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 울산박물관 랜선 전시회 개최 - 기(技)와 예(藝)를 잇다
누리 GO/블로그기자2020. 9. 30. 20:15

울산박물관 랜선 전시회 개최, 기(技)와 예(藝)를 잇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언택트 문화가 발달하고 있는 요즘, 울산박물관에서는 예정되어 있던 2020년 특별기획전 [울산의 무형문화재 - 기(技)와 예(藝)를 잇다]를 랜선 개막으로 본격 시작하였습니다. 랜선 여행은 물론 각종 공연과 콘서트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방구석 놀이문화가 대세인데요. 이제 도슨트 설명을 포함한 전시회도 온라인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랜선 전시 개최, 기(技)와 예(藝)를 잇다

2020년 특별전은 [울산의 무형문화재]를 소개하고, 울산의 기(技, 기술)와 예(藝, 예술)를 이어온 무형문화재 대상자들을 응원하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만들어졌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무형문화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어 온 무형의 문화재 유산 중 보존 및 전승이 필요한 종목, 그리고 그것을 배우고 전승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울산에는 현재 여섯 가지의 무형문화재가 있어, 전시회에서는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시회는 9월 22일 울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하여, 11월 29일까지 약 2개월 간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울산박물관 전체가 휴관하기로 결정되었고, 정부 지침에 따라 재개장하기 전까지는 랜선 상으로 전시회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개장 후엔 방문하여 전시회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현재 온라인 개막된 전시회는 유튜브 울산박물관 채널에서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약 12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전시회의 알짜배기 정보만 쏙쏙 뽑아 알려주고 있으니, 전시회 방문 전 사전 답사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울산은 광역시로 승격한 이래 현재까지 여섯 분야의 무형문화재를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모필장, 벼루장, 장도장, 옹기장, 일산동 당제, 울산 쇠부리 소리가 그것인데요. 사실 울산에 모필, 벼루, 장도(粧刀)를 오랫동안 만들어 온 문화재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한평생 울산에 거주하면서도 이런 중요 유산에 대해서는 무지했구나 싶어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통공예분야의 무형문화재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손으로 만들어진 물건을 일컫습니다.

 

현재 모필장, 장도장, 벼루장, 옹기장, 총 4가지의 전통공예분야 무형문화재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이어온 전통기술을 다음 세대에 전승시키며, 동시에 현대에 맞게 발전시키고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먼저, 모필(毛筆)은 '붓'을 말합니다. 모필장은 붓을 만드는 사람과 그 기술을 지칭합니다. 울산의 무형문화재 모필장 김종춘 장인은 밀양에서 김형찬 스승으로부터 모필 제작에 입문했고, 그 이후 전국의 여러 장인들에게 모필 제작을 전수받았다고 합니다. 1995년부터 울산에 정착하여 전통적인 모필을 비롯하여 대형 붓 등을 제작했고, 울산에서 제작한 붓이니만큼 울산의 상징인 태화강 의미를 담아 태화 붓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장도(粧刀)는 칼집이 있는 작은 칼을 말합니다. 조선 말기에 울산의 병영이 폐지되고 군사적 역할이 축소되면서 군수품을 제작하던 장인들은 담뱃대와 장도 같은 물품을 제작함으로써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오래전까지만 해도 수십 명의 장인이 활동했었다지만, 현재는 장추남 장인과 임동훈 전수교육조교만이 병영 장도의 역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울산 무형문화재 장도장으로서 첫 무형문화재 인정을 받은 인물은 故 임원중 장인입니다. 활동 당시 담뱃대, 자물쇠, 장도 등의 금속 제작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장도장 2대 보유자가 바로 장추남 장인이며, 현재까지 약 70여 년간 장도 제작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벼루장은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리라 짐작됩니다. 평평한 바닥에 물을 부어 먹을 갈아 붓으로 찍어 쓸 수 있도록 만든 필기구이며, 우리나라의 벼루는 '해동연(海東硯)'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울산의 무형문화재 벼루장은 유길훈 장인이 있습니다. 진천에서 김인수 장인으로부터 벼루 제작 기술을 배웠으며, 중국에 못지않은 최우수 품질의 벼루를 만들겠다는 결심에 따라 전국의 다양한 돌감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유길훈 장인이 최종 선택한 벼룻돌은 반구대 암각화가 위치한 대곡천에서 발견된 '언양록석(彦陽綠石)' 입니다. 이후 울산에 정착하여 전통 벼루를 꾸준히 탐구하고, 다양한 문양과 형태를 새롭게 창안하여 매번 새로운 벼루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전통공예부문 무형문화재는 울주군의 대표 산물이기도 한 옹기(甕器)입니다.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 옹기축제, 옹기종기 시장 등 옹기를 활용한 상품과 전통체험활동 등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옹기는 갈색 유약을 발라 구운 도기 항아리인데, 흔히 우리가 고추장이나 된장 같은 장류를 저장하던 '장독'을 지칭합니다. 울산의 옹기장은 울주군 외고산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문화를 보존하고자 옹기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전통옹기의 보존과 육성을 위해 다수의 옹기장들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전시 파트는 많은 주민들이 함께 지켜온 예능분야의 무형문화재입니다. 울산에는 현재 일산동 당제와 울산 쇠부리 소리가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에 의해 전승되어오는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당제(堂祭)는 울산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서 마을의 안녕과 평화,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행하는 마을 단위의 제사 의식입니다. 울산의 여러 마을에서 각기 특성에 맞게 당제가 진행되어 왔으며, 그중 특히 일산동 당제는 2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대규모 당제로써 지속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당제는 종교적 의미도 있지만, 마을 사람들 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축제의 기능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기원하고, 풍악을 울리고, 춤을 추는 등 다양한 행사가 곁들여집니다. 일산동 당제는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인 김영희 무녀 집단과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무형문화재는 울산 북구 달천 지역에서 시작된 쇠부리 소리입니다. 울산 북구에서 추진하는 쇠부리축제는 주요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큰 규모로 운영됩니다.

 

고대부터 철의 생산지로 이름이 높았던 울산 달천은 철을 채취하고 가공하는 '쇠부리' 문화가 특히 발달했습니다. 그중 쇠부리 소리는 고된 철 가공 과정 중 힘을 돋우기 위해 불렀던 노동요입니다. 노랫말 속엔 풍부한 철의 생산을 염원하는 마음과 힘을 북돋는 응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쇠부리 소리는 전국 유일의 제철(製鐵) 노동요이고, 울산 철 문화의 정신적 근간을 잘 보여주고 있어 보존 및 전승 가치를 인정받아 울산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실제로 박물관에 방문하는 경우, 이 쇠부리 소리를 헤드폰으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섯 가지 울산 무형문화재에 대해 장인정신을 되새기고, 배우며, 가치를 공유하는 의미에서 본 전시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지금은 부득이 랜선으로 감상할 수밖에 없지만, 울산박물관 휴관이 종료되면 꼭 내방하여 더욱 자세한 울산 무형문화재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랜선 개막된 특별기획전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