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 붉은 꽃무릇으로 화려해진 대왕암공원
누리 GO/블로그기자2020. 9. 23. 09:11

가을의 기운이 아침, 저녁으로 찾아드는 이맘때는 밖으로 나가 활동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쨍쨍한 낮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이 좋은데요. 꽃 구경은 북적이는 인파가 몰려드는 시간을 피하면 더 한가롭게 즐길 수 있답니다.

 

 

꽃무릇은 매우 화려한 붉은색 꽃입니다. 보통 군락을 이루어 피고 숲 속 그늘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꽃무릇은 송림과 어우러져 피거나, 사찰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꽃과 잎이 함께 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상사화와 혼동하기 쉬운데요. 둘은 잎과 꽃이 나는 순서가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켜볼 수도 없으니 이런 특징으로 구분하기는 힘들지 싶고 편하게 구분하는 방법이 꽃 모양과 색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상사화는 연분홍, 연노랑 등의 색이 있는 반면 꽃무릇은 대부분 붉은색입니다. 간혹 흰 꽃무릇이 보이기도 하지만 붉은색의 매혹적인 꽃이 흔하답니다.  

 

 

맥문동이 진 자리에는 벌써 진한 초록색 잎이 자라 송림의 푸름을 한창 더해주고 있는데요. 상사화가 진 10월 이후 꽃무릇의 잎까지 나오면 울산 대왕암의 송림은 한겨울에도 싱그러운 초록으로 멋진 풍경을 만들어 줄 테지요.

 

 

울산 대왕암공원의 꽃무릇은 2013년부터 가꾸기 시작했으며 9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약 1개월가량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방문한 날(9월 19일)은 30-40% 정도 꽃이 피어서 붉은 카펫을 펼쳐 놓은 듯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개화한 꽃보다는 봉오리 맺힌 꽃이 더 많았습니다.

 

 

해 뜰 무렵이어서 붉은 꽃에 일출 빛이 더해져 오묘한 색으로 느껴졌는데요. 좋은 기운을 듬뿍 받은 듯 몸과 마음 모두 맑아지는 듯했습니다. 송림 사이로 길이 만들어져 있어 오가며 꽃 보기 좋고 몇 번이고 돌다 보니 꽃과 함께 하는 아침운동이 되었습니다.

 

 

길은 포장 없는 흙길이고 우거진 소나무 가지 너머로 바다의 향도 밀려옵니다. 햇빛은 풍성하고 바람은 적당하며 길은 푹신합니다. 조금 더 따뜻한 낮에는 길 곳곳에 있는 벤치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짧은 가을을 느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꽃무릇 군락지가 여러 곳 있습니다. 절을 주변에 두고 있거나 산비탈에 자생하는 군락지도 있습니다. 가을꽃은 서리를 맞아 더 아름다운데요. 이른 아침에 찾아가도 바다에서 뜬 해가 산을 넘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둘을 함께 보는 시간이 짧습니다. 대왕암에서는 바다에서 바로 뜬 해가 비추다 보니 꽃과 만나는 장면 하나하나가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새벽 운동을 나온 주민들이 가득해 아름다운 풍경은 일상의 한 순간처럼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간절곶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제일 일찍 해 뜨는 곳 대왕암에서 화려한 가을꽃과 함께 하는 가을, 추억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