을 바뀐 것은 1995년입니다. 울산의 고유문화 콘텐츠인 처용설화를 바탕으로 문화·예술적 의미를 더해서 '처용문화제'로 탈바꿈한 것이지요. 

 

 

태화교 하단 태화강 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린 제54회 처용 문화제
올해 처음으로 열린 '태화강 빛축제'

태화교 하단 태화강 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린 처용문화제(2020.10.30-11.01)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시민들을 위한 심리 방역에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시민과 예술가들이 한 자리에 밀집하여 펼치는 기존의 방식 대신 비대면으로 진행된 올해 축제는 예술을 통한 치유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펼쳐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태화강 빛축제'도 있었는데요. 행사 전 관련 기사를 접하다가 '4차 산업 혁명시대의 주역인 드론을 활용해 밤하늘에 펼쳐지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군집 드론쇼 및 미디어아트와 라이트박스를 활용해 세계적인 거장의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는 형식으로 조성해 예술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과연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이 발동하여 행사 첫날 빛축제장을 찾았습니다.

 

 

태화강 십리대밭교에서 바라본 가을 해질녘 태화강 국가정원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과 남구 태화 태화강 체육공원은 십리대밭교로 연결된다

행사 첫날인 30일에는 처용문화제뿐만 아니라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에서도 낮부터 다양한 행사가 있었는데요. 일찍 도착하여 국가정원을 둘러보다가 십리대밭교에 조명이 들어올 무렵, 빛축제 행사장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클리어존을 통과 후 행사장 진입이 가능했다

코로나19가 일 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사회 곳곳의 미비했던 방역망도 어느 정도 완성되었는데요. 처용문화제와 빛축제 행사장도 촘촘하게 방역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관람객 모두가 체온 측정과 개인 소독 그리고 QR 체크인 앱을 통해 등록해야만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클리어존 통과 후 만난 축제장 입구
2020 태화강 빛축제

빛축제장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조명 상자는 모두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으로 구성을 하였는데요. 일반적으로 접하던 평면의 미디어 아트와는 달리 빛을 발하는 육면체 상자여서 훨씬 입체감이 강하더군요. 탁 트인 공간에서 실물 작품보다 훨씬 큰 크기로 주위 어두움을 배경으로 강렬한 빛을 발산하다 보니 무척 이색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태화강 빛축제 '달빛 소나타' 공간
'달빛 소나타' 인공 수조 위로 비친 도심 야경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장소는 '달빛 소나타' 공간이었습니다. 거대한 인공 수조 위에 빛을 내는 색유리 구조물과 수조 위로 비친 도심 야경은 지금껏 울산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행사가 시작하자마자 들어간 탓에 현장의 피아노 연주를 직접 듣지는 못했는데요. '음악이 흐르는 빛의 호수'라는 큰 틀이 잘 표현된 공간이었습니다.  

 

 

인피니티 미러룸
인피니티 미러룸 내부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곳은 단연 '인피니티 미러룸'이었습니다. 거울을 활용한 무한 별빛 공간으로 들어가 보기 전까지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조차 쉽지 않은데요.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가 좋다 보니 구경하고 나와서도 자신들이 담은 사진을 보고 마냥 신기해한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같은 날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에서는 '2020 태화강 대숲한마당'이 열렸다
대숲한마당

태화강 빛축제 장을 들러본 후 행사의 백미이기도 한 '드론쇼'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중구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같은 날 저녁에 나비생태원 대숲에서는 '2020 태화강 대숲한마당'이라는 행사가 열렸거든요. '대나무 빛한마당'과 '대숲 레이저 공연'이라는 조금 낯선 일정이라 시간을 내어 사진으로 담아보기로 했답니다.

 

 

대숲 레이저 공연
야광 조끼를 입은 연기자가 다양한 동작을 보여 주었다

대숲 입구로 설치한 원형 대나무통으로 은은한 불빛이 오는 이들을 밝혀 주고 공연 시간이 하나둘 행사장으로 모여듭니다. 행사 자체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평소 보기 힘든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한 레이저 공연이어서 모여든 이들 모두 사진 찍기가 바쁘더군요. 특히 야광 조끼를 입은 연기자가 음악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모습은 밤마실 나온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였습니다

 

 

2017년 처음 선보인 태화강 국가정원 은하수길

그리고 보면 그동안 태화강국가정원의 저녁 풍경이 조금 단조로운 면이 있었습니다. 봄~가을까지 다양한 꽃들로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한 주간 풍경과는 달리 해가 지고 나면 달빛 삼아서 산책하기도 쉽지 않을 만큼 어둡기도 했고 일부러 이곳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보여줄 특별한 저녁 풍경도 없었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2017년 십리대숲에 선보인 '은하수길'은 태화강국가정원의 저녁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SNS를 통해 태화강국가정원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알려지면서 은하수길 하나를 보기 위해 외지에서 일부러 태화강국가정원을 찾는 이들도 이제는 많아졌으니 말이죠.

 

 

조명 설치 후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태화강 국가정원 - 태화강 국가정원은 국가정원 지정 1주년을 맞아 올 가을에 야간 경관 조명을 새롭게 보완하여 선보였다

 

10월 하순 새롭게 선보인 만남의 광장 야간 조명

 

태화강국가정원 야간 포토존

마침 올해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1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태화강 국가정원 곳곳에 야간 경관 조명을 새롭게 설치를 하였습니다. 만남의 광장을 포함하여 곳곳에 다양한 조명과 포토존을 두어 주간에는 만날 수 없는 국가정원의 매력을 보여주더군요.

 

또 국화 개화시기에 맞춰 야간에도 국화밭을 감상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동안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야간에 공연이나 다양한 행사는 많이 열렸지만 평소 행사가 없는 야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는데요. 차츰 보완해 나가다 보면 낮보다 더 매력적인 저녁 태화강국가정원 모습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태화강 빛축제 드론쇼

다시 빛축제장입니다. 100여 대의 드론이 태화강 밤하늘로 동시에 떠올라 10여분 정도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울산을 상징하는 고래와 처용 등 갖가지 문양을 음악에 맞춰 하늘에 수놓았습니다.

 

이전에 장생포 고래축제가 이곳에서 열릴 때에는 불꽃놀이가 항상 행사의 마지막을 담당했습니다. 다만  보는 이들은 즐겁지만 터지는 폭죽 소음으로 민원이 많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불꽃놀이가 힘든 현실에서 펼쳐진 드론쇼는 불꽃놀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주더군요. 더군나 소음이 없다는 점은 도심 야간 행사로서는 엄청난 장점이기도 하고 말이죠. 드론쇼가 펼쳐지는 동안 이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드론쇼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앞으로 도심 야간 행사에서 자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첫날 이른 시각에는 많이 한산하던 행사장이 다시 찾은 마지막 날에는 많은 이들로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매년 울산 10월 마지막 밤은 선암호수공원 불꽃이 밤하늘을 밝혔는데요. 아쉽게도 작년으로 행사가 끝이 났고 올해는 태화강 빛축제가 울산의 밤을 새롭게 밝혔습니다. 처음으로 펼친 태화강 빛축제. 앞으로 울산의 가을밤을 책임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